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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도 교통사고난다? [항우연 공동] 궤도 중복과 우주쓰레기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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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 천리안 발사 등으로 항공우주과학이 전국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항공우주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행중인 웹진 카리스쿨의 콘텐츠를 주 1회 제공한다.

2009년 2월 10일 러시아 시베리아 상공 790km에서 인공위성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이리듐 33호와 러시아의 코스모스 2251호가 같은 궤도에서 만난 것이죠. 12년간 아무 문제없이 각자의 궤도를 돌던 위성이 정면으로 부딪히다니! 최초로 일어난 인공위성 충돌 사고 이후 사람들은 우주 공간의 위험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고가 일어나고 7개월이 지난 9월 25일, 우리나라의 위성도 아찔한 순간을 맞았습니다. 상공 650km에 떠 있던 과학기술위성 1호 옆을 러시아의 군사위성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당시 두 위성 사이의 거리는 431m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 2대가 10cm를 남겨두고 스칠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었죠.

사실 끝도 없이 넓은 우주와 비교하면 인공위성은 먼지보다 작습니다. 공간적으로만 볼 때, 아무리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 해도 부딪힐 확률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에게 필요한 인공위성 궤도는 몇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공위성이 다른 위성이나 물체와 부딪힐 위험이 있답니다.

정지궤도위성, ITU가 붐비는 궤도 조정

우리가 인공위성 궤도로 많이 사용하는 곳은 상공 3만6천km의 정지궤도와 상공 600~2천km 사이에 있는 저궤도입니다. 정지궤도에 올린 위성은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이 지구를 돌게 되므로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집니다. 지구 면적의 40% 정도를 볼 수 있고, 지구에 있는 중계소와 항상 통신할 수 있죠. 덕분에 방송, 통신, 기상관측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답니다.
하지만 정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위성의 숫자는 180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른 위성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통신 간섭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구 적도 상공(위도 0도)으로 정해진 구역에서 부딪히지 않고, 전파도 섞이지 않으려면 위성이 2도 간격으로 놓여야 합니다. 360도를 2도씩 나눠 구역을 정하면 180개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이미 340여개나 됩니다. 2도 간격이 아니라 거의 1도 간격으로 정지궤도위성이 늘어서 있는 셈이죠. 이 궤도가 여러모로 유용하다보니 여러 나라가 더 많은 인공위성을 올렸던 것입니다. 그 결과 정지궤도위성의 안전은 더 위협받고 있답니다.

이렇게 붐비는 정지궤도에서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교통정리가 필요하겠죠? 이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 곳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입니다. ITU는 정지궤도위성을 올리려는 여러 나라의 신청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위성의 위치를 확인한 후에는 주변의 다른 나라와 합의하는 조건으로 정지궤도위성을 등록해 줍니다. 덕분에 정지궤도에 있는 위성들은 다른 위성과 부딪히지 않고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궤도위성, 우주쓰레기 충돌 위험 커

저궤도위성은 정지궤도위성보다 지구에 훨씬 가깝습니다. 지구를 자세히 볼 수 있으니 자원탐사나 해양관측, 사진촬영 같은 데 유리한 셈이죠. 위성 하나로 지구 전체를 관찰할 수 있고, 특히 태양동기궤도를 이용하면 늘 일정한 빛을 받으면서 같은 장소를 살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궤도위성의 임무는 보통 상공 500~1500km사이에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아리랑 2호는 상공 685km에 있는 궤도를 돌고 있는데요. 이 궤도는 한반도를 2~3일에 한 번 정도 촬영하면서 늘 일정한 태양빛을 받기 위해 설계된 것입니다. 한반도를 효과적으로 촬영하기 위해 아리랑 2호에 알맞은 태양동기궤도를 만든 것이죠.

이렇게 저궤도위성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궤도는 로켓의 힘이나 촬영 지역과 시간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정지궤도와 달리 다양한 궤도를 만들 수 있죠. 덕분에 위성의 숫자도 미리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ITU 같은 기관에 허락받지 않아도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답니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저궤도에 위성을 올리다보니 저궤도를 이용하는 인공위성의 숫자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또 이곳에는 저궤도까지 인공위성을 올렸던 로켓의 조각이 떠다니고 있고,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도 궤도 하나를 차지하고 돌아다닙니다. 이들은 특별한 쓰임새는 없으면서 인공위성을 위협해 ‘우주쓰레기’라고 불리기도 하죠.

결국 이런 우주쓰레기 때문에 인공위성이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상공 700~900km에 우주쓰레기가 가장 많다고 하니 이곳을 돌아야 하는 인공위성들은 더 위험한 셈이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우주쓰레기를 관찰하고, 지구에서 인공위성의 궤도를 조종하기도 하면서 인공위성 교통사고를 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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