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사람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함으로써 어떻게든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해 왔다. ‘섭씨 2도’는 이를 넘어설 경우 여러 가지 재앙이 닥칠 ‘변환점’(tipping point)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 지구는 이 한계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워싱턴대(UW)의 새로운 통계분석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금세기 말까지 2도 이하를 유지할 가능성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6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설정된 목표치(1.5도 이하)에 도달할 가능성은 1%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31일자에 발표됐다.
논문 제1저자인 애드리언 래프터리(Adrian Raftery) 교수(통계학 및 사회학)는 “우리가 분석한 바로 2도 목표는 매우 양호한 경우일 때의 시나리오”라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80년 동안 지구 전 지역에서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0~4.9도로 오를 확률 90%
이번 연구의 새로운 통계 기반 예측에 의하면 금세기에 기온이 섭씨 2.0도에서 4.9도까지 오를 확률이 90%에 이른다.
래프터리 교수는 “이번 분석은 이전에 분석한 추정치와 일치하지만 가장 낙관적인 예측은 현실화되지 못 할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생각보다 막다른 골목에 더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약(IPCC)의 최신 보고서에는 미래의 탄소 배출량에 대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 온난화 비율이 포함돼 있다. 이 시나리오는 경제 성장에 따른 ‘통상적인 사업’(business-as-usual)성 방출에서부터 화석 연료를 탈피하려는 세계적인 치열한 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래프터리 교수는 “IPCC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예측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해 했다”며, “이들 시나리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몇 개의 사례에 불과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으로서, 과학적으로 이러한 스토리텔링 접근법은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 하다”고 지적했다.

“2도 이상 올라가면 해수면 상승 등으로 피해 엄청나”
이번 논문은 그에 비해 향후의 배출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양 즉, 세계 총 인구와 1인당 국내 총생산(GDP) 그리고 탄소 집약도(carbon intensity)로 알려진, 경제활동 1달러에 대해 배출되는 탄소의 양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50년 간의 전세계 자료를 기반으로 각각의 세 가지의 양에 대한 통계적 예측을 사용해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의 중앙값이 섭씨 3.2도이며, 섭씨 2.0~4.9도가 올라갈 확률이 90%라는 것을 밝혀냈다.
논문 공저자인 다간 피어슨(Dargan Frierson) 대기과학과 부교수는 “여러 나라들은 섭씨 1.5도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인류 생활에 심각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 목표치에 찬성했는데, 실제로 섭씨 2도 이상 기온이 올라가면 극심한 열과 가뭄, 기상 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코스를 급격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산업혁명 이래 지구 평균기온은 섭씨 1도가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평균기온이 2도 올라가면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 한 엄청난 재앙을 겪게 될 지 모른다고 경고해 왔다.

아프리카 인구 증가는 온난화에 의외로 영향 적어
래프터리 교수는 이전에 세계 인구에 대한 유엔의 전망에 관해 연구한 적이 있다. 그는 2014년에 현대 통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베이지언 통계법을 이용해 세계 인구가 금세기에 안정화될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2100년까지 지구 인구는 110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세계 인구는 76억명으로 2050년이면 100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래프터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구가 많을수록 온난화도 가중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그는 그러나 인구가 온난화에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는 인구 증가의 대부분이 화석 연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파리기후협약의 실행목표도 1.5도 이하 유지에 충분치 않아”
앞으로의 온난화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탄소 집약도 즉, 경제활동 1달러당 배출되는 탄소 양이다. 최근 몇 십년 동안 여러 나리들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표준을 제정하면서 수치가 떨어지기는 했다. 이 수치가 얼마나 빨리 떨어지느냐가 온난화를 결정하는 핵심요인이다.
이번 연구는 기술의 진보와 각국이 변화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탄소 집약도 수치가 광범위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래프터리 교수는 “전반적으로 파리기후협약에 명시된 목표들은 야심적이지만 실제적인 것”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목표들이 지구 온난화 수치를 1.5도 이하로 묶어두기에는 충분치 못 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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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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