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교 객원기자] “우주인은 화장실을 어떻게 보나요. 우주복을 입은 채 식사를 하나요? 샤워는요?. 누워서 자나요?”
우주정거장에 사는 우주인들에 관해 청소년과 일반인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그런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페이스2004우주탐험전'을 통해 이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3월 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는 우주인이 먹는 음식물, 잠자는 방법, 샤워방법, 화장실 보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에서 3대 밖에 없는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 호의 실제크기 모형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이 이를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공중에서 음식도 둥둥, 사람도 둥둥"
러시아가 우주탐사를 위해 쏘아 올렸던 우주정거장 미르 호의 경우 지구로부터 400km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지구 중력에서 거의 자유롭다. 더욱이 정거장 내부는 바깥 환경과 차단돼 있고 지구와 똑같이 공기가 있어 우주인들은 집에서 입는 복장을 하고 물속을 헤매듯 유영을 하며 자리를 옮겨 다닌다.
이처럼 중력이 없어 음식물을 쏟아도 바닥에 떨어지는 게 아니라 공중에 둥둥 떠다닌다. 물을 쏟으면 마치 비누거품이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러다 만약 우주인이 목이 마르면 그곳으로 헤엄쳐(?) 가서 자신의 입을 공중에 떠다니는 물 가까이 밀착시켜 빨아들이면 물이 입 속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우주선 내부에서는 먹는 음식은 부스러기 하나 남겨선 안 된다. 만에 하나 부스러기가 기내 정밀기기 안으로 들어가면 치명적 기계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인이 먹는 음식은 규격화 되어 있다. 먼저 통조림 음식이 대다수이다. 야채부터 고기까지 개봉하기 좋은 알루미늄 그리고 음식은 완전 물보다는 빨아먹을 수 있는 젤리상태의 반유체 음식이고, 고체음식은 한 입에 넣을 수 크기로 포장돼 있다. 주로 과자류나 치즈 등 냉동 건조식품이나 물에 타서 먹는 식품 등도 애용된다.
용변은 냉동건조 후 불태워
화장실은 공중전화 부스 크기로 돼 있고, 양변기와 1m 길이의 호스가 전부다. 호스는 남자들이 소변볼 때 사용한다. 남자들이 이곳에 소변을 보면 호스에 전기환풍기가 달려 한 곳에 모아진다. 그리고 나중에 우주선 밖으로 버려진다고 한다.
큰 일(?)을 볼 경우는 훨씬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다. 우선 엉덩이를 양변기에 완전 밀착시켜 공기를 차단시킨다. 이 때 일을 보는 중에 행여 공중에 뜨면 곤란하므로 용변기 앞 지지대 밑으로 허벅지를 넣어 몸을 고정시켜야 한다. 이 자세 취하기를 마치면 용변기 바닥이 열리고 이때부터 우주인은 일을 볼 수 있다. 일을 마친 후 환풍기를 작동시키면 물과 함께 용변물이 쓸려 내려가 역시 저장탱크로 간다.
이후 용변은 냉동건조 되고, 훗날 우주정거장이 지구대기에 진입하면 우주선과 함께 불타서 사라진다. 화장실 옆 샤워장은 샤워기와 비닐커튼, 진공흡입기가 전부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것은 샤워할 때 물 한 방울 남김없이 뒤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행여 물방울이 공중으로 도망가 기기내부로 스며들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주인은 샤워장에 들어가서 360도 감싸는 비닐커튼을 치고. 샤워하면 물이 도망가지 못한다. 이후 샤워를 마치고 잔존한 물을 진공흡입기로 제거하면 샤워 끝이다.
우주에서는 서서 잔다(?)
우주에서 엎드리거나 눕는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력방향 즉 위 아래가 명확하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허공에 뜬 채 잘 수도 없다. 자다가 벽으로 밀려 부딪힌다면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정거장 실내 벽에 침낭이 설치돼 있다. 여기로 우주인이 들어가 몸을 고정시킨 채 잠을 청한다. 그래서 우주인들이 자는 모습을 보면 마치 천장이나 벽에 붙어 자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우주정거장 초창기 시절에는 기기의 상황을 계속 감시해야 했기 때문에 순번을 정해 잠을 청해야 했다. 그러다가 지구에서 우주정거장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자 우주인들은 수면을 취할 동안 지상관측소에 임무를 맡기게 됐다. 그런데 지구와 달리 우주 상공에서는 하루에도 해가 여러 차례 뜨고 지기 때문에 빛이 차단된 수면실을 따로 두고 있다.
한편 이 곳 전시장에서는 이런 우주인의 생활소개 외에도 금성 및 화성탐사선, 우주로켓, 달탐사선의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 등 다양한 볼거리와 블랙홀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 등을 설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입장료 5,000원-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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