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7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 고시를 통해 중학교 체육활동 시간과 범위를 확대했다. 학교폭력, 게임중독, 왕따 등의 문제가 중학교에 집중돼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다.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체활동에 주목한 것.
일단 체육수업 시수를 주당 2~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렸으며, 6학기 내내 편성해 운영토록 권고했다. 정규 수업뿐만 아니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수도 포함했다. 내년에는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현재 학교스포츠클럽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하나인 동아리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이 학교 밖 체육시설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자체가 적극 돕고 있다. 교육청은 전문 스포츠 강사를 학교에 파견하거나 시설 이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신체활동 확산 위해 다양한 제도 마련
이른바 ‘7560+’ 활동도 장려하고 있다. ‘1주일에 최소 5일을 하루에 누적해서 6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수준 이상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을 뜻한다. 체력 증진 및 질병 예방, 비만 감소를 위해서다.
7560+과 유사한 제도로 호주의 경우 ‘신체활동 참가 권고문’을 만들었다. 5~18세 아동과 청소년은 매일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하고, 컴퓨터 게임 등 전자매체 이용은 하루 2시간 이하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청소년층에게 하루에 최소 1시간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신체능력 검사인 체력장도 58년 만에 ‘학생건강체력평가제(PAPS)’로 교체했다. 2007년 개발돼 2년간의 시범운영 후 2010년 전국 중학교에 도입했다. 학생건강체력평가제 결과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에 접속하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도 일러준다.
한편 체력단련 방법뿐만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태도와 올바른 경기를 펼치는 스포츠맨십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SK와이번스가 서울대 연구진, 인천시 체육교사들과 힘을 합쳐 만든 ‘SQ프로그램’이다.

SQ는 Sports Quotient의 약자로 스포츠지수를 뜻한다. 개인이 현재 지니고 있는 다면적 운동소양을 종합적으로 수치화한 지수다. 스포츠에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 운동을 위해 필요한 체력, 기술 발휘를 위한 운동기능 등을 평가한다. IQ, EQ와 유사한 개념이다.
SQ프로그램, 2만여 명 학생 체험
SQ프로그램은 인천 문학야구장 내에 마련된 신나는 SQ월드를 방문하면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지수를 측정해주고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해준다. 심리 및 정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스포츠를 통한 문제해결 방법도 일러준다. 개인별 맞춤 체력증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올해만 벌써 66회 진행돼 5천여 명의 초·중·고 학생이 다녀갔다.
학교에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SQ 교실’도 있다. 스포츠지수 측정은 물론 야구 클리닉을 해준다. 현직 야구선수에게 직접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인 셈. SK와이번스 박희수 선수는 지난 6월 인천 마전초등학교를 방문해 5학년 250여 명의 학생들에게 타격법 및 수비법과 공을 던지는 방법 등을 가르쳐줬다.
정주식 마전초 교사는 “체육교과를 대체하는 수업이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했다”며 “SQ가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과부의 인증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교과서에 게재된다면 학생들도 SQ의 필요성을 좀 더 인지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비롯해 SQ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운영 경과에 대한 발표가 지난 2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있었다. SK와이번스가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해 즐겁게 배우는 스포츠교육 실현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린 것.

김미향 국민대 교수는 “SQ와 PAPS가 학생들의 체력 수준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SQ는 단순히 체력 부분만이 아닌 정서적 체험과 더불어 창의·인성 함양에 필요한 요소를 다루고 있고, 야구나 축구 등과 같은 구체적인 스포츠 활동을 포함해 재미 요소를 부각한 것이 차별점이다”고 밝혔다.
김승겸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원은 “학생들의 스포츠 참여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야구 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스포츠로 확대되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학문적으로 효과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오자왕 박사는 “학교 인근지역 협력모델로서 좋은 사례고 기업의 교육기부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SQ를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방안, 프로그램의 내실화 및 표준화, 다각화,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평했다.
- 권시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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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1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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