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열대림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산불 등으로 인한 습지 파괴가 지구의 기후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국제적인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비정부 환경단체인 '국제습지'(WI)는 6일 동남아시아에서 산불과 벌목 등으로 토탄(土炭) 층이 파괴되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배출돼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하고 결국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WI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습지보전단체로 이날부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기후변화 방지 유엔 회의를 주최하고 있다.
WI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목재, 종이 펄프, 야자유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로 매년 20억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배출되고 있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말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국제문제 연구소'(SIIA) 주최로 열린 환경 세미나에서도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 회원과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토탄지대의 산불로 인해 다량의 탄소가 연무(煙霧)와 함께 방출되면서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다니얼 무르디야르소 인도네시아 '국제산림연구센터'(CIFOR) 연구원은 "동남아시아는 열대 이탄지대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지역 산불이 온실가스 배출과 연무 확산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나 초칼링함 CIFOR의 또다른 연구원은 "지구상의 21%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늪지대의 탄소는 앞으로 40년 안에 온실가스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몬 테이 SIIA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산불은,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인도네시아 정부를 도와주어야 할 국제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하는 연무는 해마다 인접한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도 큰 골칫거리로 등장, 지난 1997-1998년의 경우 항공 결항 등으로 주변국가에 90억 달러의 손실을 끼쳤었다. 전문가들은 당시 7억7천만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도 수마트라와 서부 칼리만탄주(州)에서 발생한 산불이 수개월간 계속되면서 연무현상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항공기의 이착륙을 지연시키는 등 큰 피해를 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저작권자 2006-1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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