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녹색성장과 관련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학교 교육 현장에 보급하고 있는 초중고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3월 24일 개최한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발표회 현장을 찾아 녹색성장 체험교육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대전광역시 서구 동서대로 1063번길에 소재한 내동초등학교는 학생의 다양한 능력개발을 위해 학교특색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특색사업이란 말 그대로 학교마다의 특색을 보여주는 교육 사업을 말한다. 내동초등학교에서는 학년별로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5학년 학생들의 특색사업 주제는 ‘환경’이다. 학생들이 나서 파괴되고 있는 지구를 구하자는 것으로 이보라 교사가 학생지도를 맡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을 지도하던 이 교사에게 문제가 생겼다. 학생들이 심각한 기후변화 현상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학생들에게 맞는 체험교재가 매우 부족했다. 교사 입장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는 교육 자료들이 당장 필요했다.
학생들이 기후변화 직접 체험할 수 있어야
체험 교육 자료를 찾아 헤매던 이 교사는 얼마 후 이 문제가 내동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평소 친했던 교사들과 이 문제를 상의하던 중 지난해 10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공고한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공모’ 프로그램에 주목하게 된다.
얼마 후에는 대전 내동초등학교의 남기희, 변동초등학교의 이주은, 충남 마곡초등학교의 노영수, 신방초등학교의 임재형 교사와 녹색성장 교사연구회 ‘두발로, 투발로’를 결성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나라 투발루(Tuvalu)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이 기후변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학습교재를 만들자는 의도였다.
이 기획안은 교사연구회 공모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통과한 ‘두발로, 투발로’ 연구회는 곧 카페를 개설하고 인터넷, 책 등을 통해 투발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투발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로가 과연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맞서고 있었다. 교사 입장에서 투발로 상황을 확인하는 일이 더욱 더 필요했다. 투발로 대사관, 투발로 한인회 등과 직접 연락해 방문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1월 27일 비행기를 탔다.
첫 번째 행선지는 비행장이 있는 피지(Fiji)였다. 이곳에 있는 UPS(남태평양종합대학)을 방문해 투발로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상황이 심각했다.
투발로는 남태평양 피지 인근에 9개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면적 26㎢, 인구 약 1만2천명으로 주요 산업은 어업이다. 문제는 산호섬인 이 나라에 산호백화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온의 급격한 상승으로 산호가 하얗게 색이 변화면서 사멸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식수난에 산호섬 백화현상 등 직접 확인
1월 29일 투발로로 이동했다. 처음 한 일은 정부청사 교육부, 환경부를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지역 상황을 탐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국가적으로 대응책은 무엇인지 상황을 탐문하겠다고 밝혔다.
2월 1일부터 투발로 당국의 도움을 받아 현지 탐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생한 기후변화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산호가 죽어가는 백화현상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수온 상승으로 산호에 색깔을 주는 황록공생조류가 산호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인데 산호섬이 사라지지않기 위해 당장 산호 살리는 일이 시급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맹그로브 나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였다. 현재 섬 인근에 맹그로브 나무숲을 조성할 계획을 세워놓고 도움을 주고 있는 일본 측과 이식사업을 준비 중이다.
맹그로브 나무는 아열대 수생식물로 나뭇가지 가장자리에 생긴 새끼 나무를 통해 번식한다. 육지로부터 퇴적물이 흘러나오는 뻘과 같은 지역의 수심 1m 정도면 매우 잘 자란다. 투발로 정부는 그동안 파괴된 산호섬을 복구하는 데 이 맹그로브 나무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환경단체로는 알로파 투발로(ALROFA TUVALU)가 활동하고 있었다. 지난 2005년 대중매체 종사자, 예술가, 과학자 등 다수의 지도층들이 참여해 환경관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큰 피해를 당한 지역도 방문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전쟁을 준비하면서 미국인 활주로 건설을 위해 조성한 지역인 보르비츠는 밀물 때 바닷물이 대거 유입돼 호수가 되어 있었다. 각종 쓰레기들과 가축 오물이 뒤덮여 보기에도 참담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 부족이었다. 지하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집집마다 빗물을 받아쓰는 물탱크 3개 정도를 설치하고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해외 원조를 받아 해수 담수화 장치를 설치하고 있는데, 현재 푸나푸티에 1개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발로, 투발로’ 팀은 현지에서 기후변화 상황, 기상자료, 해수면 상승 자료 등을 다수 확보했다. 투발로 현지인, 교사, 학생, 교육부 장관까지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리고 투발로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과의 펜팔 연결을 시도했다.
현재 이들 자료들은 생생한 녹색 교육의 체험 자료들로 변화하고 있다. 투발로 현장의 생생한 자료들은 녹색성장 프로그램, STEAM(융합인재교육)에 적용 중이다. 한국교총이 진행하는 전국교육자료전에도 출품했다. 현재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을 남겨두고 있는데, 생생한 녹색자료들인 만큼 대상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 이보라 교사의 생각이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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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3-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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