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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20-01-28

도시 교통체증 범인은 배달 차량 2030년엔 전 세계 100대 도시에서 36%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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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미국 NBC 방송은 “미국 전역의 창고에 빈자리가 없고, 도로에는 길가에 멈춰 선 차량들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교통 혼잡을 빚게 한 차량들은 배달 차량을 가리킨다. 계속 증가하는 택배 물량으로 비어 있는 창고도 없어진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전 세계 도시에서 증가하고 있는 배달 차량이 발생시키는 영향을 정량화한 최초의 보고서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100대 도시에서 배달 차량 수가 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에 따라 교통 체증은 21% 증가해 시민 1명당 출퇴근 시간이 11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2%(약 600만 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100대 도시에서 배달 차량 수가 36%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 free photo(pxfuel.com)

이미 전 세계 대도시들은 배달 차량의 증가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이 차량들이 버스 전용도로 및 자전거 도로 등에 주차하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등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2018년 뉴욕시에서 각 배달 업체에 소속된 차량들의 주차 위반 건수가 5년 전에 비해 28% 증가했다.

배달 시간을 둘러싼 전자상거래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발간한 WEF 연구진은 당일 배송을 포함한 빠른 배송이 앞으로 빠르게 성장해 2025년에는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되는 모든 제품의 15%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 교통 흐름에 스트레스

뵈르게 브렌데 WEF 이사장은 “전자상거래로 인한 혼잡과 배기가스 증가는 이미 도시 교통 패턴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으며, 도시와 회사 모두의 효과적인 개입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결과를 막기 위해 WEF의 보고서는 몇 가지 권장 사항을 제안했다. 배달 차량을 모두 전기 차량이나 드론으로 교체할 것과 시민의 출퇴근 시간이 아닌 야간 배송의 활성화, 그리고 배달 차량의 불법 주정차에 대한 단속 강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운송 부문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4%(2018년 기준)를 차지한다. 따라서 화석연료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몇몇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전기승합차 제조업체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차량 10만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30년까지 모든 택배 차량을 100% 재생에너지로 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WEF는 업체들의 자발적인 조치들도 이산화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겠지만, 규제기관에서 의무화할 때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도입이 정책에 의해 의무화될 경우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100% 보급이 가장 중요해

이번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리차 사하이는 “탄소 배출량 감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차 100% 보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 차량과 관계없이 최근 들어 전기차에 대한 인기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독일은 2022년까지 100만 대의 전기차를 보유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중 하나를 구축하고 있다. 영국, 노르웨이, 인도, 중국은 향후 20년 내에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온라인 음식 배달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에서는 이미 드론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한 해 100억 건이라는 배달 기록을 세운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 ‘어러머(Ele.me)’가 2018년부터 상하이 진산 공업지역에서 100여 개 업체의 음식을 17개 루트를 통해 드론으로 배달하기 시작한 것. 이 배달 드론은 최대 시속 65㎞로 최대 6㎏의 음식을 최장 20㎞ 지역까지 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EF는 드론이 교통 혼잡과 탄소 저감을 위한 가장 완벽할 해결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기술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몇 가지 있다고 밝혔다. 일부 도시들의 경우 아파트 등으로 매우 밀집된 환경이어서 드론으로 배달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드론에 대한 도시 공중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드론 비행으로 인한 시민들의 안전도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WEF가 또 다른 해결책으로 제시한 권장 사항의 효과들도 상당하다. 야간 배달 의무화를 시행할 경우 교통 혼잡은 15% 감소하고 배달 비용은 28%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배달 차량에 대한 불법 주정차 위반 단속 및 배달 차량의 고속 차선 이용에 대한 허용은 교통 체증을 각각 29%와 18%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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