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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현정 객원기자
2020-08-25

지구 온난화가 멸종 위기 동물을 위협한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대상 기후변화 취약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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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우리나라는 50일 이상 이어진 역대 최장기 장마로 인해 인명과 재산상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 지난 몇 해 동안 이어진 ‘마른 장마’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 올해 장마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강수를 발생시키고, 짧은 시간에 기습 폭우를 쏟아붓는 특징을 보였다.

해마다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는 장마, 그리고 이를 비롯한 자연현상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이번 장마와 같이 최근에 발생하는 기후변화는 지구 온난화로 촉발된 재난의 전조, 환경이 인류에게 보내는 위기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문제는 기후변화의 불안정성과 그로 인한 위기에 사람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부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도 보호가 시급한 멸종 위기 동물은 ‘종의 전멸’을 언급할 정도로 큰 위험에 처해있다. 이상 기후 현상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미래의 인류는 지금 생태계의 일부를 잃은 채 살 수도 있다.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공원이 물에 잠겼다. 올여름 우리나라를 강타한 역대 최장기 장마는 지구 온난화로 촉발된 재난의 전조, 환경이 인류에게 보내는 위기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있다. ⒸGreenpeace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기후변화 리스크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생물의 다양성 감소, 지역별 고유생물종의 멸종 등과 같이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주는 잠재적 위해 정도를 뜻한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리스크는 ‘기후변화 위해 요소(Hazard)’, ‘대상의 취약성(Vulnerability)’, 그리고 ‘위해 요소에 대한 취약 대상의 노출 정도(Exposure)’ 등의 세 가지 주요 요소에 의해 정의된다. 이들 요소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가 시행되며, 그 결과는 기후변화 관련 총 6개의 보고서를 아우른 제5차 IPCC 평가주기 종합보고서에 실려 지구적 이행에 주요 투입 자료로 활용 중이다.

IPCC가 2014년에 발간한 ‘제5차 IPCC 평가주기 종합보고서(Assessment Report Synthesis Report)’ 표지. '제6차 IPCC 평가주기 종합보고서'는 2022년에 발행될 예정이다. ⒸIPCC

기후변화로 위기에 몰린 멸종 위기 동물

기온은 야생동물의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생태 전문가들은 “기온은 체온에 영향을 주어 대사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요인과 기온에 의해 서식환경을 변화시켜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주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전한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영향이 결국 야생동물의 생물계절학적인 변화를 유발하여 결과적으로 개체군의 감소 혹은 멸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생태계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및 적응대책 연구'를 통해 환경부 멸종 위기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취약성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인 온실기체 저감 정책이 매우 적극적으로 실현될 것을 가정한 미래 기온 시나리오(RCP4.5)에도 하늘다람쥐와 긴점박이올빼미, 까막딱따구리는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상기온을 막기 위한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더라도 지금까지의 기온 변화에 이미 상당한 취약성을 보여왔고, 그 정도가 반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동물들로 사실상 가장 큰 위험에 놓여있다고 밝혀졌다.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하늘다람쥐, 까막딱따구리, 긴점박이올빼미(좌로부터)가 우리나라 멸종 위기종 중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생물자원관 DB

그리고 지금까지의 온실기체 증가 추세가 저감 없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가정한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RCP8.5)에는 하늘다람쥐, 긴점박이올빼미, 까막딱따구리, 올빼미, 뜸부기, 큰덤불해오라기, 팔색조 등 7종이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온 민감종으로 판단되지는 않지만 국내 분포하는 개체수가 적어서 RCP8.5 시나리오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확인된 종은 포유류에서 대륙사슴과 사향노루, 토끼박쥐 등 3종, 조류에 개리와 재두루미, 두루미 등 3종, 양서파충류에는 수원청개구리 1종, 곤충류는 멋조롱박딱정벌레와 물장군, 붉은점모시나비 3종으로 총 10종이 확인되었다. 이 종들 대부분은 멸종 위기 1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록 기온 민감종이 아니더라도 기온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에는 더욱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늘다람쥐, 긴점박이올빼미, 까막딱따구리의 미래는?

IPCC가 2014년에 발간한 '제5차 IPCC 평가주기 종합보고서(Assessment Report Synthesis Report)'는 전 세계적으로 고산지대 및 섬 등과 같이 고립된 서식지의 동식물에 대한 위협이 가장 크고, 이들에게 위협이 되는 주요 기후 영향인자는 온난화, 이상고온, 가뭄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장기 전망의 결과 현재 수준의 대책으로는 21세기 후반에는 매우 위험한 수준의 생태변화, 위협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덧붙였다.

2022년 4월에 발간 예정인 제6차 IPCC 평가주기 종합보고서에 실리게 될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가 현재 대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인류의 생태계가 매우 위험하다. 하늘다람쥐, 긴점박이올빼미, 까막딱따구리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렸다는 긴급한 메시지다.

김현정 객원기자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0-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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