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거북이 조너선(Jonathan)이 올해 190살 생일을 맞았다.
UPI 통신은 기네스 세계기록(GWR)을 인용해 조너선이 19세기에 태어나 2022년 190살이 되면서 ‘세계 최고령 육지동물’ 타이틀에 이어 ‘사상 최장수 거북’ 타이틀을 추가로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조너선은 이제 시각과 후각을 잃어 이른바 ‘노화’ 증세를 보이지만, 수의사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수의사가 주는 음식을 잘 받아먹으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거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수의 상징이다. 그럼에도 조너선의 190살 나이와 무려 2세기를 걸쳐 생존할 수 있는 거북의 유전적 형질이 놀라운 건 사실이다. 거북의 장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조너선을 소개합니다
조너선(Jonathan)은 알다브라코끼리거북의 아종인 세이셀코끼리거북이다. 알다브라코끼리거북은 땅거북 종으로 갈라파고스땅거북과 비슷한 크기로 자라는 대형 거북이다. 성체 기준 갑각의 평균 길이는 약 122cm이고 평균 무게는 250kg에 달한다. 높은 돔 모양의 갈색 갑각을 지니고 있으며, 땅딸막한 다리로 무거운 몸을 지탱한다. 반면 목의 길이는 매우 길기 때문에 최대 1미터 높이의 먹이에 접근할 수 있다.
이 종은 남극·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륙과 서부 인도양에 주로 살았던 흔적이 화석으로 남아 있어 서식지를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세이셸에 위치한 알다브라에 주로 서식하며, 전 세계에 약 22만 마리 가량만 남아 멸종위기 취약 단계에 속한다.
조너선은 1882년부터 나폴레옹의 유배지로 유명한 세인트헬레나 섬에 살고 있는데,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미 성체인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최소 50세 이상이라는 사실에 추정해 현재 나이를 셈하고 있다. GWR(Guinness World Records)은 조너선이 현재 추정한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를 확인해줄 만큼 장수한 사람이 없다고 전한다.

세포 자연사, 자기파괴가 장수의 비결?
조너선과 같은 땅거북 종은 보통 100살을 훌쩍 넘겨 장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알다브라코끼리거북와 갈라파고스땅거북의 아종은 크기도 비슷한 대형 종이며 유독 긴 수명도 유사하다.
덩치가 큰 이 거북들의 장수하는 비결은 ‘세포 자연사(programmed cell death)’라는 자기파괴 시스템이라는 사실이 ‘게놈 생물학 및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발표됐다.
미국 버팔로 뉴욕주립대학교 빈센트 린치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갈라파고스땅거북의 유전자와 세포 실험을 통해 장수를 돕는 생물학적 매커니즘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연구에 따르면 갈라파고스땅거북의 세포는 단백질과 관련된 특정 유형의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이들의 세포는 ‘세포 자연사’라는 과정을 통해 다른 거북들의 세포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나쁜 세포를 털어버린다는 것이다. 즉 세포가 암과 같은 종양을 형성할 기회를 갖기 전에 결함이 있는 세포를 미리 파괴해 버리고, 이로 인한 세포 황폐화는 유전자 ‘복제(duplications)’를 통해 여분의 유전자 사본을 갖도록 진화했다는 결론이다.
린치 교수는 “실험실에서 우리는 세포에 노화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주고 그 고통에 얼마나 잘 저항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의 세포는 스트레스가 암을 일으킬 기회를 갖기 전에 스스로 미리 파괴하는 데에 아주 능숙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편 린치 교수는 “갈라파고스땅거북과 같은 극한 종은 아마도 노화와 암, 심지어 기후 변화와 같은 인간의 주요 문제를 다루는 데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특정 종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치를 진화시킨 방식을 식별할 수 있다면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덧붙이며 생물다양성의 보존 가치를 강조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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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2-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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