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16-12-09

그린란드 빙하가 녹고 있다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 6m 상승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 달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20도나 높은 고온현상을 기록하면서 지구 각지의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극 찬공기 덩어리를 가둬놓고 있는 제트기류에 파동이 생겨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면 우리 나라에는 반대로 이상 한파가 찾아올 수 있다.

북극권의 고온현상은 무엇보다 대규모 빙상이 있는 그린란드에 영향을 미쳐 해수면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린란드를 덮고 있는 빙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보다 네 배나 크고, 이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지구 해수면을 6m나 상승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지구온난화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가고 있는 데는 이 그린란드 빙하 해빙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 과학자그룹은 알루미늄과 베릴리움 동위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해양 침전물을 분석해 그린란드 동부에서 지난 750만년 동안 심한 빙하 침식 현상이 일어났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8일자에 발표했다.

6월에 그린란드 타질라크(Tasiilaq) 부근 남동 해안에 빙상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조각들이 떠돌고 있는 모습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6월에 그린란드 타질라크(Tasiilaq) 부근 남동 해안에 빙상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조각들이 떠돌고 있는 모습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수백만년 간의 빙하 침식물 동위원소로 분석

과학자들은 750만년 동안 그 지역에서 진행된 빙상의 침식 동역학을 재구성해 이 빙상이 미래의 간빙기 온난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해 봤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와 버몬트대, 보스턴대(BC) 및 런던 임페리얼대 협동연구팀은 침식작용으로 그란란드 대륙에서 깎여져 나와 해안에 쌓인 침전물을 분석한 결과, 이 침전물들이 타임 캡슐과 같이 빙하의 활동과정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린란드의 초기 빙결에 관해 알려진 지식은 대부분 해양 퇴적물로부터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일부 기간에 한정돼 있거나 부분적이고 불확실하며 모순되는 내용까지 있는 것이 문제다.

빙산 잔해가 처음 출현한 때로 따져보면 동그린란드의 빙하는 약 750만년 전 그린란드 해안에 처음 나타난 것으로 보여지나, 해안가 모래알의 표면 질감을 분석하면 그린란드 빙결은 이미 1100만년 전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버몬트대 지질학자인 폴 비어맨 교수가 그린란드 동부해안에서 퇴적물이 들어있는 얼음덩어리를 들고 있다.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버몬트대 지질학자인 폴 비어맨 교수가 그린란드 동부해안에서 퇴적물이 들어있는 얼음덩어리를 들고 있다.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동그린란드 빙상 수백만년간 기후 변화에 반응해

논문 제1저자인 버몬트대 폴 비어맨(Paul Bierman) 교수는 “동그린란드 빙상은 지난 750만년 동안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홍적세 중기에서 말기까지 그린란드는 대부분 얼음으로 뒤덮였고 빙상은 주요 기후 변동에 따라 얼음이 없었던 맨 땅으로까지 확장됐다”며, “이것은 동그린란드 빙상이 지구 기후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반응해 왔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설명했다.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수전 짐머맨(Susan Zimmerman) 박사팀은 이 연구소의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사용해 해안 퇴적물 중심에 있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조각 속의 석영 모래에서 발견된 베릴리움(Be)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대륙에서 흘러내려 바다 밑에 쌓인 퇴적물의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그린란드가 과거의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했으며, 따라서 미래의 기후 변화에는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극지 연구가인 버몬트대 앨리스 넬슨(Alice Nelson)과 임페리얼대 딜런 루드(Dylan Rood), 보스턴대 제레미 샤쿤(Jeremy Shakun) 박사가 그린란드 쿨루숙(Kulusuk) 부근의 얼어붙은 만을 지켜보고 있다.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극지 연구가인 버몬트대 앨리스 넬슨(Alice Nelson)과 임페리얼대 딜런 루드(Dylan Rood), 보스턴대 제레미 샤쿤(Jeremy Shakun) 박사가 그린란드 쿨루숙(Kulusuk) 부근의 얼어붙은 만을 지켜보고 있다. Credit: Joshua Brown/University of Vermont

우주선 핵종으로 땅 표면 노출 확인

암석이나 모래, 땅에는 우주에서 날아온 핵종이 존재하고 이 농도를 분석하면 땅 표면이 노출된 역사를 알 수 있다. 우주 광선들은 끊임 없이 지구로 쏟아져 내리며 알루미늄과 베릴리움 동위원소를 만들어낸다.

그 생성 속도와 핵종 농도는 지표 위 수 미터 안에서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데, 만약 얼음이 땅 위를 덮는다면 기저 암석에서 우주 핵종 생성은 중단돼 버린다. 이후 빙하 침식작용이 일어나면 먼저 우주선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지표 물질을 깎아내고 이어 동위원소 농도가 점차 낮아지는 순서대로 파내게 된다.

빙상의 온도 조건에 따라 빙하가 땅을 침식하고 깎여진 암석과 퇴적물을 모아 운반하는 능력이 달라지게 된다. 온난 상태(Warm-based)의 얼음은 효과적으로 바위를 침식해 연안으로 퇴적물을 운송하는 반면 차가운 상태의 얼음은 빙점 아래에서 빙상으로 동결돼 버려 일반적으로 침식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로 인해 땅의 모습은 얼음 속에 묻혀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다. 이런 이유로 이번 연구에서 동위원소 기록은 온난한 상태였던 빙상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비어맨 교수는 “퇴적물 중심에서 베릴리움과 알루미늄 동위원소 측정을 통해 과거 빙상의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좀더 분명하게 알아내고, 미래 간빙기 온난화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지난 수백만년 동안 해빙 현상이 확대되고 완벽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12-09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