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출하고 식물을 지키는 등 생물다양성과 환경을 보전해 지구를 지키려는 작은 승전보들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AFP 통신은 71마리의 청거북을 구출한 소식을 전했다. 발리 섬의 휴일 창고를 급습한 인도네시아 경찰은 물갈퀴가 밧줄로 묶인 채 살아있는 청거북을 발견했다. 경찰 측은 55살 창고 주인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증거 포착을 위해 기다려왔다. 결국 체포된 범인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구출된 청거북은 대부분 10살 이상이었으며, 구조 즉시 바다로 돌려보내졌다. 지역 음식시장에 내다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관은 설명했다. 용의자는 청거북을 개당 70만 루피(약 77달러)에 팔아넘길 계획이었다고 자백했다. 시장에서는 2~4백만 루피에 거래되기도 한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에 따르면, 매년 10만여 마리의 청거북이 인도와 오스트레일리아 다도해에서 고기를 얻기 위해 죽임을 당한다. 발리인들에게 거북 고기는 전통적인 식단이지만, 1970년대 이래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었다.
손톱 크기 수련 '서멀 릴리' 재생육 성공같은 날 영국의 BBC가 보도한 미니 수련의 구조 소식도 있다. 영국 왕립 식물원의 과학자 카를로스 막달레나(Carlos Magdalena)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수련을 멸종 위기에서 보존해냈다는 것이다. 막달레나는 고향인 르완다로 수련을 다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 구조된 서멀 릴리(thermal lily)는 1센티미터 너비의 하얀색 꽃으로, 크기가 손톱만하고 중앙 부분이 노란색을 띤다. 2년 전 과잉남획으로 원래의 야생 서식지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다행히도 막달레나가 씨앗을 보존했고 런던 교외의 큐 왕립 식물원에서 자라날 수 있었다.
수련을 다시 꽃피우기 위한 이상적 조건을 찾는 데에도 여러 달이 걸렸다. 막달레나는 "드디어 수련을 자라나게 해서 대단히 안도하고 행복"하다며, "이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식물원 소속 원예가 제임스 비티(James Beattie)는 "이전에는 종의 보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간의 활동 때문에 중요 식물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에도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면 식물의 생태를 되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위험에 처한 식물을 멸종 위기에서 구해내고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릴 'UN 생물다양성 협약'에서 새로운 목표가 설정된다 해도 올해 안에 달성하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BBC는 전했다.
페이스북 환경 캠페인에 두 손 든 네슬레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 제조업체인 네슬레(Nestlé)가 친환경 재배로 기른 야자유를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소식도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 지는 "네슬레가 초콜렛 제조에 필요한 식물성 유지를 얻으려 열대우림을 베어내는 회사와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는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캠페인을 전개한 결과다. 유튜브를 이용한 캠페인이 법적 소송 위협에 따라 일시적으로 중단되도 했지만, 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린피스가 제작한 킷캣(Kit Kat) 초콜릿 패러디 동영상을 보았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 수천 헥타르가 야자유 플랜테이션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조상 대대로 땅을 지켜온 원주민들이 쫓겨나기에 이르고 기후변화까지 유발한다. 수마르타 호랑이, 표범, 천산갑 등 희귀 동물뿐만 아니라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에 살고 있는 오랑우탄도 피해를 입고 있다.
야자유를 소비하는 영국 업체로는 네슬레와 막스앤스펜서 등이 있다. 지속되는 항의 속에 네슬레는 공식 입장을 표했고, 그린피스는 '긍정적 단계'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포레스트 트러스트(Forest Trust)에 의해 공급망을 검사받게 된다. 또한 올해 안에 야자유 중 18퍼센트를 '지속가능한 생산공정'을 통해 얻을 예정이며, 이 비율을 2011년까지 50퍼센트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 홍주선 객원기자
- js_alissa@naver.com
- 저작권자 2010-05-24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