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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지옥 열파, 인간의 몸은 폭염에 적응할 수 있을까 전 세계가 폭염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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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폭염, 인간의 몸은 적응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는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극단적인 폭염과 마주하고 있다. 유럽 전역이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운 데 이어, 미국 전역에도 화씨 100도에서 115도(섭씨 37.8~46.1도)에 달하는 살인적인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매년 여름마다 찾아오는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아주 당연한 일상이 되었으며, 열대야와 폭염 일수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미래에는 더 강하고 더 빈번한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가운데, 과연 인간의 신체가 이 빠른 기후 변화 속도에 맞춰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과연 인간의 신체가 이 빠른 기후 변화 속도에 맞춰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Getty Images
과연 인간의 신체가 이 빠른 기후 변화 속도에 맞춰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Getty Images

 

폭염이 인간의 몸에 가하는 치명적 메커니즘

인간의 신체는 외부 온도가 겨우 섭씨 23도(화씨 73.4도)에만 도달해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비상 메커니즘을 가동한다. 혈관을 확장해 몸 밖으로 열을 방출하고, 땀을 흘려 기화열로 내부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러한 항상성 유지 작용은 인간이 일정 체온을 유지하며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기능이다.

폭염이 지속되어 이 조절 기능이 한계에 다다르거나 마비되면 신체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한다. ©Getty Images
폭염이 지속되어 이 조절 기능이 한계에 다다르거나 마비되면 신체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한다. ©Getty Images

그러나 폭염이 지속되어 이 조절 기능이 한계에 다다르거나 마비되면 신체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한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밤 기온마저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면 신체는 회복할 시간을 잃게 된다. 특히 체온이 상승하면 체내 대사 과정이 통제 불능 상태로 가속화되며, 면역계부터 신경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레벨의 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한다.

독일 헬름홀츠 뮌헨 환경의학연구소 소장이자 정부 자문위원인 클라우디아 트라이들-호프만(Claudia Traidl-Hoffmann) 박사는 "인체 심부 온도가 약 42도(화씨 107.6도)에 도달하면 심각한 세포 손상과 함께 다발성 장기 부전이 발생하며, 즉각적인 치료가 없을 경우 사망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더 심각한 점은 폭염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뿐만 아니라 폐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뜨거운 공기를 흡입하면 분자 수준에서 염증 반응이 촉진되어, 폐가 감염에 취약해지고 쉽게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가 된다.

 

'인간의 적응력'이라는 착각과 무너지는 한계선

일반적으로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나 젊고 건강한 이들은 폭염을 더 잘 견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열에 노출된 사람들은 일정 부분 신체적 적응 능력이 조금 더 발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속도가 인체의 진화적 적응 속도를 한참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라이들-호프만 박사는 저서 '미래의 의학 — 변하는 세계에서의 치유'를 통해 "환경 변화에 대한 인간 신체의 진화적 적응은 불과 몇 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라고 짚었다. 즉, 지금 인류가 마주한 기하급수적인 폭염 일수의 증가와 급격한 기후 변화 속도는 인간과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의학계에서는 인체의 적응 능력을 '항아리'에 비유하곤 한다. 젊고 건강한 성인은 항아리의 용량이 커서 폭염을 어느 정도 버텨내지만, 노인, 영유아, 임산부, 기저질환자, 혹은 야외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은 항아리가 훨씬 빨리 가득 차 넘쳐버린다. 체온 조절 능력이 저하된 고령층이나 만성 질환자들은 의학적 대처 능력이 상실되는 '비보상성(Decompensation)' 상태에 훨씬 쉽게 도달하게 되며, 이는 곧 가파른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

 

사계절 뚜렷했던 우리나라 역사 '아열대화' 폭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과거 온대 기후의 모범 사례로 꼽히던 대한민국 역시 폭염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한국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여름의 길이는 길어진 반면 겨울은 짧아졌으며,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극한 폭염이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폭염은 대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높은 습도가 특징이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인체의 자체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기온보다 훨씬 높게 올라가 온열질환 위험이 극대화된다.

한국의 기후 변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보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Getty Images
한국의 기후 변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보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Getty Images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통계를 보면, 매년 여름 수천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이 중 상당수는 건설 현장, 농경지 등에서 일하는 야외 근로자와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도심의 '열섬 현상'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낮 동안 머금은 열을 밤사이에 방출하면서 대도시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신체가 폭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한국의 기후 변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보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겨울부터 시작하는 폭염 대비, 기후 위기 시대의 생존법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눈앞의 생존 문제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인체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인적 의학 관리와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동시에 서둘러야 할 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은주가 치솟고 열차가 선로 변형으로 멈춰 서거나 도로가 갈라지는 등 눈앞에 위기가 닥쳐서야 폭염을 체감한다. 하지만, 환경의학 전문가들은 폭염에 대비하는 시기를 과감하게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트라이들-호프만 박사는 환자들에게 "이미 기온이 오르기 전인 1월부터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름철 폭염이 시작되면 일상적인 생활 습관의 관리도 엄격해져야 한다. ©Getty Images
여름철 폭염이 시작되면 일상적인 생활 습관의 관리도 엄격해져야 한다. ©Getty Images

특히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여 복용 중인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이뇨제나 혈압약 등 일부 약물은 체온 조절이나 수분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폭염은 체내 염증 반응을 악화시키므로 알레르기나 아토피성 피부염(습진)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 역시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안정적인 상태로 치료해 두어야 한다.

여름철 폭염이 시작되면 일상적인 생활 습관의 관리도 엄격해져야 한다. 물을 평소보다 더 자주, 충분히 마셔 혹시 모를 탈수를 예방하고,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가벼운 식단 위주로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과 흡연은 혈관과 수분 조절 능력을 교란하므로 폭염 시기에는 반드시 멀리해야 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7-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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