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일컫는 ‘수포자’ 문제가 심각하다. 수학‧과학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실력은 세계 1~2위로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수학에 대한 흥미도와 자신감은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수학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수학실력이 좋은 학생들도 많지만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얘기다.
이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사이언스TV는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통해 수학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수학교육의 궁금증을 풀어가면서 해결하기 위한 ‘부모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수학콘서트’를 마련했다.
지난 17일 ‘Ask Math! 학부모 소통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된 수다학(풀기 힘든 수학을 수다로 술술 풀어낸다!) 수학콘서트에는 2009년 개정교육과정 수학교과용 도서를 집필한 안병곤 교수(광주교대)와 전국수학교사모임의 회장인 이동흔 교사(숭문고)가 강연자로 나서 효과적인 수학 학습법에 대한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높은 선행학습 의존도가 수포자 양산의 주범
먼저 안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80%가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선행학습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과목이 바로 수학”이라며 이처럼 많은 학부모들이 수학 선행학습에 집착하는 까닭은 수학의 경우 한번 진도를 놓치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수학의 연결성인데, 덧셈부터 로그(log)까지 한 개념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 중간의 하나라도 놓치게 되면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며 안 교수는 “수학의 연결성을 놓치지 않으려면 기초적인 개념 이해부터 차근차근히 쌓아가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무작정 문제풀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교과서에 나와 있는 수학적 용어부터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중학교에 가면 수포자가 점차 늘어나게 되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급증하게 되는데 이처럼 수포자 양산의 주범이 바로 선행학습”이라고 지적하면서 안 교수는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 중시해 문제풀이에만 매달리는 선행학습은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창의성을 잃게 할뿐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의 기억을 연구한 에빙하우스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무엇을 배운 후 10분이 지나면서부터 잊기 시작해서 1시간 후 50%를, 1일 후에는 70%를, 1달 후에는 80%를 잊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 교수는 “선행학습보다는 복습학습이 배운 것을 오래 기억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듯 수학공부방법도 달라야
다음 강연자로 나선 이동흔 교사는 먼저 “수학공부를 잘하려면 아이들의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부모들의 침묵하는 마음’을 제안했다. 즉 아이들과의 갈등상황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에 있어서 부모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침묵하는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이동흔 교사는 “사람마다 갈등요소가 나타날 때 대응하는 방법이 다른 것처럼 수학공부 방법에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며 우리 아이 성향에 따라 △A형- 활동적인 스터디그룹형 △B형-규칙적인 유형학습형 △C형-집중적인 탐구학습형 △D형-관계적인 칭찬형 등 4가지 유형으로 수학공부법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틀에 박힌 공부를 싫어하는 A형은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그룹으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B형은 자신이 세운 계획을 이루지 못했을 때 큰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에 꼭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C형은 싫어하는 과목도 공부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며 사소한 칭찬에 행복해하고, 조그만 질타에도 화를 내는 D형의 경우는 칭찬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날 강연 내용은 YTN-사이언스TV를 통해 오는 7월 7일과 14일 오전 10시에, 2회분으로 나뉘어 방영될 예정이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4-06-18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