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열대림에서 발생하는 산불과 이로 인한 연무(煙霧)가 오랑우탄의 멸종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보르네오 오랑우탄 보호 기구'(BOSF)는 13일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의 오랑우탄 서식지가 불법 벌목과 산불로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들이 병들어 죽거나, 서식지를 벗어나 민가로 내려왔다가 타살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3개월 사이 1천 마리가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OSF의 윌리 스미츠 회장은 "올해 발생한 산불로 인해 오랑우탄 새끼 3마리 가운데 겨우 1마리만이 살아남았다"며 "매년 되풀이 되는 산불을 앞으로 2~3년 안에 막지 못한다면 오랑우탄은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보르네오 탄중 푸팅 자연공원의 사우트 마날루 관리소 소장은 "오랑우탄 서식지 파괴를 막기 위해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거의 통제 불능상태"라며 "최악의 경우 오랑우탄을 다른 곳으로 대피시켜야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오랑우탄 최대 서식지인 이곳 자연공원에는 오랑우탄 6천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미츠 회장은 2002년 현재 보르네오 섬에는 5만6천 마리, 수마트라 섬에는 7천 마리의 오랑우탄이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오랑우탄은 아시아 대륙에 서식하는 유일한 유인원으로 서식지에 따라 수마트라 오랑우탄(폰고 아벨리)과 보르네오 오랑우탄(폰고 피그매이우스)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인도네시아는 경작지를 일구기 위해 열대림에 일부러 산불을 놓는 경우가 많아 대형 산불이 해마다 되풀이 돼 주민들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고 시계가 나빠 공항이 폐쇄되는 등 연무 피해가 늘고 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저작권자 2006-1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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