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500년 전 지구 대기권에 이산화탄소(CO2)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과 관련, 인간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은 고대의 농부들이 원시 농경지를 개간하면서 온실가스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독일과 스위스 과학자들은 최근 연구를 토대로 "인간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24일 전했다.
베른 소재 외슈거 기후변화연구소와 독일 브레머하펜 소재 극지연구소는 빙하기가 끝난 후 지구 생물권의 급속한 확장과 바다에서 방출되는 CO2의 대기권 유입 증가라는 자연적인 과정의 결과로 온실가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기후학자인 토마스 스토커 박사는 CO2 방출량 증가에 인류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수천년 후 화석연료의 소비가 크게 늘어난 산업화 시대부터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남극대륙의 여러 지점에서 채취한 199개의 얼음 시료를 분석하고, 수백 페이지 분량의 컴퓨터 자료를 검토한 결과, 최초로 고대 얼음 속에 보존돼 있는 탄소 동위원소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해내는 데 성공했고, 1만1천년 전까지의 CO2 생성에 관한 기록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만약 농사와 농지확보를 위한 개간이 CO2 증가의 원인이었다면, 고대의 얼음 속에 갇혀있 던 기포에 식물이 선호하는 탄소가 더 많이 들어 있어야 하지만, 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방출이 급증한 원인은 인간이 아니라 바다라고 결론지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새로운 산호들이 성장하고, 그렇게 형성된 산호초가 바다의 화학구조를 변화시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스토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수천년 전의 CO2 증가에는 인간의 책임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현재 훨씬 빠르고 거대한 규모로 진행되는 CO2 증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 (제네바=연합뉴스 제공) 맹찬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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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9-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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