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프랑스 각 지역에 때늦은 함박눈이 수북이 내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파리 시내와 오릴리 공항 7cm, 생 브리유 5cm, 깔바도스 10cm, 대서양 연안 15cm, 심어지 지중해 코르시카 일부 지역에 20cm 의 눈이 내렸다. 물론 1946년 파리 40cm, 1954년 페르피냥 85cm, 1969년 벨포르 60cm, 1985년 니스 38cm, 1993 카르카손 22cm의 적설량에 비하면 대단한 것도 아니다.
프랑스 기상청 기후 학자 피에르 베스물랑 씨는 최근 뒤늦게 내린 눈은 “그리 예외적일 것도 없다”고 일축한다. “2차 대전 직후의 분석 자료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쌓인 양이나 기간으로 따져 볼 때 15차례 정도 정말 놀라울 만한 기록을 남긴 눈이 내린 적이 있다“고 베스물랑 씨는 상기했다.
지난 1월 1일에서 2월 20일 사이 파리에 8일간 내린 눈은 1963년 같은 시기 파리에 24일간 눈이 내렸던 것에 비하면 전혀 대수롭지 않다. 스트라스부르(15일, 1952년 30일) 리용(7일, 1953년 25일) 보르도(4일, 1956년 9일)도 마찬가지다.
그르노블 눈 연구소장 피에르 엣슈베르 씨는 이처럼 “연간 적설량 변화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그르노블 눈 연구소는 1960년 이후의 적설량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자료에 따르면 적설량이 많은 겨울과 그렇지 않은 겨울이 항상 교대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연속은 불확실하고 불규칙하게 나타남을 더불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경향은 세월이 갈수록 적설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학적 매개변수에 따른 적설량 변화 모델을 만들어 그르노블 연구소 연구원들은 지난 1950년대 말 이후의 알프스 산악 지대 적설량 표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알프스 북부 지역의 경우 적설량이 1990년대 말까지 거의 일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눈에 띄게 적설량이 줄어들었다“고 피에르 엣슈베르 소장은 지적한다. 알프스 남부의 경우 가장 주목할 만한 적설량 감소는 1960년대 그리고 1980년대에 나타났다“고 그는 밝혔다. 이 같은 눈 품귀 현상은 비슷한 시기 알프스 지역에 나타난 1~3도 가량의 기온 상승과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수 십 년 뒤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지구온난화는 그렇다면 겨울철 눈이 사라질 것을 예고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대기 온도가 2도 가량 상승했다는 가정 하에 그르노블 연수소의 모델을 알프스와 피레네 산악 지역 34곳에 적용시켜보았다. 그 결과 적설층이 고도에 따라 두 가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그르노블 연구소 연구원들은 예측하고 있다. 즉, 해발고도 2000~2500m 이하의 경우 겨울철 지구 온난화 현상이 비교적 약하게 나타날 것이지만 봄철 눈이 녹는 시기는 더 일찍 찾아오고 또 빨라질 것이다. 반면 중간 높이 산의 경우 온난화 영향이 더 크게 미칠 것이다. 1500m 지점에서는 눈이 쌓인 기간이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짧아질 것이며 눈은 그야말로 눈 녹듯이 계속 녹아내릴 것이다.
<르 몽드> 2005년 2월 27일 피에르 르 이르 기자
- 번역정리 = 임한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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