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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조재형 객원기자
2011-02-16

화성 극지방서 활발한 지형변화 관측 사구(砂丘)변화 관측으로 드라이아이스의 작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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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화성을 탐사해온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에서 최근 흥미로운 사진을 보내왔다. 그것은 바로 화성의 사구(砂丘). 사구는 바람으로 운반된 퇴적물들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으로 사막이나 백사장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화성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올림푸스 화산, 가장 큰 계곡인 마리너리스 계곡, 물이 흐른 듯한 흔적의 협곡 등 다양한 지형이 분포해 있다. 이미 여러 탐사선이나 탐사로봇으로부터 확인된 화성의 여러 지형 중 사구는 매우 기본적인 형태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번 발견이 매우 흥미로운 이유는 화성 극지방에서 ‘사구의 변화’를 관찰했기 때문이다.

MRO 화성탐사선에는 HiRISE(High 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 고해상도이미징과학실험)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HiRISE의 해상도는 10억 화소의 단위로 엄청난 정밀도를 자랑한다. 이를 이용해 이미 많은 고화질의 사진들을 지구로 보내왔으며 덕분에 화성에 대한 비밀이 하나 둘 풀려가고 있다.

화성에서 발생하는 대기현상

이번에 보내온 사진도 그런 인류의 행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의 북쪽 극지방을 찍은 몇 장의 사진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형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촬영한 지역의 면적은 미국의 텍사스 주 면적과 맞먹을 정도의 크기다.

사구가 발견됐다는 것은 화성 지표면에 바람과 같은 작용을 하는 것이 있다는 증거가 된다. 물론 화성엔 지구의 바람을 만드는 공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압과 밀도는 낮지만 대부분이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대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람도 존재할 수 있다. 이미 화성에 바람이 있다는 것은 사진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08년, NASA의 화성탐사선인 피닉스호가 전송해온 사진 중에 화성 지표에서 발생한 회오리바람의 사진이 공개됐다.

NASA는 이에 대해 화성 북극 지방에서 발생한 너비 2~5m규모의 회오리바람이라 전했으며 이는 태양열로 인한 지표면의 가열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성은 지구와 다르게 대기가 엷어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극심하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대류현상이 비록 희박한 대기라 할지라도 회오리와 같은 현상을 발생시킨다는 것.

이처럼 화성에서도 대류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현상이다. 회오리가 찍힌 사진 외에도 화성 지표에서 발견되는 특수한 무늬나 자잘한 주름형태의 지형 등도 약한 바람이나 돌풍이 만든 것임을 알게 해주기도 한다.

드라이아이스 상태변화가 일으키는 지형 변화

하지만 이번 발견은 이보다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탐사선이 촬영한 곳은 화성의 북극관 지방이다.

이 곳은 온도가 낮아 이산화탄소의 고체 상태인 드라이아이스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화성의 지표면과 함께 마치 초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극지방이라는 특징 때문에 태양으로 인해 쉽게 가열되지 않아 대류현상이 타 지역에 비해 더욱 미미하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연구진이 관찰해 온 극지방의 사구들은 예상보다 매우 큰 변화를 보였다. 연구진은 과거 강한 바람이 불었을 때는 그다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던 정적인 모습의 사구가 극지방에서 눈에 띄게 큰 변화를 보인 것에 놀랐다.

NASA에서 공개한 사진 세 장은 같은 지형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촬영한 것으로 그 변화를 명확히 찾아낼 수 있다. 연구진들은 이와 같은 비교적 급격한 지형변화가 이산화탄소(드라이아이스)의 계절에 따른 변화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로 인한 가스 바람이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극지방이기 때문에 하루하루의 변화는 크지 않아 계절에 의한 기온의 변화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상태가 변화하게 된다. 겨울엔 드라이아이스의 형태로 존재하던 이산화탄소가 봄이 되면서 승화해 기체가 된다. 고체에서 액체로, 혹은 액체에서 고체가 되는 액화나 응고와 같은 상태변화에 비해 매우 급격한 변화며 이는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

화성의 사구를 이루고 있는 모래들은 이 때문에 불안정해져 언덕이나 능선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래사태를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한 침식, 퇴적 작용은 계절 변화의 주기인 화성의 1년(지구의 약 1.9년) 만에 일어난 일로는 매우 놀랄만한 수준”이라고 행성과학연구소의 HiRISE 담당연구원인 밴디스 한센(Vandice Hansen)연구원은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모래사태의 규모가 수백 입방 야드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100입방 야드만 해도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약 76m에 달하는 것으로 엄청난 양에 해당한다.

지구엔 없는 현상, 화성 이해에 도움

사실 이와 같은 지질활동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이뤄진 바 있다. 계절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상태변화가 원인이 된 사구의 침식 활동을 남반구에서 관찰한 것.

이번엔 보다 크고 활발한 형태의 활동을 관찰하면서 드라이아이스의 이와 같은 작용에 대해 더 깊이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성에서 일어나는 이런 활동들은 지구에선 볼 수 없는 것이기에 많은 연구 및 분석의 가치가 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형태가 얼핏 지구에서 물이 얼었다 녹으며 발생하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고체와 기체 사이의 상태변화인 승화는 그 변화의 정도가 물, 얼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하다. 이 때문에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인 화성의 지표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이나 모습들을 분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점에 있어 이번 발견은 큰 의미를 갖는다. 지구에선 볼 수 없는 현상을 고해상도관측장비를 통해 정밀히 들여다보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 총 4년에 걸친 이번 관측은 화성의 공전주기로는 약 2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이에 이번 관측 및 분석 자료는 화성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변화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iRISE의 알프레드 맥이웬(Alfred McEwen) 연구원은 “현재 화성의 이런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기초적인 행성의 변화 과정과 화성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에 공을 세운 화성탐사선 MRO 외에도 피닉스 호와 같은 무인탐사로봇 등의 활약에 힘입어 점차 화성에 대한 실마리가 풀려가고 있다. 이는 또한 화성 표면에 직접 착륙해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인류의 장기적 목적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데 있어서도 큰 참고가 될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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