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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슬기 객원기자
2012-07-25

양잠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다 농촌진흥청 잠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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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누에고치'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물의 종류인 실크를 생각한다. 누에고치를 기르는 이른바 양잠산업은 흔히 '입는 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고, 이 실을 이용해 만들어진 각종 직물로 옷을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양한 소재에서 직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과거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양잠산업은 최근 '입는 산업'에서 '먹는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액이 12%나 증가했고, 점차 기능성 첨단 식의약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만나게 될 양잠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잠사과학박물관을 찾았다.

▲ 농촌진흥청 잠사박물관은 경기도 수원시에 있으며, 농업박물관과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Science Times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양잠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볼 수 있는 표가 한 벽면을 전부 차지하고 있다. 국제 잠사업 연표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언제부터 잠사업이 시작됐는지에 대해 잘 설명돼 있다. 우리나라 잠사업은 각각 잠사관련 도서 발간년도와 주요 기관의 연혁, 잠사업에서 빠질 수 없는 뽕나무 증식 기술 개발에 대해 연도별로 정리가 돼있다.

해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먼저 잠사업을 시작한 중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잠사업이 발달한 일본의 역사에 대해 나타나 있다. 잠업학교 설립과 더불어 민간잠업 연구소 설립 등 잠사업에 관련된 굵직한 일들 역시 연도별로 정리돼 있다.

▲ (위) 실크가 이동한 경로인 실크로드를 나타낸 그림 (아래) 구름다리 옆에 심어져 있던 뽕나무 ⓒScience Times

실크로드(Silk Road)라고 알려져 있는 비단의 이동경로에 대해서도 잘 정리돼 있는데, 잠사업과 실크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에 박물관 곳곳에는 실크로드와 관련된 사진과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으로 옮겨가는 길에는 구름다리가 있는데, 구름다리를 기점으로 양쪽에 실제 누에를 키우는 데 사용되는 뽕나무가 심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뽕나무는 산에서 자라는 야생 뽕나무이며, 사진에서 보는 뽕나무는 누에를 키울 때 쉽게 사용하기 위해서 작게 키운 나무이다.

▲ 일본종 계통과 중국종 계통의 교합으로 만들어진 한국 1대 잡종의 다양한 누에를 볼 수 있다. ⓒScience Times

양잠과학관에는 근대의 양잠산업과 관련된 유물이 전시돼 있으며, 한켠에는 1950년대의 연구실도 마련돼 있다. 한국의 양잠산업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왔는데, 양잠산업의 1대 잡종은 일본종 계통과 중국종 계통을 교접해 만든 것이다. 일본종 계통은 얼룩무늬의 땅콩모양으로 건강한 것이 특징이고, 중국종 계통은 민무늬의 타원형 모양으로 실이 길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각 종의 좋은 점을 모은 한국의 1대 잡종은 얼룩무늬의 긴타원모양을 하고 있다.

또 잠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누에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누에의 해부 모형을 각각 기관, 실을 뽑아내는 실샘, 신경계로 나눠 만들었고, 누에를 키우는 데 필요한 각종 물품들도 전시했다. 알을 받는 알받이 종이부터 알누에를 뿌리는 알누에씨뿌리개, 자연이 아닌 인공으로 누에를 키울 때 필요한 인공 누에씨깨기 용구 등도 볼 수 있다.

▲ (위) 누에의 한살이를 나타내는 자료 (아래) 실제로 누에 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Science Times

견사가공 과학관은 실제로 누에가 어떤 삶을 사는지, 어떤 방식으로 실을 뽑아내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이다. 누에는 알에서부터 실을 뽑아내는 고치가 되기까지 2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4일을 한 령으로 보는데, 총 5령까지 성장하며 뽕잎을 먹고 잠을 자는 과정을 반복한다. 누에 고치가 되면 기구를 이용해 실을 뽑아낸다. 전시관 한편에서는 실제로 이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의 잠사업은 일본 다음으로 잘 발달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기술 연수를 해주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된 자료도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추운 북반구보다는 따뜻한 남반구에서 주로 잠사업이 발달됐으며, 자연적으로 잠사업이 발달한 곳도 있다.

▲ 근대양잠관에서 누에고치의 실을 이용하여 천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듣고 있다. ⓒScience Times

양잠관과 근대양잠관에서는 과거에 어떤 식으로 양잠산업이 이뤄졌는지, 또 근대에 들어와서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유물과 역사에 관련된 자료들이 정리돼 있다. 베틀을 이용, 씨실과 날실을 가지고 천을 만드는 모형이 있고, 한편에는 근대에 사용된 자동수견 견면채취기 등의 기계들이 전시돼 있다.

미래양잠관은 입는 산업에서 먹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잠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으로, 누에를 이용해 만들어진 각종 건강식품과 인체 조직 등이 전시돼 있었다. 단순히 환 종류의 약뿐만 아니라 마시는 음료나 먹는 약, 머리 염색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잠사박물관 정원은 굉장히 넓고 잘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다. ⓒScience Times

농촌진흥청 잠사과학박물관은 양잠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잘 정리해 둔 박물관이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박물관과 연계해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체험이 가능한데, 미리 예약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예약을 하지 않아도 관람은 가능하다. 예약을 할 경우에는 설명을 들으며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 밖에는 넓은 정원이 잘 정돈돼 있어, 박물관을 보고 나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2-07-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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