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의 피오르(fjord: 빙식곡으로 이루어진 해안 협만)에 아열대 해류가 흐르면서 얼음이 녹는 속도를 재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과학자들은 지난 2008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그린란드 동부 최대의 피오르인 세르밀릭 피오르에서 선박과 정박장치를 이용해 해양 자료를 수집한 결과 협만 깊은 안쪽에서 섭씨 4도나 되는 아열대 해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길이 약 100㎞인 세르밀릭 피오르는 헬하임 빙하와 이르밍거해를 연결하는 협만으로 지난 2003년 한해에만도 빙하가 몇 킬로미터나 줄어들고 유속은 두 배로 빨라지는 현상을 보인 곳이다.
연구진은 위성과 연결된 온도계 및 심도계를 부착한 두건바다표범 19마리를 이용해 수온 자료를 수집했으며 그 결과 빙상 위에 1년 내내 아열대 해류가 흐르며 7월부터 12월 사이에 수온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처럼 따뜻한 물이 그린란드의 피오르에 흐른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면서 "아열대 해류는 매우 빠른 속도로 피오르를 통과하면서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빙하 끝 부분을 빠른 속도로 녹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만한 면적을 덮고 있는 두께 약 3㎞의 그린란드 빙상은 지난 10년 동안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그 결과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비율이 2배로 늘었고 그린란드 주변에서 바다로 흘러 나가는 빙하들의 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빙상이 녹는 현상이 온난화의 결과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해류가 빙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최근 빙상이 녹는 속도가 빨라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북대서양 해류순환에 일어난 변화로 추측되는데 이런 변화로 인해 아열대 해수가 대규모로 고위도대에 운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대서양에서 일어난 대규모 해류순환의 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빙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사이에 일어나는 매우 급속한 열전달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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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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