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의 환경 딜레마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해수담수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는 약 1만 6천 개의 담수화 플랜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하루에 560억 리터의 담수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 모든 사람에게 하루 7리터씩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해수담수화는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관심사였다. 고대 선원들은 바닷물을 끓여서 증류하는 방법을 시도했고, 현대에 와서는 필터와 화학물질을 이용한 정교한 기술들이 개발되었다. 특히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담수화 기술의 도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바다에 인접해 있지만 담수 공급원이 부족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바다에서 식수를 만드는 과정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이러한 영향은 플랜트가 해수를 처리하는 방식, 화석연료나 재생에너지 중 어느 것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어디에 건설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네덜란드 IHE 델프트 물 교육 연구소의 세르히오 살리나스 로드리게스 부교수는 "적절하게 수행되고 모든 주의사항이 지켜진다면 담수화는 환경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플랜트 설계부터 바다에서 물을 취수하고 배출하기에 적절한 위치를 찾는 것까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삼투압법과 염수 부산물의 환경적 도전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담수화 방법은 역삼투압법이다. 이 기술은 고압 멤브레인을 사용하여 염분을 걸러내고 음용 가능한 물을 남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산되는 1리터의 담수마다 거의 동일한 양의 염수가 부산물로 발생한다.
이 고농도 염수 부산물은 종종 염소와 같은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장비에 염분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스케일 방지제들로 오염되어 있다. 이러한 염수를 처리하는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은 바다로 다시 방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류된 염수는 가라앉는 경향이 있어 해저에 고밀도 층을 형성한다. 이러한 층들은 산소를 고갈시키고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며, 특히 다른 종들에게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하는 연체동물, 해면동물, 해초류 같은 생물들에게 해를 끼친다.
염수는 또한 부식된 파이프에서 나오는 중금속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류와 더 넓은 해양 생태계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교수는 "담수화 플랜트들이 염화철이나 황산알루미늄 같은 염 기반 화학물질을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첨가하고, 염분 축적을 방지하기 위한 스케일 방지제를 사용하지만, 이들의 부피는 바다의 광대함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설명하며, 적절히 분산된다면 염수가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염수 영향 최소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법
염수 방류의 영향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희석하는 것이다. 가뭄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칼스배드 담수화 플랜트에서 이러한 접근법을 볼 수 있다. 이 시설은 샌디에이고 지역을 위해 하루에 5천만 갤런(1억 8927만 리터)의 물을 생산한다.
2018년 말까지 칼스배드는 염분이 높은 물질을 인근 발전소의 냉각수와 섞어서 태평양으로 방류했다. 발전소가 폐쇄된 이후로는 담수화 시설이 대신 추가 해수를 끌어와 염수를 희석하고 있다. 해양 생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류 친화적" 펌프를 사용하고 있다.
방류된 후에는 해류, 파도의 작용, 그리고 칼스배드가 위치한 아과 헤디온다 석호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이 염분 농도가 높은 물의 확산을 돕는다. 플랜트를 운영하는 회사가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의 모니터링에서 칼스배드 연안의 해역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최소한의 영향만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 과학자들의 2019년 연구에서는 염수 방류 구역과 더 먼 연안에서 염도가 때때로 허용 수준을 초과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더 강한 희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들은 모든 곳에서 복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만은 얕고, 이미 매우 염분이 높으며, 염수를 분산시킬 수 있는 자연적인 해류가 동일하지 않다. 이것이 바로 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할 때 지역 해양 환경에 대한 지식이 중요한 이유다.
염수에서 가치 있는 광물 추출하기
일부 연구자들은 염수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테네리페에서는 Sea4Value라는 EU 자금 지원 프로젝트가 담수화 염수에서 핵심 원료를 채굴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배터리와 제조업에 필수적인 리튬과 마그네슘을 포함해 10가지 광물을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더 많은 식수를 생산하고 염수 폐기물을 줄이고자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구자 산드라 카사스 가리가는 "우리의 아이디어는 일반적으로 생산되는 50%의 염수를 약 20%로 줄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1세제곱미터의 해수에서 800리터의 담수와 200리터의 염수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식 실험실 장치에서 수행된 초기 시험들은 부산물에서 핵심 광물을 회수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 가리가는 바다에서 추출되는 담수와 핵심 광물을 언급하며 "회수 과정의 영향을 줄임으로써 가능한 한 친환경적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회사들도 염수에서 마그네슘과 같은 광물을 추출하는 방법을 테스트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담수화의 경제성을 개선하고 동시에 환경적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담수화를 위한 최적 입지 선정
전문가들은 담수화의 다른 환경적 영향들도 올바른 플랜트 위치를 선택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속가능에너지시스템 학제간연구센터의 박사후연구원 코트브 모하메드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구동되는 해수 역삼투압 플랜트의 최적 위치를 식별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이 모델은 먼저 이집트의 홍해 연안에서 테스트되었으며, 북아프리카, 걸프 지역, 남아시아, 유럽 일부의 건조한 연안 지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담수화 플랜트는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 운영되고 있다.
"이 모델의 세 가지 주요 환경적 이점은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 토지 황폐화나 침식 최소화, 그리고 지역 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존 인프라를 갖춘 인구 중심지 근처에 건설된 플랜트들이 긴 급수 파이프라인을 피할 수 있어 에너지와 토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덜 개발된 지역에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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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5-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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