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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은화 객원기자
2010-07-27

지구 바깥의 관측자, 기상위성 천리안 위성의 특징으로 살펴보는 기상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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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발사!”

지난달 27일, 한국 최초의 기상위성인 ‘천리안’ 위성이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의 꾸르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정지궤도위성으로 발사된 ‘천리안’은 목표 궤도인 동경 128.2° 적도 상공에 진입한 뒤, 지난 12일 지상에 첫 영상을 보냄으로써 순조롭게 정착했음을 알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천리안’을 발사하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기상위성은 없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일기예보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위성 영상은 어디에서 왔을까. 평소 일기예보를 관심 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이 들법도 하다. 답은 동경 140°에 있는 일본의 정지궤도위성 MTSAT-1R과 미국의 극궤도 기상위성 NOAA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이들 두 위성의 자료를 제공받아서 사용해왔다.

전 지구 위성 관측망을 구성해 기후변화 감시

기상위성은 말 그대로 기상관측을 목적으로 발사된 인공위성이다. 대기권 밖의 태양에너지량, 지구에서 우주 공간으로 복사되는 복사에너지, 지구와 대기가 반사하는 태양광선의 반사량처럼 지구의 외부에서 관측 가능한 요소를 관측한다.

MTSAT-1R이나 NOAA처럼 현재 지구 주위를 공전하며 지구의 기상을 관측하는 기상위성으로는 ▲일본의 MTSAT-1R ▲유럽의 Meteosat ▲미국의 GOES(Geostationary Operational Environmental Satellites) ▲중국의 FY-2C ▲인도의 INSAT ▲러시아의 ELEKTRO-L 등의 정지궤도위성과 극궤도위성인 ▲미국의 NOAA ▲중국의 FY-1D, 지구관측위성인 ▲Terra ▲Aqua가 있다.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는 기후변화를 감시하기 위한 세계기상기구(WMO)의 세계기상감시 계획에 따라 이들 기상위성은 전 지구 위성 관측망을 구성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된 ‘천리안’ 또한 전 지구 위성 관측망에 포함돼 있다.


정지궤도위성과 극궤도위성

정지궤도위성이란 지구의 자전과 같은 주기로 이동하는 위성이다. 지구에서 본 상대적 위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이름으로 적도 상공 약 35,800km 고도에 위치한다. 늘 같은 지역을 관측할 수 있으므로 태풍의 이동과 발달, 저기압, 전선 등의 기상 변화를 관측하기 쉽다.

극궤도위성은 남극과 북극 부근을 통과하는 궤도를 갖는 위성으로 850km 고도에 위치한다.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하므로 극궤도위성은 극지방은 물론 전 지구상을 관측할 수 있다. 그래서 주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감시에 이용한다. 극궤도위성은 정지궤도위성보다 고도가 낮아 자료의 해상도가 높은 편이다.

관측 자료의 보강으로 향상된 기상예보 기대

그렇다면 위성이 없어도 위성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굳이 우리나라가 위성을 쏘아올린 이유는 뭘까? 우선 위성자료를 훨씬 자주 수집할 수 있다. 외국의 위성자료는 30분 단위로 받을 수 있었던 데 반해 천리안은 약 15분의 주기로 자료 수신이 가능하다. 위성자료를 자주 받을 수 있고 그 양도 많아지는 것이다.

자료의 질 또한 향상된다. 기존의 기상관측에서는 산간지역이나 해양에서의 지속적인 관측은 어려웠다. 하지만, 산이 많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형특성상 이들 지역에서의 관측 자료는 꼭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관측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것이 ‘천리안’이다. 생산된 자료는 일기예보를 하기 위한 수치예보모델의 초기 입력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초기 입력 자료가 더 자세해졌으므로 기상예보의 품질 또한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지역의 기상관측도 가능해져 집중호우, 태풍, 낙뢰 등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악기상을 이전보다 빨리 탐지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가시광선 채널 1개, 적외선 채널 4개 포함

‘천리안’의 기상관측 탑재체에는 1개의 가시광선 관측채널과 근적외, 수증기, 적외1, 적외2 등 4개의 적외선 관측채널이 있다. 이는 정지궤도위성이 일반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채널이기도 하다.

가시채널은 구름이나 설빙, 지표면에서 반사된 태양광의 강약을 이용해 관측한다. 반사광이 강할수록 밝게 나타나는데, 바다가 제일 어둡게 나타나고, 구름은 제일 밝게 보인다. 반사된 태양광을 이용하므로 야간에는 가시영상을 이용할 수 없다.

근적외채널은 지구가 내놓는 복사인 지구복사와 태양복사를 함께 관측할 수 있는 채널이다. 낮에는 지구복사에너지와 반사된 태양광이 섞여 있어 정확한 해석을 하기 어렵지만, 밤에는 지구복사 에너지만이 관측되므로 낮보다 영상의 해석이 쉽다. 근적외채널로는 야간 안개와 산불 관측이 가능하다.

수증기 채널은 대기 중 수증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널이다. 적외채널의 일종으로 대기 중·상층의 수증기 분포 관측에 유용하다. 이외에도 대기 상층의 고기압과 저기압의 위치, 제트기류, 상층 침강역 및 건조역에서의 바람분포나 종관규모 대기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적외1과 적외2는 하층 수증기와 구름, 표면 온도를 관측한다. 적외1 채널은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 에너지량의 많고 적음을 나타낸다.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 에너지량은 물체의 온도가 높을수록 많다. 적외1 채널에서는 온도가 높은 구름은 어둡게 나타나며, 온도가 낮은 구름은 밝게 나타난다. 고도가 높아 지표면과 거리가 먼 구름은 밝게 보이고 지표면과 가까운 낮은 구름은 어둡게 보인다.

적외2 채널은 적외1 채널과 비슷하지만, 대기 중 수증기량 또는 황사나 에어로졸의 양에 따라 복사량에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적외2 채널은 황사 탐지와 해수면 온도 분석시 수증기 흡수효과 보정 등에 활용된다.

기상위성, 넓은 영역 관측 가능하지만 관측 오차 커

기상위성은 지구 밖 우주 공간에서 관측하므로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한다. 극지방, 바다, 사막, 열대우림 등 지속적인 기상관측이 불가능한 지역의 기상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기상위성도 만능은 아니다. 매우 먼 거리에서 관측하다보니 지상관측자료에 비해 관측 오차가 크다. 관측 자료를 생산 즉시 사용가능한 지상관측자료와는 달리 위성자료는 중간에 위치한 대기의 영향 보정, 지구와의 영상 위치 보정과 같은 복잡한 처리과정이 필요하다.

‘천리안’ 위성은 앞으로 약 6개월 간 궤도상시험이 실시된다. 궤도상시험은 위성체, 기상탑재체, 지상국과의 자료송수신 및 관측영상자료의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시험으로 올 연말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2011년 초부터는 ‘천리안’ 위성의 관측영상이 본격적으로 기상업무에 활용된다.

지금 우리는 한국의 대기과학이 한층 진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은화 객원기자
777_bluebear@naver.com
저작권자 2010-07-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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