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과학을 즐긴다? 과학이 어렵고 재미없다고 과학 얘기만 나오면 진저리부터 치는 자녀들 때문에 걱정이 많은 부모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로 2017 가족과학축제에서 진행된 놀림픽(Knowlympics) 경기가 그런 현장이었다.
놀림픽, 과학원리도 알고 게임도 즐기고
‘놀림픽’이란 지식(Knowledge)과 올림픽(Olympics)이 결합된 말로, 과학실험을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참여형 경기였다. 다섯 개 종목을 릴레이로 통과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가족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었다.
다섯 개 종목은 공기의 힘을 이용해 컵 탑을 쓰러뜨리는 ‘에어캐논’과 전류가 흐르는 라인을 따라 건드리지 않고 통과하는 ‘전류레이스’, 압력을 이용해 물속에 떨어지는 보물을 찾는 ‘낙하보물찾기’, 일정 높이에서 CD를 떨어뜨려 바닥에 고리를 통과시키는 ‘CD낙하’, 가만히 서 있으면 늪처럼 빠지는 옥수수 전분액 위에서 1분간 춤을 추며 버텨야 하는 ‘매직브릿지’ 등이다.
모두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면 훨씬 더 빨리 통과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녀가 도전하는 게임이 많아 부모들은 곁에서 응원하랴 과학 원리를 알려주랴 바빴다. 특히 ‘전류레이스’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라인을 살짝만 건드려도 경고음이 울리고,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곳을 가장 먼저 통과한 김영준 학생(마포 염리초1)은 아직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전류라인을 건드리지 않고 끝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응원 속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고, 결국 가장 먼저 통과해 1등으로 결승선에 들어올 수 있었다.
영준이 아빠는 “아이가 1등 한 것도 좋지만, 이번 놀림픽 게임이 아이의 머릿속에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서 그것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즐거운 과학체험이 과학을 무조건 어려워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편견을 깨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학축제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이 많았다.
과학을 만지고 두드리며 체험으로 배워
사실 우리 삶에 과학의 힘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기초과학은 물론 유전자공학, 정보통신기술 등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 그것을 제외하고서는 우리 생활을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과학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녀들이 과학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게 부모들 마음이다.
하지만 과학학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과학을 기피하는 학생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직접 만지고, 두드려 보는 체험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극저온의 세계’라는 체험에서 아이들은 ‘액체질소’라는 이름은 몰라도 과학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손으로 느끼고, 입으로 맛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터지기 직전까지 풍선을 불었다. 그 풍선을 액체질소가 있는 통에 넣었더니 순식간에 쪼글쪼글하게 줄어들었다.
왜일까?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액체질소로 인해 영하 195도까지 온도가 내려가면 풍선 속에 공기들이 추워서 서로 꼭 껴안게 되니까 부피가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금방 이해가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체험부스 운영에 함께한 김민철 씨는 “과학교육을 전공하면서 아이들에게 과학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기초과학이론을 이용해 과학 체험활동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7-04-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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