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장경순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 몽골, 중국 등 동북아 3개국에서 포집한 초미세먼지(PM2.5) 시료를 분석, PM2.5에 포함된 646종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발굴하고 도시 별 조성의 차이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PAHs는 여러 개의 방향족성 고리(벤젠 고리)가 융합된 대표적인 유해 대기오염물질로,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벤젠과 같은 방향족 화합물이 체내 세포에 유입되면 염증반응을 일으켜 심장·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초미세먼지 연구는 주로 미국 환경청(EPA)이 지정한 16종의 PAH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실제 미세먼지 속 유기 성분은 수천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문헌에는 독성 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서울과 울란바토르, 베이징에서 동시에 포집한 초미세먼지 시료를 고분해능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로 분석, 646종의 PAH 성분을 발견했다.
이어 검출한 화합물에 대해 독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법인 '큐사'(Quantitative Structure Activity Relationship, QSAR) 모델을 적용, 위해도를 산출하고 도시별로 유해성이 높은 주요 PAH 성분을 도출했다.
실험 결과 울란바토르는 벤젠 고리 2·3개 중심으로, 서울과 베이징은 4·5·6개의 벤젠 고리로 이뤄진 화합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는 화석연료나 갈탄 등 정제되지 않은 고체연료에서 주로 배출되며, 후자는 디젤이나 휘발유 등 액체 화석연료를 때울 때 발생한다. 벤젠 고리 수가 많을수록 체내 잔류와 세포 흡착 가능성이 커 독성이 더 높다.
울란바토르에서는 가정에서 생선을 굽는 등 불완전 연소 시에 많이 발생하는 메틸기(CH3-)가 벤젠 고리에 붙은 형태의 유해 물질이 관찰됐으며, 서울에서는 하이드록실기(-OH)가 붙은 형태의 화합물 비율이 높았다.
서울의 오존 농도가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점 등으로 미뤄 오존 물질이 불안정한 상태의 라디칼(활성이 높은 반응성 물질)을 만들면서 하이드록실기 변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베이징의 경우 중심에서 떨어진 외곽에서 측정돼 다른 도시와의 동일 비교는 어렵지만, 호흡기 질환과 염증반응 등을 일으키는 질소가 붙은 형태의 벤젠 고리 화합물이 특이하게 확인됐다.
장경순 박사는 "동북아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에서 수백 종의 유해 PAHs를 분자 수준에서 정밀 분석하고,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지 과학적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실제 독성을 측정하는 등 후속 연구를 통해 독성물질을 검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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