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와 청송군과 경계를 이루는 보현산 정상 해발 1,124m에 자리 잡고 있는 보현산 천문대. 한국천문연구원 산하 국립 천문대 인 보현산 천문대는 1996년 4월 개관 이래 별과 성단, 은하의 형성 및 진화에 관한 연구에 주력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고분산에셀분광기(BOES)를 개발하며 외계 행성계 탐색 등 새로운 연구분야 개척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국가 천문 연구를 위한 국립 천문대인 만큼 일반인 관람객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행성 120개 발견 성과
이곳의 가장 큰 자랑은 1.8m 구경의 광학망원경과 4채널 태양 망원경(태양 플레어 망원경)이다. 이중 광학망원경은 영천 시내에 떨어져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를 갖춘 국내 최대 천체관측 장비로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보현산 천문대에서 관측된 첫 영상은 1994년 7월에 있었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 장면. 전 세계의 망원경이 이 희귀한 장면을 찍기 위해 모두 목성으로 망원경의 기수를 돌린 가운데 보현산 천문대도 충돌 장면의 성공적인 촬영에 성공했다. 이렇게 광학망원경을 이용해 국내 연구진이 올린 천문학적 성과는 하나 둘이 아니다. 지금껏 발견한 소행성만 120개나 된다. 또한 이를 토대로 광학 천문 연구분야의 논문 다수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저널에 게재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보현산 천문대의 광학망원경은 새로운 만원권 지폐에 그려지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뒷면 배경 인천상열차분야지도의 좌측이 혼천의, 우측이 광학망원경이다.
일반인 출입은 통제
현재 보현산 천문대는 광학망원경동, 태양망원경동, 코팅·공작동, 방문객센터, 연구관리동, 연구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천문대 본관 건물 앞 입구에는 유리로 된 방풍실이 있다. 바람을 막아 주는 통로 역할을 하는데 바깥쪽 입구는 항상 열려 있고 안쪽 입구는 항상 닫혀 있다.
1층에 들어서면 관측실, 간 이주방, 화장실, 분광실험실이 있으며 2층에는 기기보관실 및 BOES 분광실이 있다. 3층은 통풍실로서 열을 발산하는 망원경 전자부가 망원경 아래에 붙어 있기 때문에 관측 시 사방의 창문을 열어 자연 통풍을 유발, 열기가 4층의 망원경 돔 내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망원경의 점검 및 수리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태양망원경동의 경우 관측실과 망원경 돔으로 구성된다. 관측실에는 망원경 제어 컴퓨터 및 자료 획득 컴퓨터 가 있고 비디오 자료를 실시간 녹화 및 시청할 수 있는 비디오와 모니터가 구비돼 있다.
망원경 돔은 슬라이드식 개방형 레일을 따라 천장이 개폐되는 형태다. 망원경의 제어는 PC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위한 망원경 제어 PC는 다른 관측 기기와 독립돼 있으며 현재의 망원경 위치 및 시간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초당 1회 관측기기로 전송한다.
좌표계산 프로그램, 자동 추적 장치채용
망원경에 부착되는 관측기기는 각각의 고유한 제어 컴퓨터로 구동되는데 망원경 방위각은 남쪽이 360도며 이곳을 기준으로 ±270도까지 회전이 가능하다. 고도 축은 0~95도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실제 관측 시에는 안정을 위해 16.4~89.5도까지만 운용하고 있다.
관측자가 원하는 천체의 좌표를 적경(赤經)과 적위(赤緯)로 입력하면 망원경 제어 PC가 현재의 시간과 가대 모형을 보정, 방위각과 고도 좌표로 변환하게 된다. 이를 거친 지향 정밀도는 2초 이내다.
관측 대상의 좌표는 직접 좌표값을 입력하거나 카달로그 파일을 만들어 그 파일명과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관측 대상이 여럿인 경우 두 번째 방법이 좋은데 이 경우 기준 시간의 변경이 가능하다. 행성의 좌표계산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정확한 좌표계산을 위해서는 정확한 시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GPS 수신기가 곁들여져 있다.
이렇게 망원경 제어 PC는 네트워크로 정확한 시간을 읽는다. 이외에도 망원경은 장시간 노출을 대비, 자동 추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 추적 시야는 약 1분이며 약 10초 마다 한 번씩 전체적인 추적 상태를 점검해 보정하게 된다.
- 글: 구본혁 파퓰러사이언스 기자
- 저작권자 2011-06-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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