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가 국제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4일자 영국 일간 가디언에 공개된 비밀 보고서에서 바이오연료가 국제 식량 가격을 75% 끌어올렸다고 추산했다.
이 같은 의견은 콩, 옥수수 등 작물을 통해 얻는 바이오연료가 식량가 인상에 3%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정부의 의견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바이오연료 생산에 눈을 돌리는 미국과 유럽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이 보고서가 지난 3월 완성됐지만,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발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곧 바이오연료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서도 바이오연료가 식량 가격의 기록적인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식량 가격 인상의 원인을 인도, 중국 같은 신흥경제국의 식량 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세계은행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에서 소득 급증은 세계 곡물 소비량을 크게 늘리지 않았고, 식량가 인상의 주요한 원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호주의 계속적인 가뭄도 식량 가격 인상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바이오연료의 생산은 ▲ 식량용으로 사용될 작물을 연료용으로 전환시키고 ▲ 농부들이 곡물용 농지를 연료용 토지로 떼어놓게 해 곡물생산량을 감소시키며 ▲ 곡물에 대한 투기를 불러오고 곡물 가격을 인상시킴으로써 식량 시장을 교란시켰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영국 정부 수석 과학보좌관을 지낸 데이비드 킹은 "바이오연료를 지지함으로써 우리는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대신 높은 식량가격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식량 가격 급등은 세계적으로 1억명의 인구를 빈곤선 아래로 떨어뜨린 것으로 추산되며, 방글라데시부터 이집트까지 여러 나라에서 식량 폭동을 유발했다.
- (런던=연합뉴스 제공) 김진형 특파원
- 저작권자 2008-07-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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