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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조행만 객원기자
2015-02-27

바다와 똑같은 실험 환경 만든다 심해공학 수조 건설 첫 삽…해저환경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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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능력에 한계는 없다. 연구실 내부에 바다를 만들어 실험을 하는 세상이 됐다. 비록 갈매기와 고래들은 없지만 바닷바람과 파도 그리고 조류도 존재하는 인공바다가 연구동 건물 안에 창조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심해공학 수조 건설의 첫 삽을 뜨는 행사가 지난 13일 부산시 강서구 생곡산업단지에서 서병수 부산시장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250여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는 2016년 완공될 심해저 해양공학수조 조감도.  ⓒ 부산시청 제공
오는 2016년 완공될 심해저 해양공학수조 조감도. ⓒ 부산시청 제공

심해공학 수조는 조류, 파도, 바람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심해저 자원개발용 해양플랜트의 운동 특성을 축소된 모형을 이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해양플랜트산업의 핵심 인프라 시설을 말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대덕 단지에 있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내 해양공학수조와 빙해수조가 있었지만 수심이 낮고 면적이 작아 큰 구조물은 그동안 해외 대형수조 운영사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내년도에 완공될 이 심해해양공학 수조는 길이 100m, 너비 50m, 깊이 15m 규모로 기존의 수조보다 훨씬 크고, 여기에다 수조바닥으로부터 깊이 35m짜리의 인공구덩이(Pit)를 만들어 최대 수심 3000m의 심해환경을 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양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해양 환경의 특성상, 파도, 바람, 그리고 조류 등에 의해 끊임없이 외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를 해양플랜트의 설계단계에서부터 정밀하게 평가해 대비하지 않으면 대형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부산시 관계자는 “심해 3000m까지 심해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수조 중앙에 깊이 50m의 피트와 조파장치, 조류발생장치, 바람발생장치, 수심조절장치, X-Y 예인전차 등이 구축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인공 바다에는 실제 바다에 존재하는 해풍과 파도 그리고 조류와 비슷한 해양환경이 조성된다.  

예측 불가능한 해양 사고  

1988년 7월 6일 아침 북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해상 유전 시추시설인 파이퍼 알파(Piper Alpha)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부들이 안전밸브 점검을 위해 보조 펌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저녁 늦게 제1 펌프가 고장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시추 기사들은 절반쯤 해체된 펌프를 가동시켰다. 결국 가스가 새면서 불이 붙었고 폭발했다. 일반적으로, 가스 시추시설은 방어벽을 설치해서 폭발물을 보관하지만 파이퍼 알파의 경우, 위험 물질을 제어실과 너무 가깝게 배치해 폭발과 동시에 제어 기능이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엄청난 양의 해수를 끌어오도록 설계된 소방펌프는 잠수부들이 펌프 입구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안전장치 때문에 자동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제어실이 이미 폭발로 인해 파괴된 상태에서 상황은 완전히 통제 불능이었다.  

가뜩이나 근처의 다른 시추시설은 화염에 휩싸인 파이퍼 알파 쪽으로 계속 석유와 가스를 퍼 올렸다.  이 가스가 폭발하면서 에펠탑 절반 높이의 불덩이가 굴착 플랫폼을 에워쌌다.  

이 폭발로 인해 근처 배에 타고 있던 구조대원 두 명과 그들이 물에서 구조한 시추시설 인부들까지 총 167명이 사망했다. 파이퍼 알파는 3주간을 탄 후, 본래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녹아내렸다.  

이 사고는 조선해양플랜트 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이렇듯 바다에 떠있는 조선해양플랜트는 바람, 파도 조류 등 기후변화와 폭발, 화재 등 돌발사고 등에 의한 선체 또는 구조물에 가해지는 변형에 의해 최악의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해저의 외력환경은 끊임없이 해양 플랜트에 영향을 미친다.  ⓒ 해양수산부
심해저의 외력환경은 끊임없이 해양 플랜트에 영향을 미친다. ⓒ 해양수산부

실제 해양환경 그대로 모사  

오늘날 해양공학 실험에서 없어선 안 될 장비가 바로 실험수조다. 특히 심해저 해양공학 수조는 망간 단괴, 하이드레히트 등과 같은 미래의 에너지 자원들의 이용과 개발이 강조되면서 해양공학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실험 장비가 됐다.  

전문가들은 “해양환경을 잘 이해해야 안전하고 경제적인 개발이 될 수 있는데 실제적인 파도와 조류 그리고 바람의 세기 등과 같은 해양외력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이의 실현이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비선형 구조 즉, 선박 또는 대형 플랜트에 가해진 힘에 의해 직선 형태가 아닌 복합적 형태의 변형이 일어나면 돌발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 공학자들은 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구조물의 기둥 설계, 철판과 철근의 치수, 방화벽 등과 같은 구조설계를 연구한다. 이때 필수적으로 중요한 것이 실험 수조다. 이 수조에 의한 사전 실험을 통해 심해저와 같은 극한환경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나타나는 예측 불가능한 구조 변형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다.  

나아가 최근 실험수조의 활용은 선박의 저항, 추진, 운동성 예측 및 해양구조물의 환경 외력 산정, 운동 특성 산정이라는 종래의 틀에 국한하지 않고, 수조를 이용한 계류 문제, 조류와 파도의 상호작용에 의한 파랑 변형의 해석 등 다양한 문제를 상정해 실험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양공학 수조에는 조류발생장치, 조파장치, 바람발생장치, 수심조절장치 등 해양 환경을 그대로 모사하기 위한 환경재현설비와 예인전차, 보조전차 등 조선해양플랜트 연구 장비를 탑재, 연구개발, 성능평가/시험인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조류발생장치의 경우, 실험수조 내부에 설치해 국부적으로 실제의 해상 상태의 조류를 구현한다. 이에 스러스트의 작동에 의한 확산식 닥트 및 정류장치를 통해 일정 유속의 조류를 발생시키도록 만든다. 아울러 조류 방향을 임의로 조절 가능토록 조류장치를 모듈화시켜서 수조바닥에서 수평이동이 가능하게 만든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5-0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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