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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나무 화력발전소 세운다 미 조지아주, 최대 12만 가구 공급 가능 전력 생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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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리에타 시 북쪽 Allgood Road에 위치한 QT(Quick Trip)주유소. 오전임에도 불구, 휘발유를 넣기 위한 차들이 줄을 잇고 있다. 주유하기 위해 1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다. 줄 서기에 익숙한 미국인들이지만 새치기를 하려는 얌체족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띈다.

“휘발유값이 평균 1갤론당 50센트 이상 올랐지만 주유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셀리 씨(49)는 “어디 가나 휘발유 얘기 뿐이다”며, “오후가 되면 문닫은 주유소가 많아 주유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때문에 주말에 여행갈 계획마저 취소했단다. 이처럼 미국 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유가 때문에 운전자뿐만 아니라 주유소들 마저 한숨을 짓고 있다.

미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크’가 지나간 지 이미 1주가 더 지났건만 휘발유 부족 현상은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휘발유 재고 부족 현상은 1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사무엘 보드먼 미 연방정부 에너지부 장관이 밝혔지만, 자동차가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현지인들은 하루가 여삼추다.

보드먼 장관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의 여러 정련소들이 이번 주 중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현지인은 별로 없다.

주유소들도 할 말이 많다. 애틀란타 미드타운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는 재미동포 박모씨는 “손님들이 휘발유값이 높다고 항의하지만 우리도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공급업체에서 주유소에 평소보다 높은 가격으로 휘발유를 공급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나마 공급량이 충분치 않아 판매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휘발유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주유소들은 비닐봉지로 주유펌프를 감싸 놓았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경우 주유소 70%가 문을 닫았다. 허리케인 아이크로 피해를 입은 텍사스 정유시설의 복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말 현재 정유시설의 10%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으며, 파괴된 9개 정유시설이 복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하루 230만 배럴 정도의 휘발유가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휘발유

이처럼 휘발유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에너지의 절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도 최근 유가파동을 계기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그 동안 건설이 중단됐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다시 속개됐다. 미 연방정부는 최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30기 이상의 원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979년 드리마일(TMI : Tree Mile Island) 원전사고로 신규 건설을 중단했던 미 연방 정부는 최근 에너지 안보 강화와 비용별 공급의 신뢰성 등 다양한 경쟁력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 전력데이터연구소(Utility Data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원자력발전 전력 생산비는 석탄 발전보다 낮으며, 가스발전의 약 1/3 수준이다. 우라늄 연료의 가격은 가스 가격보다 현저히 낮다.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수입해 중동산 석유보다 불안한 가격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기후에 크게 의존하는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소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원전 건설비는 여전히 높다. 특히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RC)는 최근 원전에 대한 인허가 과정을 개편해 인허가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원전산업계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1970년대 원전 건설과는 달리 현재 건설예정지는 이미 기반시설이 모두 구비되고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은 곳이어서 정치적,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건설지연 가능성이 낮다. 미 연방정부도 최초의 신규 원전에 대해 세금감면, 대출보증, 공기지연 등에 따른 손실 소방 지원책을 마련해 전력회사가 쉽게 원전건설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990년대 청정대기법이 제정된 이후 가스 발전은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좋아져 석탄발전보다 매력적인 발전원이 됐다. 반면 가스발전보다 3배나 비싼 건설비와 기간이 4~6배 정도 길어 원전은 경쟁력을 잃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가스가격이 급상승하고 불안정하게 되자 원전의 경쟁력이 살아나게 됐다. 가스가격이 5달러/백만 BTU 이상 유지될 경우 원자력이 가스보다 경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대체에너지개발을 위한 노력

주정부 차원에서도 대체에너지개발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조지아주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나무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나무 발전소 두 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주는 나무 발전소 분야에서 미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협동조합 전력공급 회사 가운데 하나인 오글레소프 전력사는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나무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새로운 발전소 건립으로 10만 가구에서 최대 12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글레소프 전력사는 새로운 나무 발전소를 위한 부지로 5곳의 후보지를 선정해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조지아 중부와 남부 소재 나무 농장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퍼듀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청정 재생 에너지 제공 방법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선구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글레소프 측도 나무 구입비용은 전력 산업의 주요 연료인 석탄과 원자력 가격에 필적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각 나무 발전소는 4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나무와 목재 쓰레기를 구입하는데 연간 3천만 달러의 비용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파워를 비롯한 다른 5곳의 에너지 회사들도 조지아주에 6개의 나무 발전소 설립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조지아주는 이와 함께 에탄올 회사 두 곳이 미국에서 최초로 나무를 자동차 연료로 바꿀 수 있는 공장을 세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청정 에너지 사용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나무 발전소의 명암

나무 발전소들이 이곳에 많이 세워지는 이유는 성장속도가 빠른 나무들이 약 2천4백만 에이커에 펼쳐져 있어 주 면적의 2/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매스 가스&전기사의 글렌 패리스 사장 겸 CEO는 “조지아는 바이오매스의 사우디 아라비아가 되고 있다”며 식물체를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매스 가스사는 애틀란타 북쪽에 위치한 포사이스 카운티에 나무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나무 농장주들도 나무 발전소 확장계획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나무 농장주, 벌목꾼, 산림 제품 회사를 대표하는 조지아 산림협회는 “지금 산림 지역을 소유하고 있다면 너무 흥분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나무 발전소에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나무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석탄 화력발전소보다는 깨끗하지만 천연가스 발전소보다는 환경을 더 오염시킨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공해문제는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탄소 배출물이다. 따라서 환경론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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