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가로, 세로, 높이라는 3개의 공간 차원과 1개의 시간 차원을 합쳐 4차원처럼 보이지만 실은 다섯번째 공간차원인 5차원이 존재한다.
이 5번째 공간 자체의 모양이나 그 안에 담긴 에너지 또는 구조가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우주를 이루는 중력, 전자기력, 약력(원자핵의 붕괴를 일으키는 힘), 강력(쿼크들을 결합해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드는 힘) 등 4가지 힘 중 중력이 다른 힘에 비해 극단적으로 약한 이유는 중력은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 세계 안의 힘이 아니라 5차원에서 오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 리사 랜들이 공동 연구자인 라만 선드럼과 1999년에 발표한 논문 2편 '작은 여분 차원에서의 거대 질량 계층성', '압축화의 대안'의 골자다.
논문은 이론 물리학계에서 폭풍같은 영향을 미쳤다. 10년도 안된 사이에 각각 3천번 이상씩 인용될 정도였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보다 높은 고차원의 세계인 이른바 '여분 차원'을 연구하는 물리학을 이끌어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녀의 일생과 연구과정을 영화화할 생각을 할 정도인 스타 과학자 리사 랜들은 책 '숨겨진 우주'(사이언스북스 펴냄)에서 자신의 이론을 우리 일상 생활에 비유해 설명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 세계는 5차원 공간의 그림자이거나 수챗구멍일지도 모른다"는 그의 결론은 공상과학 영화에 가깝게 보인다.
그러나 물리학계에서는 입자 물리학의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초대칭성 이론, 초중력 이론, 끈 이론, 초끈 이론까지 동원해도 풀 수 없었던 이론 물리학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원제 'Warped Passages' 김연중.이민재 옮김. 744쪽. 2만8천원.
-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저작권자 2008-03-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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