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29∼30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큰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으나 실제로는 대부분 지역에서 약한 눈발이나 진눈깨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영서 등에 3∼10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새벽까지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만 1∼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인천 등의 경우 1cm도 쌓이지 않았다.
이처럼 예보가 빗나간 이유는 우리나라 주변 공기의 움직임이 기상청의 예상과 달리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대개 눈은 상층의 찬 공기와 하층의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만들어진다. 상하층의 온도차가 클수록, 충돌이 강하게 일어날수록 눈이 많이 내리게 된다.
당초 29~30일 북서쪽에서 다가오던 찬 공기와 남서쪽에서 유입되던 따뜻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해 큰 눈구름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두 공기의 접근에 시차가 빚어져 눈구름이 약해졌다는 것이 기상청의 해명이다.
우리나라 서쪽의 5km 가량 상공에는 지난 28∼29일 중부지방에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를 가져온 약 영하 30도의 찬 공기가 머무르고 있었고, 하층 약 0.7km에서는 0도 내외의 상대적으로 매우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되고 있었다.
그런데 기상청이 당초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던 29일 오후부터 30일 새벽까지 하층의 남서풍은 강하게 발달했으나 상층의 한기는 오히려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북부에서 찬 공기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륙 고기압의 이동이 느려지면서 눈구름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동해에서 남부로 이어진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저기압이 서해 북부 해상에서 매우 느리게 남하해 예상보다 약간 북쪽으로 치우쳐 지나간 것도 예보가 빗나간 한 원인으로 기상청은 꼽고 있다.
실제 기온이 내려갔던 경기 북부나 강원도의 일부 지방에 많게는 5cm 가까이 눈이 내렸다.
반면 서울, 인천 등 대도시는 도시효과로 밤중 기온이 영상을 기록하면서 눈이 거의 쌓이지 않았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서울의 날씨에 관해 예보가 과녁을 크게 벗어남에 따라 기상청의 예보 능력이 또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임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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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2-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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