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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3-10-22

‘리사이클링’에서 ‘업사이클링’으로 폐기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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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그대로 재활용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freephoto
환경 오염이나 자원의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로, 최근 들어 버려지는 물건들을 재활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재활용, 즉 리사이클링(Recycling)은 재활용하는 물건을 원래의 용도로 다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폐지를 모아 다시 재생지나 휴지의 재료로 쓰거나, 빈 깡통을 재질별로 분류하여 고철이나 알루미늄 등의 소재로 환원시켜 사용하는 것이 바로 리사이클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리사이클 방식의 재활용은 버려지는 물건들은 엄청나게 많은 반면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버려지는 물건들에 창의력과 디자인을 더해 완전히 새롭고도 높은 가치를 가진 물건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말한다.

폐기물의 가치를 높여주는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폐기물들을 가치 상향형의 재활용을 통해 기존보다 더 좋은 품질, 더 높은 수준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폐타이어를 재활용할 경우 기존의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폐타이어를 가방이나 신발 또는 가구 등의 새로운 물건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으로서, 폐기물의 처리 목표를 단순하게 재활용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넘어 가치 상향형의 재활용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업사이클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있는데, 바로 스위스의 업사이클링 전문 업체인 프라이탁(Freitag)이다.

▲ 방수천막을 재활용하는 프라이탁의 공장 전경 ⓒFreitag

이 회사를 설립한 프라이탁 형제는 비가 오거나 습한 날씨에도 스케치북을 안전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버려진 트럭의 방수 덮개로 가방을 만들게 되었다. 그들이 제작한 메신저백(Messenger Bag)을 본 사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이들 형제에게 제작을 요청했고, 이런 관심들이 모여져 오늘날의 프라이탁이 만들어졌다.

자동차의 방수 덮개와 에어백은 가방의 천으로 사용되고, 안전띠는 가방 끈으로 활용되며, 고무는 폐타이어에서 얻는다. 모든 제품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격은 20만~70만 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현재 전 세계 350개가 넘는 매장에서 연간 500억 원어치 이상의 가방이 팔리고 있다.

‘인간과 지구를 보호하면서 착한 이익을 얻는다’라는 프라이탁의 기업 철학은, 1년에 30만 개의 가방을 만들면서 여기에 사용되는 방수덮개 20톤과 자전거 타이어 7만5천 개, 그리고 안전띠 2만5천 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현실에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발을 만드는 회사인 인도솔(Indosole)과 가방을 제작하는 사이클러스(cyclus), 폐항공기의 장식물을 활용하여 가구를 만드는 업체 등 ‘환경’과 ‘인간’을 지향하는 업사이클링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성까지 변화시키는 최근의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은 프라이탁의 사례에서 보듯 기존의 폐기물을 물리적으로 가공하여 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첨단 기술이 업사이클링에 적용되면서, 기존의 폐기물과는 전혀 다른 화학적으로 변화된 물성을 가진 제품이 탄생하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는 미국의 아르곤 국립 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가 버려지는 비닐봉투나 폐기용 플라스틱(waste plastic)을 활용하여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 중 하나인 탄소 나노튜브로 전환하는 업사이클링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화학자인 빌라스 간파트 폴(Vilas Ganpat Pol) 박사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igh-density polyethylene)이나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low-density polyethylene)을 더욱 가치 있는 다중 벽의 탄소 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폴 박사는 “초산코발트(cobalt acetate)를 이용하여 2시간 동안 약 700°C에서 HDPE 또는 LDPE를 가열하여 나노튜브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혼합물을 점진적으로 냉각시켰다”며 “600°C 이상에서부터 플라스틱 내의 화학 결합이 완전히 분해되면서, 다중 벽의 탄소 나노튜브가 촉매 입자의 표면에 생성됐다”고 소개했다.

▲ 폐기물인 LDPE를 가열하여 탄소 나노튜브를 만든다 ⓒArgonne N.L

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HDPE나 LDPE를 가열하여 만든 탄소 나노튜브는 아직 많은 촉매를 필요로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방법들 중에서는 가장 저렴하고 환경 친화적인 탄소 나노튜브 제조방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폴 박사는 “만들어진 코발트(cobalt)를 감싸고 있는 탄소 나노튜브를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극 물질로 사용한 결과, 우수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아르곤 연구소의 연구진이 개발한 탄소 나노튜브의 용량은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나노튜브들보다 더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영국 레딩대 소속의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 전문가인 죠프리 미셀(Geoffrey Mitchell) 박사는 “아르곤 연구소가 개발한 업사이클링 기술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부가 가치의 전자재료로 만들어주는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미셀 박사는 “회수할 수 없는 촉매로 고가의 코발트를 사용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며 “시스템의 규모가 커질 경우 운영이나 유지관리 면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폴 박사는 이 같은 미샐 박사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했지만, 그가 제안한 나노튜브를 사용하는 배터리의 유형은 이미 코발트를 재활용하는 등 금속 회수 공정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10-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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