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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7-11-02

탈원전 시대, '해상 부유식' 풍력 발전 주목 스코틀랜드에서 상용화 규모 세계 최초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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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 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현실에 적합한 신재생 에너지가 최근 유럽에서 상용화의 첫걸음을 내딛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부유식 해상 풍력’이다.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인 하이윈드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인 하이윈드 ⓒ Statoil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영국의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위치한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가 최근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하면서, 부유식 해상 풍력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발전소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링크)

저렴한 비용과 확장성이 장점인 부유식 풍력 발전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25km 정도 떨어진 먼 바다에 떠있는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의 명칭은 ‘하이윈드 풍력 발전소(Hywind farm)’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전문 업체인 스타토일(Statoil)社가 아랍에미리트의 신재생에너지 벤처기업인 마스다(Masdar)社와 손을 잡고 공동으로 건설했다.

스타토일社의 발표에 따르면 이 풍력 발전소는 총 5기의 6메가와트(MW)급 발전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스코틀랜드 해안가에 거주하는 약 2만 가구의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윈드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있어 소요된 자금은 약 2억 파운드로서 우리 돈으로 약 3000억 원 정도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위한 투자규모치고는 상당히 큰 비용이 들어갔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정보도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상 풍력 발전소의 건설 비용이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용 산출의 대상이 해저 바닥에 고정하는 풍력 발전소이기 때문에 부유식 발전소와는 다르지만, 부유식이 고정식 보다 더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의 개념도 ⓒ Statoil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의 개념도 ⓒ Statoil

부유식이 고정식보다 설치 비용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해저 바닥에 고정하는 지지대를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부유식도 발전기가 뒤집어지거나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케이블을 설치해야 하지만, 케이블 설치와 지지대 설치는 비용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풍력 발전기는 높이가 거의 250m에 달하는 만큼 고정식 발전 방식이라면 지지대 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에 부유식은 해저 바닥에 설치한 고리에 케이블을 4면에서 연결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치 비용이 저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발전기의 고정 작업과 관련한 부유식 풍력 발전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확장성을 들 수 있다. 고정식 발전기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조금만 수심이 깊어져도 작업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부유식은 수심이 아무리 깊어도 발전기를 설치하는데 있어 별 다른 어려움이 없다.

하이윈드 풍력 발전소의 경우 현재 수심이 100m가 되는 수역의 해상에 설치되어 있는데, 스타토일社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수심이 800m가 되는 바다 위에도 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먼 바다에 위치할수록 풍력 에너지의 품질 높아져

육지도 아닌 바다, 그것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풍력 발전소를 가동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스타토일社의 관계자는 “풍력 발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그는 “바다의 경우 육지와 달리 바람을 막는 장애물이 없어서 강한 바람을 끊임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풍력 발전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점 때문에 풍력 발전의 중심이 육상에서 해상으로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해안가 근처에 세워지는 고정식 풍력 발전소들은 또 다른 약점을 갖고 있다. 발전기를 해저 바닥에 단단히 지지해야 하기 때문에 수심이 낮은 해안가에만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해안 경관을 중시하는 요즘의 추세에 비춰 볼 때 해안가에 가까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와는 반대로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풍력 발전소가 자리를 잡게 되면 경관을 해치거나 한정된 위치에서만 설치해야하는 제약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질 좋은 풍력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풍력 발전의 성장에도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

풍력 발전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효율이 좋아진다 ⓒ Statoil
풍력 발전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효율이 좋아진다 ⓒ Statoil

이번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소의 본격 가동은 바로 이런 제약조건을 벗어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업계도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더이상 연구개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업화 방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게 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 전망만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통신기술이나 엔지니어링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 사람의 손길이 즉시 닿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안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스타토일社의 관계자는 “최근 가동되기 시작한 하이윈드 풍력 발전소 1호기는 상용화가 가능한 설비이면서도 일종의 파일롯 플랜트 개념의 설비”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수년 동안 발전소를 가동시키면서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증할 것이고, 특히 강한 파도와 폭풍에도 견딜 수 있는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타토일社는 에너지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용 풍력 발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외에도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아일랜드 및 포르투갈에도 오는 2021년까지 9개의 부유식 풍력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1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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