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3-02-26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지질유적 울릉도, 독도, 제주도의 지질학적 가치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 20일 환경부는 울릉도, 독도 및 제주도에 대한 국가지질공원 인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국가지질공원이란 지질학적으로 중요하고 교육가치가 높은 지질 명소를 보존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관리하는 제도로서, 지난해부터 ‘자연공원법’의 개정으로 시행된 이래 울릉도, 독도 및 제주도가 처음으로 인증받았다.

지질공원 인증 기간은 4년간이며, 이후 4년마다 재평가를 받아 재인증하게 된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및 관리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생태관광 자원화를 위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도록 추진해 국가 브랜드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국가지질공원망 운영, 신규인증 등 지원업무와 세계지질공원 인증 과정에서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되는 국가지질공원사무국이 서울 공덕동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개소했다.

그럼 울릉도, 독도, 제주도에는 과연 어떠한 지질학적 가치가 숨어 있는 것일까. 우선 독도의 경우 이번에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울릉도 및 제주도보다 훨씬 오래 전에 형성된 섬으로서, 해저산의 진화과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지질 유적이다.

▲ 독도의 삼형제굴바위 ⓒ국토지리정보원

독도가 형성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50만년 전~250만년 전인 신생대 3기 플라이오세 기이다. 그에 비해 울릉도는 약 250만년 전~1만년 전, 제주도는 120만년 전~1만년 전에 형성되었다.

규모면에서도 독도는 울릉도보다 훨씬 크다. 외형적인 면적만 따지면 울릉도의 면적(73㎢)이 독도(0.817㎢)보다 무려 390배나 넓다. 그러나 물속으로 들어가 섬을 구성하는 해저 땅덩어리의 면적을 비교해 보면 결과는 정반대다. 울릉도는 해저 기반의 너비가 좌우로 25㎞인데 비해 독도는 해저 기반의 너비가 50㎞에 가깝기 때문이다.

원래 독도는 동도와 서도가 한 덩어리로 이어진 원형 모양의 화산섬이었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흐르며 파랑에 의해 동도와 서도로 나누어졌다. 사실 독도는 심해로부터 2천여m 높이로 솟구친 3개의 해산 중 제1해산의 중심 일부분만이 바다 위로 볼록 튀어나와 있다. 제2, 제3 해산의 정상은 수면에서 60~200m 아래에 있다.

이처럼 해저산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오랜 세월 동안 파식 및 침강 작용에 의해 원래 모양을 간직하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해저산의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독도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지질유적이자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독도에서는 매년 새로운 생물종의 발굴이 이어지고 있으며, 독특한 서식 환경이 생물들에게 지속적인 변화와 진화를 만들어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 29일 대구지방환경청이 발표한 ‘2012년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과 자생식물 유전자분석’ 결과에 의하면, 지난 5년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해 현재까지 총 88종의 미기록종이 보고되었다는 것.

이번 조사에서도 기존 연구문헌 등에 기록되지 않은 쇠부리슴새, 박새 등 조류 2종과 곤충인 초록좁쌀먼지벌레 등 총 3종의 미기록 생물 3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또 독도에 서식하는 10종의 식물에 대한 기초유전자분석 결과 괭이밥, 질경이, 바랭이 등 3종에서 개체변이 현상이 발견되는 등 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양섬, 울릉도

울릉도는 동해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없는 대양섬으로서, 세계적으로 하와이 등 몇 안 되는 대양섬 중의 하나이다. 더욱이 지질학적으로 짧은 역사를 지녀 세계의 대양섬들 중에서도 매우 젊은 대양섬에 속한다.

총 5차례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섬인 울릉도에는 조면암이나 현무암 같은 화산암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이화여대 김규한 교수팀은 이례적으로 울릉도에서 화강암 조각을 대량으로 발견했다. 더구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 결과, 그 화강암의 나이는 62만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것으로 밝혀진 것.

이런 이유와 더불어 울릉도에는 육지에서 들어와 그곳의 독특한 환경에 적응한 특이한 특산식물들이 많아 세계 식물학계로부터 진화생물학 연구 대상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울릉도에는 8점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690여 종의 곤충류와 560여 종의 식물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해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울릉도 내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는 특이한 지질층과 광천수, 폭포 등이 있어 울릉도의 형성 과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울릉도, 독도 국가지질공원은 총면적 127.9㎢(육상 72.8㎢, 해상 55.1㎢)로 울릉군 전 지역이 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으며, 코끼리바위, 봉래폭포, 독도에 위치한 삼형제굴바위 등 23개소가 지질명소로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 등 213억원을 투입해 추진중인 울릉도 지질자원의 관광자원화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화산섬 지질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박물관섬

제주도는 이미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아 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지질명소로 선정된 곳은 성산일출봉, 한라산, 만장굴, 서귀포층, 천지연폭포, 대포 해안의 주상절리, 산방산, 용머리, 수월봉 등 9곳이다.

▲ 특별한 모양의 퇴적 지형을 이루고 있는 제주도의 수월봉 ⓒ제주도세계지질공원
관광지로도 유명한 성산일출봉은 지하에서 상승한 뜨거운 마그마가 굳은 수성화산이 해수면 위로 성장해 이루어진 희귀한 화산지형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서쪽 사면을 제외하고는 모든 외벽이 해파에 침식된 성산일출봉의 해안절벽에는 화산 분출 당시의 단층과 균열, 붕괴 상태 등 화산 내부의 지질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다.

제주도의 서쪽 해안에 위치한 수월봉의 경우 두께가 70m나 되는 퇴적층이 해안선을 따라 2~3㎞ 길게 이어진 거대한 퇴적 지형을 이루고 있을 뿐더러, 화산재가 평평하게 쌓인 일반적인 퇴적 지형과 달리 물이 흐르는 것처럼 구불구불한 특별한 모양을 하고 있는 희귀한 지형이다.

한편, 2005년 전봇대 공사를 하던 한국전력 직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총 길이 3.6㎞의 용천동굴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진귀하고 조사 가치가 높은 동굴이다. 이 동굴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이후 학술 탐사 이외에 일반 공개는 하고 있지 않은데, 동굴 끝에는 수심 13m에 달하는 호수가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2-26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