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19-07-25

마그마 저장시간으로 화산 폭발 예측 이산화탄소로도 화산 폭발 전조 알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화산 폭발을 일으키는 용융 암석은 지구의 지각에 1000년 동안 저장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화산 위험관리와 함께 화산 폭발 시점을 좀 더 잘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결정체 시계(crystal clocks)’로 알려진 화산 광물을 이용해 마그마가 화산 시스템의 가장 깊은 곳에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될 수 있는지를 계산했다.

이는 모호(Moho)라 불리는 지구 맨틀과 지각 경계 근처에서의 마그마 저장 시간을 처음으로 계산해낸 추정치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9일 자에 발표됐다.

논문 제1저자인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부 유안 머치(Euan Mutch) 박사는 “이 연구는 지리학 탐사작업과 같았다”고 말했다.

머치 박사는 “화산 분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재구성하기 위해 암석 속 물질들을 연구함으로써 마그마가 어떤 종류의 조건 아래 저장돼 있는지를 알 수 있으나, 화산 시스템의 더욱 깊은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지각과 맨틀 경계에서 마그마가 저장되는 시간은 지표로 올라오는 시간을 계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1983년 하와이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이 솟아오르는 모습. Credit: Wikimedia / J.D. Griggs
지각과 맨틀 경계에서 마그마가 저장되는 시간은 지표로 올라오는 시간을 계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1983년 하와이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이 솟아오르는 모습. ⓒ Wikimedia / J.D. Griggs

1만 년 전 일어난 아이슬란드 화산 분출 연구

논문 공저자인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부의 존 매클레넌(John Maclennan) 박사는 “마그마가 지구 지각에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면 화산 폭발 촉발 과정 모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클레넌 박사는 “마그마가 솟아올라와 저장되는 속도는 화산지역 지각에 있는 열 및 화학물질 전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지열과 화산 가스의 대기 방출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북아이슬란드에 있는 테이스타레이키르 화산의 보르가라운(Borgarhraun) 분출을 연구했다. 이 화산 분출은 약 1만 년 전에 일어났고, 마그마 등이 Moho로부터 직접 솟아올라왔다.

이 경계 영역은 용융물이 맨틀로부터 지표를 향해 올라왔기 때문에 용융물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직 단면으로 본 화산 폭발 가상도. 1.Large magma chamber 2.Bedrock 3.Conduit(pipe) 4.Base 5.Sill 6.Dike 7.Layers of ash emitted by the volcano 8.Flank 9.Layers of lava emitted by the volcano 10.Throat 11.Parasitic cone 12.Lava flow 13.Vent 14.Crater 15.Ash cloud Credit: Wikimedia / MesserWoland
수직 단면으로 본 화산 폭발 가상도. 1.Large magma chamber 2.Bedrock 3.Conduit(pipe) 4.Base 5.Sill 6.Dike 7.Layers of ash emitted by the volcano 8.Flank 9.Layers of lava emitted by the volcano 10.Throat 11.Parasitic cone 12.Lava flow 13.Vent 14.Crater 15.Ash cloud ⓒ Wikimedia / MesserWoland

결정체 원소 확산 속도로 마그마 저장 기간 확인

연구팀은 마그마가 경계 영역에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됐는지를 계산하기 위해 첨정석(spinel)으로 알려진, 작은 스톱워치나 결정체 시계 같은 화산 광물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결정체 시계 방법을 이용해 마그마가 저장되는 동안 첨정석 결정 구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를 모델링 할 수 있었다.

이들은 특히 결정체 안에 들어있는 알루미늄과 크롬의 확산 속도와 함께 이 원소들이 어떻게 ‘구역화(zoned)’되는지를 살펴봤다.

매클레넌 박사는 “이런 원소의 확산은 결정체가 주변 환경과 화학적 평형을 이루도록 작용한다”고 말하고, “이 원소들이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를 알면 광물들이 마그마에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됐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과 크롬이 결정체 안에서 어떻게 구역화돼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 패턴이 마그마 저장시간에 대한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을 말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마그마 상승 속도와 이산화탄소 배출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2017년 페루의 사반카야 화산 분출 모습. Credit: Wikimedia / Galeria del Ministerio de Defensa del Perú
이번 연구에서는 마그마 상승 속도와 이산화탄소 배출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2017년 페루의 사반카야 화산 분출 모습. ⓒ Wikimedia / Galeria del Ministerio de Defensa del Perú

“화산은 많은 분출구 가진 배관 시스템”

확산 속도는 이전의 실험실에서 수행한 실험 결과를 사용해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어 유한 요소 모델링과 베이시안 중첩 샘플링(Bayesian nested sampling)을 결합한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 저장 기간을 추산했다.

머치 박사는 “우리는 이제 마그마가 얼마나 깊은 곳에서 올라왔는지에 대해 상당히 훌륭한 추정치를 갖게 됐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누구도 깊은 지각으로부터 이런 종류의 시간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그마 저장시간 계산은 또한 마그마가 어떻게 지표로 올라오는지를 알아내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연구팀은, 화산이란 아래에 커다란 마그마 저장 공간이 있는 고전적인 화산 모델 대신 마그마가 빠르게 지표로 이동하는 수많은 작은 ‘분출구(spouts)’를 가진 화산 ‘배관 시스템(plumbing system)’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들은 최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발표한 두 번째 논문에서 마그마의 상승 속도와, 화산 모니터링에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 배출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화산 분출이 있기 며칠 전부터 충분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마그마에서 가스로 옮겨가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이산화탄소 모니터링이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분출의 전조를 밝히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가리킨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7-25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