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이상저온 현상이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이상저온 현상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4월말에 체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정도로 심한 추위가 닥친 것은 얼핏 지구 온난화가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구 온난화의 의미를 착각한 데서 빚어진 오해라는 지적이다. 지구 온난화는 언제 어디서나 균일하게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이 아니며, 대체로 매우 더운 날씨가 올 가능성이 커지지만 일시적으로 극심한 한파가 몰아닥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즉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면서 눈, 비, 바람 등 기상 현상과 대기 이동의 근본 원인이 되는 열에너지의 총량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기상현상의 진폭도 커지면서 `극한 기상(extreme weather)'이 나타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한파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륙에서 우리나라 5㎞ 상공으로 유입된 영하 30도의 매우 차가운 기류인데, 이렇게 차가운 공기가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지난 겨울 우리나라에 한파를 몰고 왔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예년 이맘때와 달리 세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처럼 시베리아 고기압이 여전히 강한 것은 지난 겨울 극심했던 북극진동(북반구에 존재하는 추운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원인이다.
지난 겨울 북극의 더운 공기에 밀려난 한기가 북반구로 대거 내려오면서 극심한 한파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유럽, 북미 등을 강타했고, 이로 인해 시베리아는 아직까지 눈도 녹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이번 한파의 원인을 추적하면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에 맞닿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차원에서 지구 온난화와 함께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실증적 연구도 많이 있다.
정준석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29일 "지구 온난화는 평균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분자들의 평균 운동에너지가 높다는 뜻"이라며 "지구 전체로 보면 기상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의 총량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상 현상의 진폭이 커진다는 의미에서 이번 봄 추위와 같은 이상 기상이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며 "다만, 왜 하필 이 때 여기가 이렇게 추웠느냐 하는 문제를 지구 온난화와 직접 연결해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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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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