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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태양을 먹는 미생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주 탐사라는 영화 속 설정에 숨은 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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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소니 픽쳐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소니 픽쳐스

최근 개봉한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입소문을 타며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영화 <마션>의 원작자로 유명한 앤디 위어가 2021년 발표한 동명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마션>과 비슷하게 ‘우주에 홀로 살아남은 과학자’를 그리고 있지만, 이번 작품은 그 스케일을 훨씬 확장하여 인류 전체의 생존이 걸린 서사로 전개된다. 영화는 주인공 라이랜드 그레이스 박사가 기억을 잃은 채 우주선에서 깨어나고 점차 자신이 인류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시작한다. 제목인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 성공 확률이 매우 낮지만 역전을 노리고 던지는 마지막 패스를 의미한다. 즉, 영화 속 프로젝트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인 셈이다. 원작 소설은 오디오북 기준 12시간에 달할 만큼 방대한 과학적 설명을 담고 있지만 영화는 2시간 반 남짓의 러닝타임 내에서 핵심 줄거리에 집중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영화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감상 전에 알아 두면 유익할 과학적 배경지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태양을 먹는 미생물의 존재

영화 속에서 인류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태양이 어둡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태양은 영원하지 않다. 태양의 수명은 대략 100억 년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나이는 약 46억 년이다. 앞으로 약 50억 년 이상은 안정적으로 빛을 내겠지만 수소 연료가 고갈되면 적색거성으로 팽창하며 생을 마감하게 된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만년 전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는 영원에 가까운 시간이기에 우리가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가상의 미생물인 아스트로파지가 태양 빛을 30년 안에 10% 감소시켜 지구를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다.

태양은 앞으로 50억년 이상 안정적으로 빛을 발생시킨다. ⒸGetty Images
태양은 앞으로 50억년 이상 안정적으로 빛을 발생시킨다. ⒸGetty Images

영화에서 태양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 주범은 아스트로파지(Astrophage)라는 미생물이다. 아스트로파지라는 이름은 별을 뜻하는 그리스어 Astron과 먹는 자를 뜻하는 Phage의 합성어이다. 이 미생물은 태양 표면 근처에서 빛 에너지를 흡수하여 저장한 뒤, 이를 다시 방출하며 이동하고 번식한다. 아스트로파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정부는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던 그레이스 박사를 불러들인다. 그는 과거 ‘외계 생명체가 반드시 물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쓴 적이 있었다. 태양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아스트로파지가 지구 생명체처럼 물을 매개로 생명 활동을 하는 존재가 아닐 수도 있었고, 그레이스 박사라면 이 정체불명의 존재를 이해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작품 속에서는 당시 그의 주장이 동료 과학자들 비웃음을 샀다는 설정인데, 실제로 현대 천문학과 우주생물학에서도 외계 생명체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살피는 조건이 바로 물의 존재 여부이다. 물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활용하는 용매이자 화학 반응의 매개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아는 모든 생명체는 물을 기반으로 존재한다. 다만 일부 연구자들은 그레이스 박사처럼 암모니아나 메탄 같은 다른 액체도 특정 환경에서는 생명 활동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전혀 다른 방식의 생명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즉, 생명 활동에 꼭 필요한 것은 물 그 자체라기보다는, 분자들이 만나고 섞이며 반응할 수 있는 액체 환경이고 어떤 천체에서는 그 역할을 물 대신 다른 액체가 맡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물이 아닌 액체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Getty Images
물이 아닌 액체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Getty Images

 

E=mc2가 100% 발생한다는 상상

영화에서는 태양뿐 아니라 태양과 가까운 다른 별들 역시 아스트로파지에 오염되어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구에서 약 12광년 떨어진 타우 세티라는 별만은 밝기를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과학자들은 타우 세티 별에 아스트로파지의 번식을 억제하는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고, 그 원인을 찾아 지구로 가져온다면 태양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서 영화가 기대는 과학 개념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는 시간이 지구보다 더 천천히 흐른다. 동시에 우주선에 탄 사람에게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도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지구에서 보면 12광년이나 떨어진 타우 세티도, 헤일메리를 타고 가는 그레이스에게는 약 4년 만에 닿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화학 연료로는 우주선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서 영화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바로 아스트로파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아스트로파지는 질량의 거의 전부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기존 연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진다. 아인슈타인의 E=mc2 공식에 따르면 질량과 에너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작은 질량도 엄청난 크기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현실에서 사용되는 우라늄 핵분열은 약 0.1%, 수소 핵융합은 최대 약 0.7%의 질량만 에너지로 전환하는데도 그 전환 규모는 화학 연료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이다. 영화는 이 개념을 극적으로 확장하여, 아스트로파지를 우주선을 광속에 가깝게 밀어붙일 수 있는 초고효율 연료로 설정함으로써 성간 우주 항해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아스트로파지는 질량의 거의 전부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Getty Images
아스트로파지는 질량의 거의 전부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Getty Images

 

그레이스는 과연 태양을 구할 수 있을까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고 그레이스는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채 우주로 떠난다. 과연 그는 태양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만나는 또 다른 지적 생명체 ‘로키’와는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하게 될까. 과학적 배경을 전혀 몰라도 영화는 충분히 흥미진진하지만, 그 속에 담긴 과학적 개념을 미리 알고 본다면 이야기 속 상황의 긴박함과 해결 방법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소니 픽쳐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 Ⓒ소니 픽쳐스
정회빈 리포터
acochi@hanmail.net
저작권자 2026-04-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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