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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19-12-20

전기차 배터리의 게임 체인저 나오나 충전시간 획기적으로 줄인 기술 개발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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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은 지난 50여 년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을 주도했던 미국과 영국, 일본의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속속 개발되면서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자동차에 이어 태양‧풍력 에너지 저장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를 사용하는 이들은 여전히 충전 게이지가 떨어지거나 충전소 위치가 너무 멀 경우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전기자동차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는 시간이 너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도 있지만, 여기에도 단점이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전류를 전달하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 따라서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천천히 충전한다.

최근 들어 성능 저하 없이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최근 들어 성능 저하 없이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그런데 최근 단 10분 만에 충전해도 성능 저하가 없는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개발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이 배터리는 고온에서 충전하고 방전 시에 냉각시키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배터리가 빠른 충전 속도를 지니기 위해선 400kW의 에너지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렇게 사용할 경우 양극 주변에 금속 리튬이 형성돼 수명이 급격히 감소된다.

10분만 충전해도 320㎞ 주행 가능

기존의 배터리가 동일한 온도에서 충전과 방전을 하는 것과 달리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는 60℃의 온도에서 몇 분 동안 충전한 다음 더 낮은 온도에서 방전함으로써 금속 리튬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즉, 높은 충전 온도에서의 노출 시간을 감소시킴으로써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차단한 것이다.

이 배터리를 전기자동차에 장착할 경우 단 10분만 충전해도 320㎞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가열 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배터리 전체를 균일한 온도로 가열하기 위해 가열형 니켈 구조를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는 산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전극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당장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도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전 시간을 2배 이상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어두운 케이스 속에 들어 있다.

그러나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배터리는 투명한 용기에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초로 광 보조 기술을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배터리의 음극에 제논 램프의 백색광 같은 강한 광선을 비추면 배터리 충전 시간을 2배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빛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물질인 리튬 망간 산화물 LiMn204(LMO)에 있다. 충전하는 동안 LMO의 망간 원소가 전하 상태를 변화함으로써 빛이 없을 때보다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더 빠르게 배출함에 따라 배터리 반응이 빨라지게 된다.

최초로 빛과 배터리 기술 융합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빛과 배터리 기술이 융합된 최초의 사례로 혁신적인 배터리 충전 개념의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도 최근 발표됐다. 현재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나트륨, 마그네슘, 알루미늄 이온 등이다. 그런데 문제는 충전과 방전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고에너지 밀도의 안정된 전극 재료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기화학물질이다. 유기화학물질은 해롭거나 값비싼 중금속이 포함되지 않고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유기화학물질은 액상 전극에 녹으므로 불안정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이 이런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는 유기 고분자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고분자성 HATN, 즉 PHATN은 리튬 이온이 아닌 나트륨, 마그네슘, 알루미늄 이온에 대해 매우 훌륭한 전기 화학적인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논문은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게재됐다.

올해 상반기에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개발에 투자된 돈은 약 3억 5000만 달러로서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체 투자액은 약 6억 달러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우드맥켄지는 2019년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투자에 있어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9-1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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