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은 둘 다 어렵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 삶에 공존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예술과 과학의 만남은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연구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지난 20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대전본원에서는 내부 직원들을 위한 리더십콜로키움이 진행됐다. KBSI의 리더십콜로키움은 연구원들의 창의적 리더십을 고양하기 위해 진행되는 강연으로,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 다양한 자문을 얻는 시간을 가진다.
이날 제14회 콜로키움에는 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강연을 진행,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기초연 연구원들과 소통했다.
중요한 것은 '시선'
학부 시절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원광연 교수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CT(Culture Technology)의 창시자다. 세계 최초로 CT의 개념을 정립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문화부의 지원으로 카이스트 내에 CT 대학원을 설립, 2010년까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기초연 직원들과 마주한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의 접목이 주목을 받았다. 기업에서는 인문학 강의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는 인문학의 열기가 지난 몇 년 전보다 사그라지긴 했으나, 분명 과학에 종사하는 우리에게 예술·인문학과의 소통은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인문학과 향기라는 단어는 매우 적절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공학’과 ‘향기’라는 단어의 관계는 어떠한가. 얼마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질문을 했더니 두 단어가 어울린다는 학생은 아무도 없더라. 맞다. 오기가 없으면 연구를 할 수 없고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계속하는 건 분명 독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향기를 냄으로써 과학연구를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예술을 서로 다른 범주로 생각하지만 우리의 일상에는 꽤 가깝게 이 두 분야의 융합 사례가 존재한다. 가장 친근하게는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 예다.
원광연 교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감독이지만 두뇌가 매우 과학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며 “그 역시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동기에 대해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우주와 심해를 탐험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예로 든 원 교수는 “결국 우주와 심해에 대한 정의에는 관찰자의 시선이 중요한 것 같다”며 연구원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 왜 필요한가
최근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슬로건은 시대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융합’이라는 단어가 큰 이슈가 되면서 가장 상반된 위치에 놓인 것으로 보이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과 예술의 융합은 왜 필요한 것일까. 이를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과학에 대한 정의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일반화되어 있지만 예술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사람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와 범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원광연 교수는 “내 나름대로 예술을 정의한다면 ‘삶=의식주+’ 중 ‘예술=’인 것 같다. 이에는 인터넷 웹서핑과 게임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예술을 클래식과 뮤지컬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술과 유사한 단어로 문화라는 개념이 있다. 문화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이는 출연연에 연구단지 문화가 있는 것으로 예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우리가 문화와 예술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삶에 놓인 과학과 예술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 논리와 감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우리의 삶에는 분명 논리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삶이 있다”고 언급한 원 교수는 “객관성과 주관성이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으며 의식주와 ‘+’가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다. 즉 과학과 예술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는 것”이라며 과학과 예술이 삶 속에 공존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필요한 것일까. 원 교수는 “창의적 두뇌 활동을 해야 하는 연구자들은 두 분야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 접점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문화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 첨단융합산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융합은 창조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광연 교수의 강연 이후에는 직원들의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기관 내부에서도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의 도시로 불리는 대전에서 예술의 접목으로 창의적 연구와 리더십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20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대전본원에서는 내부 직원들을 위한 리더십콜로키움이 진행됐다. KBSI의 리더십콜로키움은 연구원들의 창의적 리더십을 고양하기 위해 진행되는 강연으로,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 다양한 자문을 얻는 시간을 가진다.
이날 제14회 콜로키움에는 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강연을 진행,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기초연 연구원들과 소통했다.
중요한 것은 '시선'
학부 시절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원광연 교수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CT(Culture Technology)의 창시자다. 세계 최초로 CT의 개념을 정립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문화부의 지원으로 카이스트 내에 CT 대학원을 설립, 2010년까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기초연 직원들과 마주한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의 접목이 주목을 받았다. 기업에서는 인문학 강의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는 인문학의 열기가 지난 몇 년 전보다 사그라지긴 했으나, 분명 과학에 종사하는 우리에게 예술·인문학과의 소통은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인문학과 향기라는 단어는 매우 적절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공학’과 ‘향기’라는 단어의 관계는 어떠한가. 얼마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질문을 했더니 두 단어가 어울린다는 학생은 아무도 없더라. 맞다. 오기가 없으면 연구를 할 수 없고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계속하는 건 분명 독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향기를 냄으로써 과학연구를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예술을 서로 다른 범주로 생각하지만 우리의 일상에는 꽤 가깝게 이 두 분야의 융합 사례가 존재한다. 가장 친근하게는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 예다.
원광연 교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감독이지만 두뇌가 매우 과학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며 “그 역시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동기에 대해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우주와 심해를 탐험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예로 든 원 교수는 “결국 우주와 심해에 대한 정의에는 관찰자의 시선이 중요한 것 같다”며 연구원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 왜 필요한가
최근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슬로건은 시대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융합’이라는 단어가 큰 이슈가 되면서 가장 상반된 위치에 놓인 것으로 보이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과 예술의 융합은 왜 필요한 것일까. 이를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과학에 대한 정의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일반화되어 있지만 예술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사람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와 범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원광연 교수는 “내 나름대로 예술을 정의한다면 ‘삶=의식주+’ 중 ‘예술=’인 것 같다. 이에는 인터넷 웹서핑과 게임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예술을 클래식과 뮤지컬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술과 유사한 단어로 문화라는 개념이 있다. 문화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이는 출연연에 연구단지 문화가 있는 것으로 예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우리가 문화와 예술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삶에 놓인 과학과 예술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 논리와 감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우리의 삶에는 분명 논리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삶이 있다”고 언급한 원 교수는 “객관성과 주관성이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으며 의식주와 ‘+’가 있고 그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다. 즉 과학과 예술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는 것”이라며 과학과 예술이 삶 속에 공존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필요한 것일까. 원 교수는 “창의적 두뇌 활동을 해야 하는 연구자들은 두 분야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 접점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문화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 첨단융합산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융합은 창조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광연 교수의 강연 이후에는 직원들의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기관 내부에서도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의 도시로 불리는 대전에서 예술의 접목으로 창의적 연구와 리더십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2-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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