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석탄 이용 기술이 가장 앞선 중국이 최근 들어 기존의 CTL(석탄액화기술)을 개선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잇달아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CTL이란 석탄을 액체연료인 합성석유로 전환시키는 기술로서, 20세기 초 독일에서 처음 개발됐다.
전쟁 등의 비상사태를 대비해 개발된 그 CTL 공법은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피셔-트롭 공법으로 불린다. 이 공법은 2차 세계대전으로 석유 수입이 봉쇄됐을 때 하루에 12만 배럴 이상씩 생산될 만큼 활성화됐으나 전쟁 이후 대형 유전의 발견으로 쇠락했다.
이후 CTL은 악명 높은 인종차별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석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매장량이 4배나 많은 석탄은 여전히 매력적인 에너지원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석탄이 풍부하면서도 많은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처지다. 따라서 중국은 CTL 기술을 매년 2%씩 확장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중국의 총 석탄 사용량 중 CTL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달할 전망이다.
기존의 CTL 공정에서는 보통 철을 촉매로 사용한다. 코발트보다는 황에 대해 덜 민감하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을 촉매로 사용하게 되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뿐더러 추가적인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의 청정저탄소에너지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Clean-and-Low-Carbon Energy)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그런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철 촉매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산화탄소 생성하지 않는 순수 철 촉매 개발
CTL의 전체 공정은 석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석탄가스화 공정, 합성 가스에서 일정한 부분의 일산화탄소를 제거해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일산화탄소 변성반응 공정, 피셔-트롭 합성 공정, 공정의 산물을 액체연료로 만들기 위한 업그레이드 공정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피셔-트롭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일산화탄소의 전환을 감소시키고 추가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이에 따라 중국 및 네덜란드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생성하지 않는, 순수한 철로 된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의 존재는 기존에도 알려져 있었지만 피셔-트롭 공정에서 안정적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 불안정성이 촉매의 불순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게 탄생한 새로운 촉매는 피셔-트롭 공정에서 이산화탄소의 생성을 거의 제거해준다.
피셔-트롭 공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생기지 않으면 일산화탄소 변성반응에서 모두 생성된다. 이처럼 보다 더 농축된 이산화탄소는 제거하기가 쉬울 뿐더러 다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CTL 촉매로 사용되던 코발트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코발트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진 않지만,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이 많아 희귀 자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자신들이 새로이 개발한 철 촉매가 미래의 에너지 및 기초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연구진들이 피셔-트롭 공정에서 철이나 코발트 대신 제올라이트와 코발트 나노입자를 혼합시킨 새로운 촉매를 사용하는 연구결과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촉매(Nature Catalysis)’ 지에 발표했다.
일본 토야마대학, 국립재료과학연구소, 중국 과학원, 샤먼대 등의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이 촉매를 사용하면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실제 사용이 가능하고 순도 높은 액체 연료의 다량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롭-피셔의 기존 공정으로는 휘발유의 경우 48%, 항공유는 41%, 디젤유는 40% 이상의 순도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를 사용할 경우 휘발유는 74%, 항공유는 72%, 디젤유는 58%의 순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석탄에서 에탄올 상업 생산
세계 최정상급의 CTL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대규모급의 석탄액화석유공장도 잇달아 건설하고 있다. 2015년 위린시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CTL 공장이 양산에 돌입했으며, 2016년에는 연산 400만톤 규모의 공장이 정식 가동을 개시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민영기업인 아티이그룹이 연산 200만톤 규모의 공장을 네이멍구에 준공했다. 이 공장은 민영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CTL 공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석탄에서 에탄올을 제조하는 상업 공정을 시작한 국가이기도 하다. 기초화학제품 중의 하나인 에탄올은 가솔린의 첨가제로 사용되는 청정연료다. 즉, 가솔린에 에탄올을 10% 첨가하면 배출가스의 1/3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에탄올의 대부분은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작물로부터 생산된다. 인구가 많고 경작지가 적은 중국에서는 에탄올의 생산이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그동안 전 세계 과학자들은 화석연료로부터 에탄올을 합성하는 연구를 해왔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해 3월 자체기술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석탄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석탄을 이용해 에탄을 생산 공장은 중국과학원 대련화학물리연구소와 산시성의 옌창석유그룹이 공동으로 랴오닝성에 건설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에탄올의 순도는 99.71%다.
중국은 10만톤 규모의 무수 에탄올을 생산하는 이 공장에 이어 2020년까지 100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 이성규 객원기자
- yess01@hanmail.net
- 저작권자 2018-11-21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