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 천리안 발사 등으로 항공우주과학이 전국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항공우주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행중인 웹진 카리스쿨의 콘텐츠를 주 1회 제공한다.
“청개구리가 논둑 아래로 내려오는구나. 내일은 날씨가 좋을 모양이다.”
논두렁에서 청개구리 한 쌍을 보던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날은 정말 바람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할머니가 허리를 툭툭 두드리며 “제비가 낮게 나는 걸 보니 비가 오겠구나” 하면, 다음 날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으며 터득한 지혜 덕분에 날씨를 알아맞힌 것입니다.
할머니의 지혜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청개구리의 피부는 습도에 매우 예민해서 공기가 건조해지면 습기를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공기가 건조한 것은 고기압의 영향 때문인데, 이때 화창한 날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비가 오기 전에는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지는데요. 이것을 알아챈 곤충들이 낮은 곳으로 숨게 됩니다. 제비는 이들을 잡으려고 더 낮게 날고요. 그러니 제비가 낮게 날면 곧 비가 오는 것이죠.
옛날에는 이렇게 자연을 살펴서 날씨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만으로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사람들은 날씨를 더 잘 알아맞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마침내 ‘일기도’를 만들었습니다. ‘일기도’는 바람과 온도, 습도 등을 매일 꾸준히 살펴서 만든 ‘날씨 지도’입니다. 넓은 지역에 걸쳐서 여러 가지 정보가 펼쳐져 있으니 날씨를 예상하기에도 좋죠.
천리안 활용한 기상예측
‘일기도’가 힘을 발휘하려면 정확한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온도와 바람, 습도가 어떤지 잘 알아야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여러 관측 장비와 더불어 인공위성까지 날씨를 연구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별히 날씨를 살피는 위성을 ‘기상위성’이라고 부르죠.
우선,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인 ‘천리안’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천리안’ 위성의 총괄주관연구기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기상청,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하에 개발되었으며, ‘천리안’위성은 고도 3만6천km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향후 7년간 위성통신, 해양 및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
자 그렇다면, ‘천리안’과 같은 기상위성들은 날씨를 알아맞히는 데 어떻게 활용될까요?
우선 기상위성은 지상의 모습을 찍은 뒤 전파 신호에 담아 기상위성센터로 보냅니다. 이 위성사진은 맑은 지역과 구름이 있는 지역을 구분해서 보여주는데요. 구름의 모습과 종류를 살펴보면 날씨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만약 거대한 소용돌이 구름이 나타난다면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고, 흰 연기모양의 구름이 바람방향을 따라 나타나면 산불이나 화산 폭발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 제주도 지역을 찍은 위성사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진에는 꽈배기 모양의 구름이 나타납니다. ‘카르만 소용돌이(kalman vortex)’라고 불리는 구름입니다. 이 구름은 공기가 높은 산에 부딪혔을 때 생기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에 차가운 시베리아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할 때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종종 보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한라산을 만나면서, 산 오른쪽에서 시계 반대방향,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꽈배기 모양을 만든 거죠. 이 현상이 나타나면 제주도 북쪽 지역은 춥고 바람이 붑니다. 반면 남쪽 지역에는 구름이 거의 없고 맑은 날씨가 예상되고요.
이렇게 기상위성은 실시간으로 구름 영상자료를 전해주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 갑자기 생기는 작은 날씨 변화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지역별로 기압이 어떠한지, 기압의 이동은 어떤지도 살필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비를 많이 내린 구름의 움직임을 감시해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또 태풍 구름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로 다가오는 모습과 속도도 알 수 있고요.
봄만 되면 우리나라를 찾는 ‘황사 현상’도 기상위성으로 미리 알 수 있습니다. 황사는 중국 몽골 지역에서 오는 사막의 모래바람인데요. 여기에 미세먼지와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실려 있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답니다. 위성사진에서 황사는 누렇고 넓은 띠의 구름 무리가 보입니다. 2010년 3월 12일의 위성사진에서는 북한과 서해, 그리고 산둥반도 근처에 넓은 띠 모양의 ‘황사’가 관측됐습니다.
몽골 고비와 내몽골에서 일어난 이번 ‘황사’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는데요. 위성이 넓은 지역을 미리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리 ‘황사’에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위성은 좁은 지역에 갑자기 생기는 기상 현상뿐 아니라 넓은 지역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살필 때도 유리합니다.
어떤 기상위성은 전파를 지표면으로 쏘고,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붙잡습니다. 박쥐가 초음파를 쏘고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잡아내서 땅의 모양을 알아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방법을 파도나 해일 때문에 생긴 해수면 변화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천리안, 하늘에서 이로움과 안전함 가져다주길…
수십 개의 기상위성이 보낸 자료를 컴퓨터로 분석하고, GPS 위성이 보낸 자료까지 더해 지도 위에 표시하면 ‘일기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1시간 전, 하루 전, 일주일 전, 5년 전의 기상 정보와 각각 비교하면, 날씨의 변화도 살필 수 있습니다. 이때 혹시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미리 대비할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의 기상위성인 ‘천리안’이 이와 같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가기상위성센터, 해양위성센터, 통신위성센터의 요청을 종합하고 조정하여 ‘천리안’의 일일 운영계획을 세우고, 영상촬영 및 통신운용 등을 위해 위성에 명령을 보내고, 자세를 제어하는 등의 종합적인 관제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황사, 집중호우, 폭설, 태풍 등의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죠. ‘하늘(天)에서 이로움(利)과 안전함(安)을 가져다준다’는 뜻을 가진 ‘천리안’. 이 위성은 이름 그대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해 주세요.
할머니의 지혜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청개구리의 피부는 습도에 매우 예민해서 공기가 건조해지면 습기를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공기가 건조한 것은 고기압의 영향 때문인데, 이때 화창한 날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비가 오기 전에는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지는데요. 이것을 알아챈 곤충들이 낮은 곳으로 숨게 됩니다. 제비는 이들을 잡으려고 더 낮게 날고요. 그러니 제비가 낮게 날면 곧 비가 오는 것이죠.
옛날에는 이렇게 자연을 살펴서 날씨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만으로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사람들은 날씨를 더 잘 알아맞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마침내 ‘일기도’를 만들었습니다. ‘일기도’는 바람과 온도, 습도 등을 매일 꾸준히 살펴서 만든 ‘날씨 지도’입니다. 넓은 지역에 걸쳐서 여러 가지 정보가 펼쳐져 있으니 날씨를 예상하기에도 좋죠.
천리안 활용한 기상예측
‘일기도’가 힘을 발휘하려면 정확한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온도와 바람, 습도가 어떤지 잘 알아야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여러 관측 장비와 더불어 인공위성까지 날씨를 연구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별히 날씨를 살피는 위성을 ‘기상위성’이라고 부르죠.
우선,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인 ‘천리안’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천리안’ 위성의 총괄주관연구기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기상청,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하에 개발되었으며, ‘천리안’위성은 고도 3만6천km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향후 7년간 위성통신, 해양 및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천리안’과 같은 기상위성들은 날씨를 알아맞히는 데 어떻게 활용될까요?
우선 기상위성은 지상의 모습을 찍은 뒤 전파 신호에 담아 기상위성센터로 보냅니다. 이 위성사진은 맑은 지역과 구름이 있는 지역을 구분해서 보여주는데요. 구름의 모습과 종류를 살펴보면 날씨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만약 거대한 소용돌이 구름이 나타난다면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고, 흰 연기모양의 구름이 바람방향을 따라 나타나면 산불이나 화산 폭발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 제주도 지역을 찍은 위성사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진에는 꽈배기 모양의 구름이 나타납니다. ‘카르만 소용돌이(kalman vortex)’라고 불리는 구름입니다. 이 구름은 공기가 높은 산에 부딪혔을 때 생기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에 차가운 시베리아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할 때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종종 보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한라산을 만나면서, 산 오른쪽에서 시계 반대방향,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꽈배기 모양을 만든 거죠. 이 현상이 나타나면 제주도 북쪽 지역은 춥고 바람이 붑니다. 반면 남쪽 지역에는 구름이 거의 없고 맑은 날씨가 예상되고요.
이렇게 기상위성은 실시간으로 구름 영상자료를 전해주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 갑자기 생기는 작은 날씨 변화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지역별로 기압이 어떠한지, 기압의 이동은 어떤지도 살필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비를 많이 내린 구름의 움직임을 감시해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또 태풍 구름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로 다가오는 모습과 속도도 알 수 있고요.
봄만 되면 우리나라를 찾는 ‘황사 현상’도 기상위성으로 미리 알 수 있습니다. 황사는 중국 몽골 지역에서 오는 사막의 모래바람인데요. 여기에 미세먼지와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실려 있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답니다. 위성사진에서 황사는 누렇고 넓은 띠의 구름 무리가 보입니다. 2010년 3월 12일의 위성사진에서는 북한과 서해, 그리고 산둥반도 근처에 넓은 띠 모양의 ‘황사’가 관측됐습니다.
몽골 고비와 내몽골에서 일어난 이번 ‘황사’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는데요. 위성이 넓은 지역을 미리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리 ‘황사’에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위성은 좁은 지역에 갑자기 생기는 기상 현상뿐 아니라 넓은 지역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살필 때도 유리합니다.
어떤 기상위성은 전파를 지표면으로 쏘고,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붙잡습니다. 박쥐가 초음파를 쏘고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잡아내서 땅의 모양을 알아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방법을 파도나 해일 때문에 생긴 해수면 변화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천리안, 하늘에서 이로움과 안전함 가져다주길…
우리나라의 기상위성인 ‘천리안’이 이와 같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가기상위성센터, 해양위성센터, 통신위성센터의 요청을 종합하고 조정하여 ‘천리안’의 일일 운영계획을 세우고, 영상촬영 및 통신운용 등을 위해 위성에 명령을 보내고, 자세를 제어하는 등의 종합적인 관제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황사, 집중호우, 폭설, 태풍 등의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죠. ‘하늘(天)에서 이로움(利)과 안전함(安)을 가져다준다’는 뜻을 가진 ‘천리안’. 이 위성은 이름 그대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해 주세요.
- 글 : 서애숙 국가기상위성센터장
- 저작권자 2011-04-1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