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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송찬영 자유기고가
2017-08-17

제인구달, "기후변화, 희망은 있다" 세계적 생태학자 제인구달 박사와 최재천 교수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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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생태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10일 아시아기자협회(AIA)와 전혜숙 국회의원이 주최한 ‘에코 토크 콘서트’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cienceTimes
세계적 생태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10일 아시아기자협회(AIA)와 전혜숙 국회의원이 주최한 ‘에코 토크 콘서트’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cienceTimes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그 희망의 뿌리이고 새싹입니다.”

세계적 생태학자  제인 구달 박사는 지난 10일 아시아기자협회(AIA)와 전혜숙 국회의원이 주최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의 ‘에코 토크 콘서트’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인간멸종 우려 시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무력함을 느끼기 때문에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며, “먹는 것, 입는 것 등 일반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생활에서 변화를 실천한다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윤리적인 생활을 한다면, 더 나은 생활  더 나은 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어린학생과 학부모들의 참여를 감안한 듯,  깊이 있는 학술적 내용보다는 알기 쉬운 환경 상식과 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구달박사의 높은 인지도 탓인지, 방송 신문 등 언론의 열띤 취재도 있었다. 본격적인 토크콘서트에 앞서서는 박주선 국회부의장, 주최자인 전혜숙 국회의원의 인사말이 있었다.

토크 콘서트는 유치원 때 구달 박사 책을 읽고 감동했다는 한양초등학교 김소연 양의 구달 박사 소개와 함께 본격 시작했다. 김 양은 구달 박사를 “침팬지의 영원한 친구로  23세 때 동물행동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지금은 환경보호운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한 사람의 노력이 세상을 변화시켜 줄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최재천 교수와 제인구달 박사와의 토크 콘서트 일문일답 전문이다.

최재천 교수 : (박사께서는) 1년에 300일 정도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올해는 얼마나 다니셨나?

제인 구달 박사 : 올해 1월 이후 대략 9~10개국을 방문한 것 같다. 올해에는 약 22개 국가를 다닐 듯싶다. 이번 한국 방문후 약 1~2주 쉴 예정이다.

최재천 교수 : 몇 년 전 한국 방문시 어느 분이 집이 어디냐는 질문을 던졌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 때 ‘비행기’라고 답변했다.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을 텐데, 왜 이렇게 많이 여행을 하는가?

제인 구달 박사 : 지금 내 나이가 83세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내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속도를 더 내고 싶다. 동영상 등 전자적 방법도 있지만, 직접 만나는 것과는 다르다. 특히 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힘을 얻는다. 그들로부터 열정을 느낀다. 이런 기운을 받지 못하면 내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세계가 파괴되도록 가만히 놔두고 있지 않겠다.

최재천 교수  :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제인 구달 박사 : 젊은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우리 하나하나 각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무력함을 느끼기 때문에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적절한 선택 가령, 먹는 것 입는 것 등의 생활을 통해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이렇게 전 세계 수 백 만 명이 윤리적인 생활을 한다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최재천 교수  : 박사가 추진하고 있는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

제인 구달 박사 : 오늘 어린이들이 많이 왔는데. 미국 원주민이 말하길, '우리는 이 지구를 미래 세대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구를 치료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과거 침팬지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무관심하기도 했다. 어디를 가든 젊은이들이 무력감을 느낀다. 어른들이 망쳐놨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을 도와주자는 것이다. 동물을 보호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종교와 종교, 세대간, 인종간의 장벽을 낮춰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규모 학생들부터(13명)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채굴에 대해, 길거리 개에 대한 학대에 대해 걱정하는 학생들로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기업은 물론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도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최재천 교수  : 북한에도 2개의 그룹이 있다고 들었다.

제인 구달 박사 : 2년 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2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정치체제를 넘는다고 생각한다.

최재천 교수  : 이런 활동들을 할 때 지구가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제인 구달 박사 : 세계를 돌아다니면 너무 건조하고 춥고 덥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많은 생물학자 과학자들은 과거로 돌아가기 늦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합하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기후변화의 경우 세계의 지도자들이 모여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강대국이 협력하지 않으려고 한다. 트럼프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많은 NGO가 움직이고 있다. 미국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과학적 증가를 무시할 수 없다. 산림 벌채 오염으로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가 악화되고 있다. 잘 살수록 고기를 섭취한다. 육식으로 인해 수십억 동물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가축을 도살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육과정에서 메탄 등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들 동물들에게 음식을 줘야하는 문제도 있다.

최재천 교수  : 이스라엘 한 학자가 ‘사피엔스’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인류가 300년 이내에 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제인 구달 박사 : 지금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삶을 바꿔야 한다. 인류도 빈곤이 확산되고 있다. 개도국의 경우 농촌은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나무를 벌채한다. 도시 빈민은 정크 푸드를 섭취한다. 정크 푸드는 좋지 않은 사육환경에서 얻은 고기로 만든다.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상을 가지는 것, 자연으로부터 얻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자연은 무엇일까? 나는 대자연에서 어머니 같은 영적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인간은 자연을 너무 많이 파괴했다. 여기 앞에 플라스틱 생수병이 있는데, 이 플라스틱 때문에 해양생물들이 죽어간다.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로 된 섬들이 바다를 둥둥 떠다닌다.

최재천 교수 (청중에게 한글로 설명) :’뿌리와 새싹‘은 우리나라도 100여개가 있다.  구달 박사와 이들이 만난다. 이 조직은 지도자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2명만 모이면 만들 수 있다. 동물과 자연에 대해 우리사회에서 밝은 일을 하면 모두 ’뿌리와 새싹‘이다. 국내에서는 생명다양성 재단이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것을 북돋기 위해 구달 박사가 세상을 300일 이상 다니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  : 오늘 이 자리는 아시아 기자협회와 함께 하고 있다. 세계 국가를 방문했을 텐데. 특히 아시아 방문시 어떤 느낌인지, 아시아의 생물다양성 등에 대해 말해주지 않겠나?

구달 박사가 콘서트 진행에 앞서 침팬지 인형을 만지고 있다. 구달 박사에 따르면, 이 인형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음악가 게리 혼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 한다. 처음 선물 받을 당시 꼬리가 있었는데, 구달 박사는 침팬지는 꼬리가 없다는 점을 알려 주었다고 한다.  ⓒ ScienceTimes
구달 박사가 콘서트 진행에 앞서 침팬지 인형을 만지고 있다. 구달 박사에 따르면, 이 인형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음악가 게리 혼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 한다. ⓒ ScienceTimes

제인 구달 박사 : 아시아에 국한해서 많은 말을 하기는 어렵다. 아시아 국가들도 다른 선진국, 개도국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것 같다. 미래세대가 겪게 될 문제를 지금 겪고 있다. 아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되는 일인데, 팜유 생산을 위해 산림벌채를 한다. 그곳에는 오랑우탄 등이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피해 때문에 빈곤이 더 악화된다. 사람들의 부정의한 일 때문에도 환경파괴는 일어난다.

최재천 교수  : 한국의 경우 특징적으로 60년 이상 인간이 손길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가 있다. 몇 년 전 평창에서 열린 생물다양성총회에서 나는 한국이 통일되는 그날, 만약 비무장지대를 보존하지 못하게 됐을 때 세계가 우리를 용서할 수 있을까? 라는 말을 했다. 이에대해 조언을 한다면?

제인 구달 박사 : 저도 들어보고 생각도 많이 해봤다. 흥미롭고 귀중한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이(뿌리와 새싹) 중요한 이유다. 지금의 나는, 나의 어머니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동물을 사랑할까? 나는 엄마 배속에서 사랑을 느꼈다. 동물들을 관찰하면서 엄마는 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다. 아프리카에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처음에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당시 우리 집은 빈곤했다. 책을 읽으려면 중고 책을 사야했다. 아프리카에 간다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 비웃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게 꿈을 향해 달려가라고 용기를 줬다.

최재천 교수  : 박사 삶 중에서 진짜 잘한 것은 무엇인가? 진짜 어려운 것은?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제인 구달 박사 : 두 개는 잘했다. 뿌리와 새싹은 잘했다. 동물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바꾼 것도 잘했다는 생각이다. 성격 느낌 이런 것은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침팬지 연구를 통해 인간만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던 이러한 시각이 다른 동물로 확장됐다. 침팬지가 주먹을 흔들면 제스처, 손짓으로 소통했다. 다른 동물들도 소통을 한다.

최재천 교수  : 영국 캠브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에는 구달 박사의 연구 방법을 인정하지 않았다. 동물에게 번호가 아니라 이름을 부여했다.

제인 구달 박사 : 교수들은 내 방식이 틀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확신했다. 내 개를 통해서…….

최재천 교수  : 캠브리지 교수들은 구달 박사의 방식에 대해 많이 걱정 했다. 동물의 성격에 대해 연구한 것 말이다. 박사는 침팬지도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우리가 연구하고 있다. 동물의 감정과 성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연구한 결과, 개별 동물들 마다 성격이 각각 다르다. 동물과 인간의 벽이 사라졌다.

제인 구달 박사 : 나는 멋진 것을 배웠다. 새들도 곤충도 문어도 지능이 있다.

최재천 교수  : 후회되는 것은 없나?

제인 구달 박사 : 물론 실수를 했다. 어려웠던 것은 침팬지 있던 곳을 떠난 몇 개월이었다. 나는 그러한 실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최재천 교수  : 자신의 꿈을 잃어버린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 주고 싶나?

제인 구달 박사 : 어릴 때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다. 나도 많은 과학 분야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젊은이들에게 나는 서두르지 말라고 하고 싶다. 잘 모르겠으면, 대학에서 벗어나서 실제 삶을 살아보고 자원봉사를 해보고, 다양한 국가에서 여러 경험을 해보라고 하고 싶다. 그러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보도록 권하고 싶다. 급하게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를 포기하면 안 된다.

송찬영 자유기고가
3sanun@daum.net
저작권자 2017-08-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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