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해 증가하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4도가량 오르고, 현재 기후에서는 볼 수 없는 하루 800㎜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 그룹과 공동으로 최신 지구 시스템 모델을 이용해 1850년부터 2100년까지 평균 기후뿐만 아니라 수일 주기 날씨, 수년 주기 엘니뇨, 수십년 주기를 가진 다양한 기후 변동성을 약 100㎞ 공간 해상도로 시뮬레이션했다.

지구를 100㎞ 격자로 나눠 각 격자에서 기온·바람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후 관련 변수를 계산했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해양 상태·대기 온도 등 조건을 조금씩 바꿔가며 시뮬레이션을 100번 반복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를 지속해 배출하는 것은 평균적인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생태계 거의 모든 측면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2000년보다 4도가량 증가하고, 강수량도 약 6% 늘 것으로 예상됐다.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하루 강수량 100㎜ 이상 발생 빈도는 현재보다 10배 정도 증가하고, 현재 기후 상황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하루 강수량 800㎜ 이상의 극한 현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됐다.

현재 평균 반복 주기가 3.5년인 엘니뇨현상은 2.5년으로 짧아지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하는 산불 빈도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해양 생태계에서는 북대서양 플랑크톤 번식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지속적인 온난화에 따른 겨울철 적설 분포 변화가 가져오는 계절 변화로 북반구 고위도 지역 식생 성장 기간이 현재보다 약 3주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키스 로저스(Keith Rodgers)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호우·혹서 등과 같은 극한 기후의 강도와 빈도가 변화하는 것은 물론 계절 주기까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생태계 전반에 걸쳐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지구 시스템 역학'(Earth System Dynamic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