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이 돼버린 중국에만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이 각종 전자제품에서부터 장난감, 철강재 등 수 많은 제품을 생산해 세계 각국에 공급하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만 물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논쟁의 핵심은 제품을 생산하느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곳은 중국이지만 정작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상당 수 수입해 사용하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 선진국이기 때문에 이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유발된 온실가스에 대한 책임을 소비국들도 어느 정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즉 생산과정에서 이미 온실가스가 내재된 제품이 교역을 통해 세계 곳곳에 수출되는 상황에서 배출에 관한 책임을 소비를 기준으로도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교토의정서 체제 아래서는 각국이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하느냐 하는 것만 문제가 되고 있어 오염물질 배출 산업을 개발도상국 등으로 이전하거나 하는 방법 등으로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만 줄이면 된다.
이러다 보니 선진국들은 오염물질을 유발하는 제품을 수입해 사용함으로써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줄일 수 있지만 개도국 등 어디에선가는 이를 생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지역이 옮겨지기만 할 뿐 지구 전체적으로 보면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나는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영국의 틴달 기후변화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23%는 중국에서 세계로 수출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4년을 기준으로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0%에 해당하는 18억톤의 이산화탄소가 생산과정에 내재된 제품을 수입해 그 규모가 1997년에 비해 배로 증가했다.
런던의 환경보호단체인 신경제재단(NEF)의 앤드루 심즈 정책국장은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면서 모든 사람들이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온실가스에 대한 실제 책임은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의 최종 소비자들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경제전문가는 세계의 공장으로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다른 국가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도 있다.
하버드대의 로버트 스타빈스 교수는 중국이 세계의 수출공장이 되고자 하면서 자신들의 수출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은 만약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중국에서 제품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국제사회가 어떤 대응을 하건 결국 소비자들이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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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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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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