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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순강 객원기자
2018-09-17

“생활악취 해결, 수용체 특성 고려해야” 식욕감퇴, 구토 등 삶의 질 저하와 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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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여자 아이돌 멤버 한 명이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곱창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선보였다.

이후 전국에 곱창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은 낮부터 곱창집에 줄을 섰고, 근방에는 하루 종일 곱창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런데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곱창 냄새는 누군가에센 식욕을 돋우는 맛있는 향기겠지만, 하루 종일 이를 맡는 인근 주민들에겐 악취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이런 냄새가 바로 생활악취다.

생활악취는 국민 삶의 질을 위협하는 주요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악취방지법이 개정된 지난 2015년 말 기준 생활악취 민원은 2722건에 달한다. 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생활악취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포럼이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생활악취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포럼이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생활악취 심각, 해결책 마련 시급해

생활악취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포럼이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생활 속 악취문제 그 해결이 시급하다’는 주제로 진행된 제8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그것.

포럼에서 류희욱 숭실대 교수는 ‘국민 체감 악취 현황’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악취는 기체상 물질이 사람의 후각을 자극해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냄새’라고 정의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악취는 그 인식과 정도가 성별, 연령, 후각, 흡연, 문화, 경험 등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주관적 공해이다.

류 교수는 “때문에 단순이 악취농도만으로 오염상태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활환경과 사람의 심리적 판단, 상황에 따라 악취를 느끼는 양상이 다르단 얘기다.

양상은 다르지만 악취의 피해는 심각하다. 식욕감퇴와 구토, 두통, 불면, 알러지, 스트레스 등 많은 생활 속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악취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2004년 악취방지법이 제정됐다. 법에서는 22개 악취 유발 물질을 지정하고, 엄격한 배출허용 기준을 설정하는 등 악취물질 규제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대개 두 가지 이상의 악취물질이 섞이면서 불쾌감과 혐오감을 더 가중시키기 때문에 단순 악취물질 규제 보다는 복합악취 관리가 시급하다”며 “같은 냄새 물질이라도 성별, 개인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수용체 특성을 고려한 악취관리 정책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이어 전체 악취 민원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6대 국민 체감 악취 배출시설을 설명했다. 폐기물매립시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축산시설, 음식점, 하수관거, 정화조 등이다.

문제는 좁은 국토로 인해 이런 악취배출 시설과 거주지가 인접해 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류 교수는 “6대 체감악취와 악취배출시설의 악취문제 해결에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원천 기술과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며 “악취의 근원적 저감 기술의 개발을 통해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악취를 처리하는 기술개발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도심 하수도 악취저감을 위한 최적 시스템 개발’ 주제의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조정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도심 하수도 악취저감을 위한 최적 시스템 개발’ 주제의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하수도 악취 주된 원인은 정화조 때문

이어 조정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이 ‘도심 하수도 악취저감을 위한 최적 시스템 개발’ 주제의 발표를 진행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하수도 악취 주원인은 합류식 하수도에 설치하는 각 건물의 정화조 때문”이라며 “하수도가 매설된 지역에 정화조를 설치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악취 지도를 만들고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하여 일부 악취가 제거되기는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악취의 근본적 원인인 정화조에서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기에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완전한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조 수석연구원의 분석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이를 위한 최적 시스템 개발 연구가 진행중”이라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정화조를 없애고 분뇨를 하수도로 직접 유입시키는 것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하수관로 퇴적 및 발산 방지 기술 △우수토실 개선 기술 △정화조를 전면적으로 완전히 없애기 전까지 적용 가능한, 악취 없는 정화조 기술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악취와 함께 미세먼지가 동시에 발생하므로 생활악취를 방치하면 전반적으로 국민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음식점과 같은 배출시설 중심이 아니라 생활악취로 인해 피해를 입는 수용체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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