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der {padding-left: 10;padding-top: 5;padding-bottom: 5; padding-right: 10; font-size:10pt;line-height:14pt; font-color:666666}
|

때문에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전수거물을 처리하기 위한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방폐장 건설부지 선정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도 주민들의 찬반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를 비롯한 의학 분야의 치료나 원자력 발전 등 방사능의 활용도는 높은데 방폐장 건설은 차질을 빚다보니 폐기물의 양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꾸준히 있어 왔다.
방사성폐기물은 핵연료 사용 뒤 생성되는 물질인 고준위폐기물과, 발전소나 병원의 방사능 관리 구역에서 사용됐던 작업복·장갑·폐자재 등을 포함하는 중·저준위폐기물로 나뉜다. 고준위 폐기물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95% 재활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중·저준위폐기물. 시멘트로 밀봉해 철제 드럼에 넣어 처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수천 개의 드럼이 배출된다.
이산화탄소 이용, 방사성 오염물질 제염 기술 개발
이런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환경친화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경희대학교 청정제염 연구실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방사능이나 기타 오염 물질로 더렵혀진 의복·금속류를 세척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청정제염 연구실은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돼 2001년부터 국가 지원을 꾸준히 받아왔다. 국가지정연구실사업은 정부가 세계수준의 기반기술 R&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연구실을 선정해 최장 5년간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정원자력을 위한 신용매 세척기술’로 명명된 청정제염 연구실의 성과는 지난 주 서울 삼성동 한국무역센터(COEX)에서 열린 ‘2006 국가지정연구실 연구 성과 전시회’에서 발표됐으며 현재 8개의 관련기술을 특허출원 중이다.
연구실을 지도하는 박광헌 교수는 침투력이 우수한 이산화탄소의 특성에 착안, 이를 원자력 분야에 응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는 상온에서 압력을 가하면 액체 상태가 되고, 여기에 가열을 하면 초임계상태가 된다. 초임계상태는 액체도 기체도 아닌 상태로, 분자의 밀도는 액체의 특징을 갖지만 점성도는 낮아 기체의 성질을 갖는다.
초임계상태의 이산화탄소는 침투력이 우수해 복잡한 부품이나 기계 내부를 세척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의복이나 금속에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오염물질을 빼낸 뒤, 압력을 낮추면 이산화탄소는 기화돼 날아가고 오염물질만 남는다. 박 교수는 “일반 물로 세척할 경우, 오염된 물은 또 하나의 폐기물이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2차 폐기물(오염된 물)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방사성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본 원리는 명료하지만 실제 방사성 오염물에 적용시키는 데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유는 방사성 오염물에는 금속류가 많기 때문. 박 교수는 “금속 이온과 산화물 형태는 이산화탄소에 녹지 않는다”며 금속에 녹아든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를 연결시켜주는 계면활성제를 개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화학과 교수님들과 함께 40~50회의 실험 끝에 1개의 계면활성제를 만들었을 때 가장 기뻤다”고 회상했다.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 경제성과 세척력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이 제염 기술이 실용화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박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초임계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100~200기압을 가해야 하는데 고압 장비의 값이 비싸다”며 경제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한 기존 기술에 비해 세척력이 떨어지는 것도 연구팀이 개발한 제염 기술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박 교수는 환경과 관련한 규제가 늘어나면서 이 기술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세탁 공장을 그 예로 들었다. 미국에서 기존에 드라이크리닝을 위해 사용하던 용매는 퍼크(Perc)라는 환경오염물질이었으나 환경법이 강화되면서 이산화탄소를 용매로 사용하는 세탁기가 발명됐다. 박 교수는 “현재 이산화탄소 세탁기 활용도가 5% 미만에 그치고 있지만 환경 규제가 많아지면 점차 그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가 방사능폐기물처리장을 건설할 때 비용이 많이 드는 ‘동굴 방식’을 택한다”며, “매립 비용이 높기 때문에 처분량을 줄이려 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굴 방식’은 말 그대로 땅 속에 동굴을 파 폐기물을 매립해 밀봉하는 형식을 말한다. 폐기물의 처분량을 줄이기 위해선 이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경제성을 맞추기 위해 원자력 분야뿐 아니라 다공성 재료, 오염기름 세정 등 다양한 분야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시키고 있다. 지난 주 성과 전시회에서 폐유를 정제시켜 재활용이 가능해진 기름을 보여줘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연구실은 앞으로도 제염 기술을 실용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박광헌 교수는 아직 미진하다고 여겨지는 기술을 보완해 나가는 것은 물론, 초임계 상태와 관련한 많은 기술들을 새롭게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영락 인턴기자
- poineta@hotmail.com
- 저작권자 2006-07-19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