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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슬기 객원기자
2012-08-16

여름철 해파리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맹독성의 경우 호흡곤란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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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한 소녀가 해파리에 쏘여 병원에 실려갔지만, 4시간 반 만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이전에도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여 부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연평균 360명가량이 해파리에 쏘여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올 여름, 유난히 해파리 관련 사고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파리 증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

올 여름 해파리가 급증한 것에 대한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바로 '폭염'이다. 폭염으로 인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해파리 서식 지점이 심해에서 낮은 지대로 바뀌었다. 해파리는 몸이 한천질로 돼 있어 헤엄치는 힘이 약해 해풍과 조류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플랑크톤'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흐름을 타고 연안가로 몰려왔다.

▲ 특히 올 여름 해파리가 급증한 이유는 폭염으로 인해 수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Hans Hillewaert from wikipedia

하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쥐포로 잘 알려져 있는 쥐치를 비롯한 해파리의 포식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해양학자들은 무분별한 어획활동으로 인해 먹이사슬 구조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쥐치와 같은 치어들은 해파리의 새끼인 '폴립'과 동물성 플랑크톤을 놓고 먹이 경쟁을 벌인다. 폴립과 먹이 경쟁을 하다 해파리는 도태되며, 쥐치와 같은 해파리의 천적은 먹을 게 없으면 해파리를 쪼아 먹는다.

무분별한 어류자원의 남획으로 인해 쥐치, 고등어, 연어, 병어와 같은 해파리의 천적이 사라지게 됐고, 그 자리에 해파리만 대량으로 번식하고 있는 것이다. 천적이 없는 해파리는 수명을 다 누릴 정도로 오래 살고 있으며, 수온 상승과 해양 오염을 틈타서 더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 출현한 독성 해파리는 무엇인가

국내 해안에는 다양한 해파리가 나타나는데, 그 가운데 독을 가지고 있는 맹독성 혹은 강독성 해파리는 7종 정도다. 노무라입깃, 커튼원양, 유령, 야광원양, 꽃모자갈퀴손해파리 등이 국내에 출현하는 강독성 해파리다. 강독성보다 최소 5배 이상은 강한 독성을 가진 맹독성 해파리로는 작은부레관, 라스톤입방해파리가 있다.

7월 하순 정도에 비교적 독성이 약한 보름달물해파리가 사라지면 강독성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국내 해안에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동쪽 해안에서 발생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성숙하면 직경 1m 무게는 200kg를 넘는 몸집이 된다.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촉수는 독성을 띠고 있으며,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촉수의 독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중국에서도 어민 8명이 이 해파리에 쏘여 사망한 적이 있을 정도다. 새우나 물고기 등 수생 동식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며 2000년대에 들어 한국 연안에서 빠르게 증가하며 한국 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파리가 위험한 이유

해파리는 가장자리에 촉수와 감각기인 안점 및 평형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촉수의 표면에 있는 자포(刺胞)에서 독침이 나와 먹이를 잡거나 적을 공격한다. 자포독은 보통 온도가 높고, 해파리 생식선의 성숙 이전이 가장 강하다.

해파리의 독은 찔리는 회수가 많을수록 피해가 커진다. 쉽게 비유하자면, 일반적으로 강독성 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꿀벌에 여러 번 쏘인 정도의 통증이 온다. 하지만, 맹독성의 경우 그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맹독성 해파리에 쏘이면, 빨간 반점이 일어나고 가느다란 줄 모양의 상처가 발생하게 된다. 심할 경우 붓거나 열이 날 수 있고 근육이 마비되며 호흡 곤란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 등 신체적으로 약한 계층의 경우에는 더 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응급조치 방법

해파리에 쏘였을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응급조치다. 사실 아직까지 해파리 독에 대한 완벽한 치료제가 없다. 오래 전부터 독성 해파리 피해에 시달린 호주의 경우, 해독제를 만들었으나 완치 확률이 높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요원이 오기 전에 해야 하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먼저, 해파리에 쏘인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해파리가 몸에 붙어 있는 경우라면, 절대로 손으로 만져서는 안된다. 해파리 촉수에 있는 자포를 자극해 상처에 독이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쏘인 부위에 계속해서 바닷물을 흘려주면서 씻어내야 하며, 플라스틱 카드나 조개껍데기 등을 이용하여 독침의 반대 방향으로 긁어주면 독성을 제거할 수도 있다. 또한 해파리독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모래나, 온수로 찜질하면 효과적이다. 주변에 베이킹파우더가 있다면 조금씩 상처부위에 발라주면 좋다.

인위적으로 그물을 이용해 해파리를 걷어내고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무분별한 어획활동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로 인해 해파리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파리가 인체에 치명적인 만큼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슬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2-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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