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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2003-10-11

지구온도 0.6도 상승... 사람들 탓일까 김경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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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명강의⑩ 매년 한 해의 인물을 선정하는 타임지가 1988년 예외적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를 선정했다. 이는 당시 매스컴을 통해 지구가 더워지는 문제 등이 떠들썩하게 다뤄졌기 때문이다.

세계는 1880년부터 체계적 기상관측을 시작하면서 지구의 실온을 관측해 왔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평균온도가 급상승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에 세계는 범정부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대응하고자 국제협의체인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협의체’(IPCC)를 1988년 출범시켰다. IPCC는 지난 2001년 '120년 동안 지구의 평균온도가 0.6도가 상승했다는 중대발표를 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0.6도가 사람의 활동에 의해 더워진 것인가. 과학자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상당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Quite Possibly Yes)란 답을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주범 '탄산가스 측정'에 몸바친 킬링 박사

미국 과학자 킬링(Keeling)은 1957년 미국 칼텍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뒤 하와이 마우나 로아(Mauna Loa)에 실험실을 세우고 대기 중 탄산가스 농도를 실측하기 시작했다. 탄산가스는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주요 대기인자였기 때문이다.

킬링박사는 바로 탄산가스 농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정비례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고 이 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한 곡선을 '킬링곡선'이라 명하게 됐다. 1984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미 캘리포니아 대학을 방문해서 10분간 5가지 과학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을 때에도 킬링곡선이 포함돼 있었다.

그렇다면 탄산가스 농도가 올라가면 지구온도가 더워지는가. 지구는 '대기'라는 이불로 덮여 있다. 대기는 태양에서 전해오는 태양열을 잘 통과시켜 지구로 보내지만 지구에서 반사되어 나가는 열은 차단해서 지구 밖으로 잘 내보내지 않는다(이를 과학용어로 온실효과라 함). 만약 대기가 없다면 지구는 평균기온이 영하20도를 밑돌 것이다. 이처럼 대기가 지구를 따뜻하게 해주는 데, 그 대기의 주요 구성성분이 탄산가스, 수증기 등이다. 그래서 대기 중 탄산가스가 많아지면 그 만큼 지구가 더워지는 것이다.


3,700m시추공 뚫어 40만년 전 탄산가스농도 측정

한편 과학자들은 과연 과거 수십만 년 동안 탄산가스 농도가 현재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문제를 가장 잘 규명한 것이 남극에 세웠던 보스토크(Vostok) 기지에서 얻은 빙하 시추자료다. 오늘날은 여러 나라가 공동 운영하는 이 기지에서 약 3,700m 깊이의 얼음까지 시추공을 뚫어 지난 40만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대기 중 탄산가스 농도 변화를 추적할 수 있었다. 그들은 눈이 얼음으로 바뀔 때 당시 공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힌트로 삼아 얼음 시추를 하며 그 속 공기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40만년간 대기 중 탄산가스 농도 40%정도 증가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4번에 걸친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도 알아냈다. 빙하기 때 얼음은 빙하기가 지나면서 녹기 시작해 지표면을 변화시켰다. 그 증거 중 하나가 미국 콜로라도 주 북동부 지역의 볼더(Boulder) 지역의 집채만한 돌이다. 이 돌은 해당 지역의 돌과는 성분이 전혀 다른 것으로 인간의 힘으로 옮기기에는 너무나 큰 돌이다. 과학자들은 이 돌의 근원지를 조사한 결과 이 곳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알 게 됐다. 연구자들은 노아 홍수시대 돌이 떠내려 왔다 등 여러 가지 추측을 했으나 과거 빙하가 녹으면서 이 돌을 지금 위치까지 밀고 내려왔다는 결론을 얻게 냈다.


지구 온도 낮추려면 에너지 절약이 최선

과연 지구온도 상승의 주범인 탄산가스는 어디서 배출되는 것일까. 바로 석탄, 석유, 도시가스 등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을 통해 배출된다. 전 세계인구가 자동차 연료, 난방 등에 연간 63억 톤의 탄산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1인당 연간 1톤을 배출하는 셈이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구가 더워지면 재앙을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극심한 가뭄이나 폭우 등 이상기후가 더 자주 발생하며, 태풍 강도나 발생빈도가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염려하는 것이 바로 해수면 상승이다. IPCC는 지구가 지금 상태로 더워지면 빙하가 녹아 금세기 말경 현재보다 9cm 많게는 88cm까지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렇게 되면 미 플로리다 주를 포함 미국의 동부해안의 상당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세계의 해안지역의 상당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이런 예측으로 세계는 지금 탄산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992년 브라질 리우 회의에서 50개국은 탄산가스 배출을 저감하자는 협약에 조인한 후, 국가별 감축 의무량 틀이 제시됐으나 2001년 미국 탈퇴 등 국제협력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탄산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사람들 자신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지구를 보호하는 일은 바로 지구 구성원 개개인이 평소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구체적 실천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이것이 ‘지구호’를 지킬 유일한 대안일지 모른다.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3-10-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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