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나 풍력에너지 같은 친환경 에너지들은 오래 전부터 미래의 에너지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엄청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효율 면에서 아직 화석연료를 대체하지 못해 인류의 주력 에너지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친환경 에너지 중에서도 태양열 발전과 조류(tide) 발전에 대해 기존 방식보다 효율 면에서 훨씬 우수한 신개념 발전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방식보다 리시버 온도를 올려 효율성 높혀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phys.org)은 지난 1일자 기사를 통해 미 샌디아(Sandia) 국립연구소의 연구진이 기존의 태양열 발전 방식보다 효율을 크게 높이면서도, 동시에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문 링크)
‘고온 낙하 입자 리시버(high temperature falling particle receiver)’라는 이름의 이 새로운 기술은, 상당한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모래와 같은 세라믹 입자를 열전달 물질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태양열 발전의 경우는 솔라 타워(Solar Tower)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태양에서 보내온 열이 여러 개의 거울에 반사되면서, 솔라 타워 위의 리시버(receiver)라 불리는 곳에 모아져 에너지를 만든다.
이 방식의 문제는 리시버가 간혹 고열에 의해 녹아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솔라 타워 방식은 리시버의 온도를 섭씨 600℃ 정도에서 더 올리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에 고온 낙하 입자 리시버 기술은 독특하게도 금속이나 혹은 다른 내열성 소재 대신 모래 같은 세라믹 입자를 커튼처럼 떨어뜨리면서, 여기에 열을 흡수되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장시간 고온에 견디는 대신에, 짧은 시간이지만 고온으로 달궈진 입자를 사용하여 발전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식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리시버를 냉각시키는 일과 리시버에서 열을 교환기로 옮기는 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떨어지는 세라믹 입자에 태양열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고온에 견디는 반응기를 별도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샌디아연구소의 설계엔지니어인 조슈아 크리스챤(Joshua Christian)은 “중력에 의해 흘러내린 세라믹 입자는 열교환기에서 물을 증발시킨 후 다시 모래시계처럼 아래에 있는 저장 탱크로 흘러 내려가게 된다”라고 설명하며 “이후 이 입자는 다시 태양열 타워의 꼭대기로 자동으로 운송되어 뜨거운 태양열을 받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새로운 발전 방식은 리시버의 온도를 섭씨 1000도까지 올릴 수가 있어서 에너지효율을 크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효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수준의 발전소에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단가를 더 낮출 수 있게 된다.
상용화되면 영국 전체 전력의 5%까지 공급
신개념의 친환경에너지 발전이 태양열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적용되어 왔던 조류 발전도 영국의 과학자들과 에너지 전문기업에 의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기즈맥'(Gizmag)은 지난 5일자 기사를 통해 해수의 흐름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브리스톨 해협(Bristol Channel) 바다 밑에 독특하게 생긴 발전기의 설치가 검토 중에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실현이 된다면 영국 전체 전력의 5%를 공급할 수 있는 막대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 링크)
THAWT(Transverse Horizontal Axis Water Turbine)라는 이름의 이 조류 발전기를 처음 개발한 곳은 옥스퍼드 공과 대학이다. 실험실에서만 타당성 검토를 마친 채 한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이 프로젝트에서 케플러에너지(Kepler Energy)라는 에너지 전문 기업이 상용화 가능성을 발견했다.
해안에 방파제를 설치한 뒤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조력발전과 달리, 댐이나 방파제의 설치 없이 오로지 빠른 해수의 흐름만으로 바다 속에 설치한 터빈을 돌림으로써, 더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조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케플러에너지사의 관계자는 “바닷물을 가두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물의 흐름이 자유로워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하며 “건설비용도 거대한 방파제나 댐을 건설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게 든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예상에 의하면 30메가와트(MW)급 발전 설비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2500억 원 규모로서, 해협을 가로지르는 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플러에너지사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경제성이다. 일단 설치만 완료되면 추가로 드는 연료비가 없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의 추정에 의하면 조류 발전을 통한 발전단가가 MWh당 17~21만원으로 해상 풍력발전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07-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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