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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속도는 어떻게 잴까? [항우연 공동] 피토관, GPS, 관성항법장치 등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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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 천리안 발사 등으로 항공우주과학이 전국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항공우주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행중인 웹진 카리스쿨의 콘텐츠를 주 1회 제공한다.

“잠시 후 시속 60km 구간입니다. 속도를 줄여주세요.”

자동차에 달려 있는 내비게이션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예요. 자동차가 너무 빨리 달리면 사고가 날 수 있어서 도로마다 속도를 정해놓았답니다. 정해진 속도보다 빨리 달리게 되면 카메라에 찍혀서 벌금을 내야 하기도 하죠.

자동차만큼은 아니지만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길에도 속도가 정해진 곳이 있는데요, 이곳은 땅에서부터 약 3천500m(1만 피트) 높이랍니다. 이곳에서 비행기는 시속 463km(250노트)보다 천천히 비행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어요. 자동차처럼 벌금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비행기들은 대부분 이 속도를 지킨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없을지 모르기 때문이죠.

또한 비행기 종류마다 최대로 낼 수 있는 속도가 정해져 있어요. 비행기가 빨리 날면 비행기와 부딪치는 공기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랍니다. 공기 압력이 커지면 비행기 몸체가 상할 수도 있고, 사고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즉, 비행기마다 단단한 정도가 다르므로 여기에 맞춰서 속도를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속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자동차처럼 바퀴가 굴러간 횟수를 계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예요.

‘ㄱ’자 모양 피토관으로 비행기 속도 측정

비행기의 속도를 재는 가장 오래된 방법은 ‘피토관(Pitot tube)’을 이용하는 것이에요. 피토관은 주 날개 앞부분이나 조종석의 창문 바로 아래에 메기수염처럼 붙어 있는 장치랍니다. 90도로 구부러진 이 장치는 양 끝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비행기의 속도를 잴 수 있어요.

피토관이라는 이름은 이 장치를 발명한 프랑스 과학자인 앙리 피토(Henri Pitot)에게서 따왔어요. ‘ㄱ’자 모양으로 생긴 피토관은 관의 양쪽에 뚫린 작은 구멍의 압력 차이를 가지고 바람의 속도 등을 알아내요. 주로 1초에 5m 이상의 속도로 흘러가는 유체의 흐름을 측정하는데 이용된답니다.

피토관으로 속도를 재는 원리는 구부러진 빨대로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요. 우선 구부러진 빨대를 물속에 넣어 빨대에 물이 차게 만들어요. 이때 빨대는 ㄴ자 모양이 되게 해서 넣어야 합니다. 그 다음 빨대를 앞으로 죽 밀어보세요. 그러면 빨대 속에 들어있던 물의 높이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물의 높이는 빨대를 더 빨리 밀수록 더 높아진답니다. 피토관은 바로 이 현상을 이용해 비행기 속도를 재게 돼요. 비행기가 빨리 날수록 피토관에 들어가는 공기도 많아지고, 공기의 압력도 강해지죠. 피토관은 압력의 세기를 재서 비행기의 속도를 알아낸답니다.

항공기 속도를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 피토관은 비교적 안정된 공기의 흐름을 재야해요. 그래서 항공기 주변 중에서도 공기 흐름이 흩어지지 않는 곳에 설치되죠. 여객기나 헬리콥터는 항공기 머리 부분 양쪽에 ‘L’ 자형으로 굽혀서 붙인답니다. 또 전투기는 앞쪽에, 엔진 하나와 작은 프로펠러가 있는 항공기는 날개 아래쪽에 피토관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때 잴 수 있는 것은 공기의 속도예요. 피토관이 표시하고 있는 속도가 실제로는 비행기가 내고 있는 속도와 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만일 비행기가 시속 800km로 날고 있을 때 시속100km의 앞바람이 불면 비행기와 공기의 상대속도, 즉 피토관이 지시하는 속도는 900 km가 되지요. 반대로 뒤에서 바람이 불면 700km로 나타냅니다. 결국 피토관에서 나온 숫자가 실제 속도는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GPS, 관성항법장치 등도 적절하게 사용

이런 점 때문에 오늘날의 비행기는 인공위성의 도움을 받아서 속도를 계산하고 있어요. 자동차가 속도계와 내비게이션을 함께 이용하는 것처럼 피토관과 GPS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에요. 참고로 전투기는 관성항법장치의 도움까지 받는답니다. 전투기는 때에 따라 수직으로 오르고 내리는 비행도 해요. 하지만 피토관이나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세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속도는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전투기는 관성의 변화를 재서 속도를 알아내요.

1728년 개발된 피토관부터 1900년대에 사용하기 시작한 인공위성, 그리고 로켓에 사용하는 관성항법장치. 이렇게 항공기 속도를 재는 일에는 수백 년의 항공우주기술이 녹아들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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