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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조재형 객원기자
2010-11-25

우주의 사진사가 보내오는 위성사진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어떻게 찍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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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 상쾌함 등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최첨단시대를 사는 지금, 맑고 깨끗해 보이기만 하는 저 하늘에서 수만 개의 기계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인공위성.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은 공개된 것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을 포함, 그 수가 약 3만여 개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특히 한반도 상공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상황과 계속되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 핵 개발과 같은 이유로 인공위성들의 명당자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인공위성들이 첩보, 통신 등을 목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수십 개나 떠있다는 것을 천문연구팀이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인공위성들의 목적은 매우 다양하다. 앞서 말했듯 군사적인 첩보활동이나 통신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며, 그 외에도 방송, 기상정보, 과학, 우주개발 등의 목적 등을 가지고 지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 목적은 다양하지만 일반인들이 위성의 존재와 성능을 가장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위성들이 보내오는 위성사진일 것이다.


책상에서 보는 지구 반대편의 선명한 모습

지구의 표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은 인공위성의 존재를 가장 실감나게 한다. 또한 요즘엔 이 위성사진들을 매우 쉽게 접할 수 있어 일반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 어스’와 같은 위성사진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대 인터넷검색엔진 회사인 미국의 ‘구글(Google)’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아름다운 지구가 화면에 등장하고 마우스를 이용해 확대, 회전을 시키며 지구의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무료 소프트웨어임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를 지나는 자동차까지 구분할 정도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인공위성 사진의 해상도는 컴퓨터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인 1픽셀이 얼마만큼의 크기를 표현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해상도가 10m라고 한다면 가로와 세로가 10m인 크기의 물체를 1픽셀 안에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즉, 넓이 100m2의 크기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라 보면 된다.


위성사진 보내오는 저궤도 위성

구글 어스에 등장하는 위성사진들은 그 해상도가 1m에 달하며 주요 지역은 60cm에서 15cm에 달하는 사진까지 있다고 하니 엄청난 고해상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위성사진은 어떻게 찍는 것일까.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지구 상공을 돌고 있지만 그들에겐 모두 각자의 임무에 맞는 자리가 있다. 이는 운동 모습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위성의 공전속도가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아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정지위성과 특정 궤도를 빠르게 돌기 때문에 이동하는 듯 보이는 이동위성이 그것이다.

이 중 우리가 보는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이동위성 중 저궤도 위성이 촬영한 것이다. 저궤도 위성은 지구 궤도상 200~6천km상공에 떠 있는 위성으로 하루에 지구를 약 14바퀴 돈다. 지구를 빠르게 공전하고 있다는 특징 때문에 저궤도 위성은 하나만 있어도 지구 곳곳의 상공을 지나갈 수 있고 이 때문에 첩보, 정찰,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비교적 낮은 궤도에서 돌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다는 것이다. 이에 구글 어스에서 지구의 모습을 조금씩 확대해 보면 아름다고 푸른 매끄러운 구슬 모양이 아닌 수많은 퍼즐조각을 맞춰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공위성들이 찍은 사진들을 이어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종종 사진의 경계부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거나 어색하게 끼워 맞춰진 경우들도 있다.

광학 카메라, 합성개구레이더 이용한 위성사진

인공위성의 사진촬영은 생각보다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보통 우리가 보는 컬러 위성사진들은 대부분 광학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일반인들이 지상에서 사용하는 카메라의 원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사실 원리보다 더 큰 차이는 바로 사진작가인 인공위성에게 있다.

하루에 지구를 14바퀴나 돌 만큼 빠르게 움직이면서 좋은 사진을 찍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공기의 저항이 없는 우주에선 작은 충격에서 심하게 진동하며 쉽게 멈추지 않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위성은 특수한 장치를 통해 선체의 균형을 맞추지만, 빠른 속도는 어쩔 수 없다. 찍고자 하는 위치를 지나는데 하필 그 지역에 먹구름이 가득 껴 있다면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구글 어스에선 구름으로 뒤덮인 지역을 찾기 힘들다.

산지와 같은 지역에선 종종 작은 구름조각들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주요 도시는 매우 깨끗한 영상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기예보 때면 항상 볼 수 있는 흰 구름의 이동모습들도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상의 명확한 영상을 위해 좋은 날을 골라 촬영했기 때문이다. 하루에 지구를 십수 바퀴나 도는 많은 위성들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촬영을 할 때마다 기상현상 때문에 맑은 날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 위급한 상황이거나 실시간으로 정확한 위성사진이 요구될 때도 있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위성은 또 다른 특수한 촬영법을 사용한다. 지표면으로 전파를 발사해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가지고 영상을 만들어내는 ‘합성개구레이더’라는 장비가 그것이다.

이 때 사용하는 전파는 마이크로파, 극초단파라고도 불리는 것을 이용한다. 마이크로파는 파장이 1mm~1m에 해당하는 비교적 짧은 파장의 전파로 합성개구레이더에는 약 2.4cm~30cm 정도의 파장을 이용한다.

이는 빛과 비슷한 성질을 뗘 물체에 잘 반사되지만 구름이나 빗방울, 매연 등의 입자들을 투과하기 때문에 악천후나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짧은 파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형의 미세한 차이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어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기상관측위성과 같이 구름을 관측하기 위한 레이더도 있다. 이 때 사용하는 전파의 파장은 파장이 1cm이하로 더욱 짧은 전파를 이용함으로써 기상현상도 포착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지상의 정확한 영상을 요구하는 군사 첩보, 정찰 목적의 위성사진은 그보다 긴 파장을 이용해 구름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국가기밀 노출, 사생활 침해 우려

위성사진은 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군사용 위성은 10~15cm정도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추측되며, 민간에 공개하고 있는 구글 어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한 위성사진도 놀랄만한 고해상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점들도 만만치 않다.

바로 군사기밀과 사생활 노출 등에 관한 것이다. 전 세계에 배포되고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그 영향력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각 국가들의 군사정보가 고해상도 사진으로 노출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수차례 구글과의 충돌이 있었지만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을 포함한 여러 위성사진을 공개하는 업체에선 보다 높은 해상도를 위해 여전히 경쟁하고 있다.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피해들을 책임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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