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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6-06-21

인공 광합성, 상용화 길 열었다 박테리아 활용··· 바이오매스 전환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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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은 햇빛을 받은 식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성장에 필요한 포도당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현상으로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에너지 생산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광합성 현상을 인류는 언제부터 알게 됐을까? 식물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하여 산소를 만든다는 사실은 이미 18세기부터 알고 있었지만, 광합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포도당 생성 과정은 지난 1945년 미국의 화학자였던 ‘멜빈 캘빈(Melvin Calvin)’ 박사에 의해 발견되었다.

광합성을 위한 엽록체를 포함한 식물세포의 현미경 사진 ⓒ wikipedia
광합성을 위한 엽록체를 포함한 식물세포의 현미경 사진 ⓒ wikipedia

그 뒤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무한한 에너지 생산 기술을 모방하기 위해 ‘인공광합성’ 연구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볼 때, 자연의 광합성 결과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이 연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인류가 안고 있는 환경 및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인공광합성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그런 노력에 부응하는 인공광합성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진이 기존의 인공광합성 과정에 유전자 조작 박테리아와 새로운 촉매를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 방법을 활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10% 정도 향상되어 인공광합성의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기존 인공광합성 기술에 박테리아 활용

하버드대의 인공광합성 프로젝트는 '다니엘 노세라(Daniel Nocera)' 교수가 이끌고 있다. 그는 과거 MIT대 시절에 광촉매를 이용하여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기본적인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얻는 수소도 친환경 에너지원이기는 하지만, 저장과 수송이라는 면에서 볼 때 수소는 대단히 불안정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가 가져야 할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가 저장과 수송이 쉬워야 한다는 점인데, 수소는 그런 점에서 볼 때 낙제점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노세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기존 인공광합성 과정에 수소를 대량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박테리아인 ‘랄스토니아유트로파(Ralstonia Eutropha)’를 활용하여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인 이소프로판올(Isopropanol)을 만드는 과정을 구상했다.

광합성 과정을 모방한 인공광합성에 대해 설명하는 노세라 교수 ⓒ Harvard.edu
광합성 과정을 모방한 인공광합성에 대해 설명하는 노세라 교수 ⓒ Harvard.edu

이소프로판올의 정식 명칭은 ‘이소프로필알코올’로서 ‘(CH3)2CHOH’의 화학식을 가진 프로판올의 이성질체다. 주로 소독제나 방부제의 원료로 사용되지만, 가연성이어서 연료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이 이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기존의 인공광합성 과정에 적용해 본 결과, 투입된 태양에너지량에 대비하여 1% 정도의 바이오매스 전환율을 기록했다.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었지만, 상용화 측면에서 보면 턱없이 작은 수치였다.

인공광합성이 상용화되려면 태양에너지를 100%로 봤을 때, 바이오매스로의 전환율이 10% 정도는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인공광합성의 상용화를 가로 막는 요인이 바로 ‘효율성’인 만큼 연구진은 전환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방법에 착수했다.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도움줄 수 있어

하버드대 연구진은 당초 기대에 못미친 전환율의 원인을 박테리아와 촉매에서 찾았다. 수소 흡수율이 더 높은 박테리아가 필요했고, 이들 미생물의 생존에 위해를 주지 않는 촉매가 필요했던 것.

연구진은 우선 수소 흡수 능력이 높은 박테리아의 확보를 위해 유전자를 조작했다. 그리고 촉매도 기존에 사용하던 니켈과 몰리브덴, 그리고 아연으로 이루어진 촉매 대신에 코발트와 인으로 이루어진 촉매로 교체했다. 기존 촉매의 경우 반응 시 나오는 반응성 산소가 박테리아에게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테리아로 채워진 반응기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바이오매스를 생산한다
박테리아로 채워진 반응기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바이오매스를 생산한다 ⓒ Harvard.edu

그 결과 1%대에 머물렀던 바이오매스의 전환율이 10% 정도로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노세라 교수는 “당초에는 에너지 효율 향상 목표를 5%로 뒀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물론 효율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해도 비용과 대량 생산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게된다. 하지만 이 문제마저 극복하게 된다면 태양에너지의 이용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노세라 교수는 “인공광합성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인구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 같은 곳이 엄청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6-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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